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과 너무 잘 어울리는 글 같습니다.

 

다음은 다산이 불혹(不惑)의 나이(4137/1804)에 유배지에서 쓴 시다.


다산 정약용의 독소(獨笑) --- 홀로 웃다.


有粟無人食 (유속무인식)   양식 많은 집은 자식이 귀하고

多男必患飢 (다남필환기)   아들 많은 집엔 굶주림이 있다.

達官必蠢愚 (달관필준우)   높은 벼슬아치는 꼭 우둔하고

才者無所施 (재자무소시)   재주 있는 사람은 펼 길이 없다.


家室少完福 (가실소완복)   완전한 복을 갖춘 집안 드물고

至道常陵遲 (지도상릉지)   지극한 도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翁嗇子每蕩 (옹색자매탕)   아비가 인색하면 아들은 방탕하고

婦慧郞必癡 (부혜랑필치)   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 어리석다.


月滿頻値雲 (월만빈치운)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 끼고

花開風誤之 (화개풍오지)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댄다.

物物盡如此 (물물진여차)   세상일이란 모두 이와 같으니

獨笑無人知 (독소무인지)   나 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