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CC 사진과 컴퓨터 클럽 ㅣ 포토 갤러리 - 게시판담당 : 김영희
지난 주간은 여러모로 복잡한 프로그램을 소화하였다.
IICC가 모두 김포의 은희언니댁 수안산방을 방문하고 있을 때부터, 나는 다른 곳에 있으면서도 <마음 비우기>에 편집되어 있었다.
대전에서 십여년 함께 심천사혈요법 공부를 배우면서 팀웍을 결속한 혜안평생팀이 벼르고 별러 출발한 신안여행에서 맞닥뜨린
바다는 단순히 마음을 비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존재감을 우주 규모로 허허롭게 해준다. 작은 것인지... 아예 큰 것인지....
새벽 KTX로 대전역에 내려 모임장소인 시청앞까지 지하철을 타고 갔다.
대전 전철은 분지가 없이 1호선뿐인데, 새벽에 전철을 타고보니 두 부류의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계룡산으로 산행을 가는 사람들과 아침 일찍 노은 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보려는 사람들! (주로 칠,팔십대의 할머니들)
젊은 아빠엄마가 산행 차림새로 내 앞 쪽에 앉아 있다.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고 엄마 주변을 맴돈다. (아빠와 엄마 등거리 사이에 아이들 위치만 자꾸 변한다)
아빠 무릎에 있던 애기는 그여 엄마에게로 옮겨 갔다. 짧은 몇 정거장 사이에....
엄마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아침 전철에서 조용히 노래를 부르네!
부끄럼없이 주변을 아랑곳 않고 동요를 부르는 것이 딱! 젊은 시절의 나다.
1)
2)
3)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고개는 열두고개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여기서 이모티콘 부분은 혀로 똑딱똑딱 장단을 넣어야 함)
영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이 어린시절 가족여행을 할 땐 영락없이 <꼬부랑 할머니>를 불러 아이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곤 했지ㅎㅎ......
(이때를 생각하니 지금 삼십대의 모습이 아닌, 한두살배기 어린시절의 우리아이들 모습이 떠오른다)
.
나도 詩를 쓸 수 있을까?
목포역에 당도하니 한쪽에 詩畵가 여럿 걸려있다.
대단한 며오하가 아니라도 시화로 어우러지면 그림이 더 좋아보인다.
어쩜 이렇게들 잘 썼을까.... 에이 잘은 못썼구먼 하는 詩는 없다. 모두 이해되고 모두 마음에 와닿는다.
정년하면 시조時調 공부를 해보자고 다짐해 본다.
<시 하나>
<시 둘>
<시 셋>
<시 넷>
<시 다섯>
대전역의 밤비둘기,
목포역에서 비둘기 타고..........
무궁화 객실에서.......
참 많은 것을 함축하여 들려주는 스토리들이 있다.
KTX를 타고 상경하면서 사람들 차림새가 참 고급이다 라고 느꼈는데, 특실에 가보니 더더욱 고급스런 멋쟁이들!
21세기 우리 기차는 새로운 스토리를 엮어가고 있다.
?풍경 너무 좋아요
하늘과 먼산과 바다
바위와 그림자 작은 파도~~
기차에서 30대 선배님도 보이고요
~~
그리하여 생에 잘못 내린 역은 없다
~~
가락국수 먹는 장면
어릴 때 하인천역에서의 제 모습~~
김광규 <상행(上行)>
가을 연기 자욱한 저녁 들판으로
상행 열차를 타고 평택을 지나갈 때
흔들리는 차창에서 너는
문득 낯선 얼굴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너의 모습이라고 생각지 말아 다오
오징어를 씹으며 화투판을 벌이는
낯익은 얼굴들이 네 곁에 있지 않느냐
황혼 속에 고함치는 원색의 지붕들과
잠자리처럼 파들거리는 TV 안테나들
흥미 있는 주간지를 보며
고개를 끄덕여 다오
농약으로 질식한 풀벌레의 울음 같은
심야 방송이 잠든 뒤의 전파 소리 같은
듣기 힘든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아 다오
확성기마다 울려 나오는 힘찬 노래와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는 얼마나 경쾌하냐
예부터 인생은 여행에 비유되었으니
맥주나 콜라를 마시며
즐거운 여행을 해 다오
되도록 생각을 하지 말아 다오
놀라울 때는 다만
“아!”라고 말해 다오
보다 긴 말을 하고 싶으면 침묵해 다오
침묵이 어색할 때는
오랫동안 가문 날씨에 관하여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에 관하여
성장하는 GNP와 증권 시세에 관하여
이야기해 다오
너를 위하여
그리고 나를 위하여
.............
김 광규 시인의 시가 문득 생각나는
새벽입니다.
자허철 역에서 찍은 사진 좋아요 좋아요..
각자의 다리 포즈가 말해주는 그 무엇이 저리도 다양하군요.
찍는다고 뭐라 안하던가요?
네. 들이대고 찍지 않았으니.... 찍는지도 몰랐을 듯.
그런데....아빠 운동화를 잘 보면 끈이 독특해요. 깔끔이 아빠더군요. 긴장하고 미동없이 앉아 있는 형.
엄마는 아이들 챙기느라....
KTX를 탔을 때는 정말 패션의 모범인 청년들이 제 주변에 앉았는데요...... 찍었지요. 종아리 문신 좀 보세요!
테프콘처럼 수염도 기르고, 반지부터 핸폰까지 모든게 조화를 이룬 이네들의 패션이에요. 덩치 큰 이 청년이 얼마나 깔끔하던지....
승무원의 현대식 비녀도 찍어보았습니다. 정말 이뻐요!
신안으로 넘어가기 전, 해제반도의 풍광은 눈부시게 붉은 황토 양파밭들이 주종을 이룬다.
항상 놀랍다. 흙이 어찌 저리 붉을까....
그리고 智島다리를 건너 신안을 맞닥뜨리면 다도해 다도해....... 섬 뒤에 섬, 또 그 뒤에 계속 중첩되는 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