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화요일.
제가 회장으로 있는 골프팀의 월례회날입니다.
원래는 매달 4번째 화요일인데
날씨가 추울까봐 1주 앞당기어 잡은 날이랍니다.

1년 임기의 회장이고 이제 거의 끝날 때가 되어가니
뭔가 이벤트를 해야겠다싶어 과감히 남편들을 초대했습니다.
8명 두 팀인 모임에서 4명의 남편이 참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 때부터였지요, 제가 머리 싸매고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
일단 청주의 중원c.c에 부킹 완료.
(세 팀 부킹이 만만치 않아 퍼브릭으로 했답니다.
이 대목에서 그린 사랑 부킹팀 짱!!!)

다음엔 버스 섭외.
한 회원의 도움으로 25만원에 톨비 내주기로 하고 버스 섭외 끝.
가는 동안의 간단한 요기거리와 물. 올 때의 술과 음료, 과일및 안주거리 준비.
총무와 도와가며 모두 준비하고 내일이면 떠나야는 오늘 저녁,

옴마나~~~

이게 뭔 날버락인지
초저녁부터 시작하여 밤새 울어대는 천둥 번개에 휘날리는 눈과 비.
저녁부터 날아오는 회원들의 전화와 메세지.
"내일 갈 수 있나요?'
이미 버스 섭외부터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라
날씨와 상관 없이 출발한다고 답은 해 놓고 날씨를 보느라 한 밤도 못잤지요.
내심
혹시 못치게 되면 충주호에 가서 맛난 것 먹고 오리라 생각하고...

드디어 출발!
바람이 많을 것이란 일기 예보에 맞추어
옷도 동복으로 단단히 준비했는데
가는 동안의 날씨는 골프 치기에 안성 맞춤인
"햇님은 반짝, 바람은 잠잠!"이었습니다.

"너희들날씨 걱정 많이했지?
오늘 날씨 죽이지? 안갔으면 후회했을껄?"
희희낙낙 출발했는데.
.
.
.
이쯤에서 언니들 모두 알아차리셨을겁니다.
중원에 다다를수록 얼어 붙은 길,
상하행선 모두 차사고로 막힌 길.,
비일~빌거리며 3시간만에 겨우 도착한 중원c.c는 어디가 훼어웨이인지
어디가 그린인지 모르게 온통 눈으로 덮혀버려 도저히 라운딩을 할 수 없는 상황!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인양 전전 긍긍 하는 마음
회장님 총무님 이해하시지요?

그러 그러
충주길은 모두 얼어 붙었다기에
이천에 나와서 점심 식사 대접하면서 여기 저기 사과의 술 한 잔 따르느라
혜령이 완 존~~~히 기생 되었답니다.

오느 버스에서 노래방 기계 틀어 놓고
또 다시 황진이 되고.

너무 아쉬워하는 회원들과 남편들의 마음을 위로하려
스크린 골프장 섭외하여 취중 스크린 라운딩 한바탕 하고.

다시 뒷풀이하고 집에 오니
회장 남편도 회장인지 제 남편은 미안함+접대성 술이 너무 과하여 그냥 침대로 직행했고

저는
술마신 회원들에게 일일이 잘들어 갔느냐는 전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에고......
뭔 자리든지 자리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젠
뭔~~~~~~~ 자리든 사양하겠습니다.

워쩌다 자리 하나 맡아 속알 머리 다 빠진 혜령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