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황홀한 노인*
더이상
갑질 문자 멧세지도
경영 회의도 ,
승진 시험도 ,
부양 가족도 없다
헛
헛
한
자
유
다
목소리는
광채를 잃어가고
피부는 검버섯 서식장이 되고
툭툭 불거져 나온 시퍼런 핏줄들은
감
옥
창
살
이
다
한 때
꼿꼿했던
허리는
진리가 아니라서 굽은걸까?
양로원
한 노인이
베란다 앞 초록잎 곁에서 책을 읽는다
간밤-
어제 못다 넘긴
책갈피를 영원히 늙지 않는
맘속에 접어 놓고 얼마나 설레이셨을까?
마지막
최후의 숙제를
마치려면
죽음보다 더 강력한 야성이
굉음의 빛을 발하는 야광문자들을 먹어야한다
노인은
광기로 번쩍이는 야광문자들이
빼곡히 박힌 책장들을 맹수처럼 파먹는다
황
홀
한
자
유
다
2019.12.15 06:40:39
텍사스의 어스틴 마님께서
다녀간 줄도 몰랐네
재순이야말로 함께 해줘 고마워
"인생과 자연의 길은 하나 뿐이며
그 길은 한번만 가게 되어 있는데...""
한 번 살고
딱 한 번 걷는 인생 길이라
그 희귀성으로 인해 우린 대단히 비싼 값을 지불하며 사는 것 같으이~^^
네 속엔
늙어 가도 잊혀지지 않는 이름들 중 키케로가 있구나
나도 그러하이
위 시는 지난 초가을에
인일 11기 밴드에 올렸었지
인일 아이디 비밀번호를 몰라 한 달간 헤메다 드뎌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장을 찾아 낸거야 ㅎㅎ
그 기념으로 위의 시를 올렸다오~^^
작년 8월부터
함께 사시던 시모님께서 몸이 넘 불편하셔서
양로원에 가셨으니 매주마다 어머님 좋아하는 음식 만들어 뵈러 가는데
그 날은
거의 구순에 가까우신 백인 남성이
휠체어에 앉은 채 배란다에서 글을 읽고 계시는데 매우 인상적이였지
결국 시가 되더군
구순의 백인 남성이 시가 될 줄 어찌 알았으리요
재순아!
우리에겐 영원이 있으니 함께 날마다 즐거워하자
풍요로운 아름다움과 함께 멋스러운 노년을 맞이해야 할텐데...
좋은 시를 함께하게 해줘서 고마워.
"인생과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며, 그 길은 한번만 가게 되어 있네.
그리고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한데,
이런 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만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라네."
<키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