1)

주민등록증을 플라스틱으로 발급받은 이후로 한번도 분실을 하지 않아서

내가 사용하는 주민등록 속의 나는  너무 젊다.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는 경우마다 쑥스러워, 갱신할 준비를 벼르다가, 오늘 사진관에 들렀다.

 

이렇게 관공서에 제출하는 사진을 찍을 때엔

ㅡ화장과 미장을 제대로 해야하며

ㅡ옷도 제대로 입은 후

사진관 의자에 앉아야만 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

 

오늘 나는

미장과 화장, 그리고 의상까지 제대로 갖춘 줄 알았다.

사진 속의 조글조글한 게다가 머리조차 단정치 못한 나이든 아주머니는 너무나 딱하다. 뽀샵이 절대절명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갖추어 입었는데.....  했더니, 사진전문가의 주의사항은 <미장-화장-의상>과는 아주 거리가 먼 얘기.

 

마음이 행복하고 편안할 때

사진은 찍으셔야 합니다.

마음의 상태가.....  그대로 다 나타나요!

 

뽀샵 작업을 하는 모니터를 보니, 모자(!)는 아주 제대로 비대칭으로 비뚜러졌고, 단정한 듯 느껴졌던 머리는 이리저리 삐죽삐죽

튀어 나왔다. 눈섭도 반드시 잘 그리고사진을 찍어야 겠다. 무엇보다 행복한 편한 마음일 때 찍어야겠다.  사진 찍는 것이 큰 행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평생 내가 좋아한 내 사진은 몇장 되질 않는다.

 

 

2)

반면 룸메 서방님은 대단히 포토제닉하고, 본인 사진을 대부분 흡족해 한다.

요즘 나의 즐거움 한가지는

남대문 지하상가 시장 이태리가구-기물 파는 곳에서

멋진 조각 액자(우리나라에서는 안 만드는...) 를 사다가, 서방님이 좋아하는 본인의 사진을 헝겊 캔버스에 프린트하여 고풍스런 분위기

액자로 만들어 벽에 거는 것......한쪽벽을 가득 채울 계획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드님들이 찍은 사진이 첫작품이었는데, 서방님이  '딱이야' 라는 표현을 쓰며 좋아하여

다음엔 생도시절 중대원들을 이끄는 화랑도 차림 중대장생도의 열병 모습을 이렇게 만들어 보았다. (당신이 행복하면? 나는 좋아. 공식...)

 

예전의 아주 작은 사진도 섬세하게 확대를 해주고,  

색감도 낡고 고풍스런 분위기 정도를 맞추어 준다.  (이 집은 남영 숙대입구역 3번 출구의 남영포토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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