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비에 젖은 낙엽을 밟으며
떠오른 상념입니다.
일본사람들은 정년퇴직한 남자를
비에 젖은 낙엽에 비유한답니다.
그 이유는
태울 수도 없고
빗자루로 쓸어도
잘 쓸리지도 않는
쓸모도 없고 귀찮은 존재라는 거지요.
참으로 슬픈 비유입니다.
사오정과 오륙도사이에 있는
내 자신의 처지를 반추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비내리는 거리에서 천대받는
낙엽에 애정어린 시선이 가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