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CC 사진과 컴퓨터 클럽 ㅣ 포토 갤러리 - 게시판담당 : 김영희
서촌골목길의 정겨움도
폭염과
빛이 가장 강한 시간이여서
사진 찍기엔 어려웠어요.
골목을 따라 올라가니 북한산자락으로 오르는 곳에
근대작가 박노수 화백의 집이 시원스레 초록정원을 갖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보는 문패.....
영희야!
너의 앵글에 잡힌 것들을 보니
어린 날의 추억이 떠오른다.
한참전 ( 2010년 4월) 컬럼에 올렸던 글을 옮겨와 볼께.
....중략....
두번째 피아노 선생님이 다른 도시로 이사하신후
그 다음에 만난 선생님이 바로 세번째 나의 스승 부부이시다.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나의 오빠와 동갑이었다.
선생님부부 연배도 우리 부모님하고 비슷하셨던듯...
남자선생님이 월남하신 분으로 사모님의 피아노선생님이셨다는 얘기도 있었고..
아주 서구적인 외모에 곱슬거리던 머리의 남자선생님에 비해
사모님은 그냥 평범해 보여서 어린 나에게도 조금 불균형하게 느껴졌었기도.
그때부터 그 선생님댁으로 배우러 다녔다.
당시 우리집에 피아노가 없어 매일 가서 연습도 했다.
걸어서 아마 왕복 1시간(? 어린나이여서 기억이 가물..) 넘는 곳이었지만 나는 즐겁게 다녔었다.
해군병원 오른쪽 골목길을 따라가다 막바른 곳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 중간쯤에 그 집이 있었다.
그집은 전통적인 일본가옥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그만 블록판으로 현관까지 깔려있었다.
그러나 문하생들은 현관 오른쪽으로 기역자 모양으로 연결된 면에 유리로 된 여닫이 문을 통해
(커다란 유리창문이 삼면? 이면?이었던)마루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는 건반몇개가 벗겨져 나무색갈이 보이는 낡은 피아노가 있었다.
또 다른 피아노가 안방에 아주 음색이 고우면서도 상태가 좋은걸로 있었는데,
연습용으로 문하생들에게 허용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예외로 사모님이 시장가거나 볼일 보러 나갈때
나보고 마음대로 연습하라고 하면서 안방의 피아노도 치는 것을 허락하셨다.
나는 거히 쉬지도 않고 몇시간이고 사모님이 돌아올때까지 피아노를 치고 또치며 좋은기회를 즐겼다.
그러다가 잠깐쉬면서 뒷정원에 나가면,
여러가지 화초가 그림처럼 자라고 있는것을 볼 수있었다.
바로 철로길 옆이었기 때문에 담장에 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기차가 지나는 것을 볼 수도 있었다.
그때 우리집은 마당에 옥상식 장독대( 참조:아래는 광이고 위는 장독대로 그때는 꽤~ 인기 있었던 듯)를 만든 개량 한옥이었던터라,
그 집에 가면 어디엔가 정원넓은 아늑한 이국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꽃이름도 모르면서 색갈의 느낌으로 어린 나는 아름다움에 도취되었었다.
조그마한 연못에서나, 음지에 놓여진 돌절구로 사용된 어항에서 헤엄치던 작은 물고기들....
여러 동경속에서 헤메는 즐거움을 누리었었다.
사모님이 돌아오면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 후략...
'돌절구' 로 가꾸어진 것들을 보니 그 때가(초등시절) 그립게 떠오르네.
정원엔 많은 수석과 물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