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남 3녀  8남매이다.
그중 딸 셋이 모두 인일여고 출신이다.
5살 터울로.......

그 중 언니(유정례,3회)는 개척교회 3년차 목사 사모이다.
나(유정숙,8회, 지금은 류정숙으로 쓰고 있다.)는 초등학교 교사이다.
동생(유정옥,12회)은 피지라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선교사로 지내고 있다.
아래 글은 그 동생이 "한국입양홍보회"라는 사이트에 올린 글을 퍼온 것이다.
비슷한 사역, 자라온 과정, 현재 키우는 아이들(꾸러기 쌍동이 두 녀석 입양함)등등을 피력하는 동생의 이야기이다.


언제부턴가 내 귀에 의아스런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었다.
"내 동창들이 자꾸만 그 유정옥 이 네 동생 아니냐구 그런다."-오빠들이 하던 말.
"정옥아, 난 아무래도 그 유정옥 이 꼭 너인것만 같아. 너하고 너무 비슷해."-LA에 살고 있는 친구가 하던 말....

그 유정옥 ?
그 유정옥 ?
내 이름 ‘유정옥’이 희귀한 이름에 속한다고 볼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와 비슷하다는 ‘그 유정옥’은 도대체 누구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고마운 Mr. Broadband(고속 인터넷)의 신세를 지기로 하고 검색창에서 유정옥 을 쳐 봤다.
LA와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거리 선교회 라는 것이 거기에 있었고 ‘거리 선교회’의 국내 법인인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있었다.
유정옥 이란 분은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의 사모님이면서 그 선교회를 운영하시는 분이었다.
또한 최근에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책을 발간하신 분이었다.
그 곳에 들어가서 그 유정옥 이란 분이 쓰신 에세이를 읽으니, 그간 여러 사람들이 내가 바로 ‘그 유정옥’인가 하여 궁금해할만도 했다.

우선 이름이 똑같고, 그 분도 나처럼 어려운 집에서 막내로 자랐다.
글 중에 등장하는 그 분의 출신 고등학교는 바로 내가 졸업한 학교이고, 나와 나이도 거의 같다.(확인 결과 한 해 선배이셨다.)
목사님 사모님이시고 남편 목사님께서 선교까지 하시던 분이니 우리랑 색깔이 비슷하다.
자신이 낳은 두 아들 외에 하나님께서 주신 1남1녀를 더 기르셨다.
(내가 이 일기장에 자주 글을 올리지 않는 만큼, 그 분과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말은 하지 말기로 하자.)

그러나 어쨌든 이만큼 비슷하기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자정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그 분의 에세이 읽기에 빠졌다.
처음엔 와~~~, 대~~단하신 분이네, 어떻게 이럴 수가?, 정말 놀랍다!!! 등등 감탄사를 연발하며 읽어 나갔다.
다음 날 밤에도 나는 또 그 싸이트에 들어가 계속 에세이를 읽었다.
다음 날 밤에도 나는 또 그 싸이트에 들어가 계속 에세이를 읽었다.
읽어갈수록 나는 점점 더 말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낮동안도 그 글들이 내 머리를 온통 차지하고, 나는 일시적인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되었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가, 마침내 한 문장으로 나의 모든 느낌들이 정리되었다.

이 유정옥이 진짜 유정옥이요, 나는 가짜 유정옥이구나.

위조 지폐를 감별해내는 사람들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그들로 하여금 진짜 지폐를 철저히 관찰하도록 한다고 하던가....
진품 유정옥의 글, 아니 글이 아닌 그 글 속에 담겨진 그 분의 삶을 읽어보노라니 나의 유사품됨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확실히, 진품과 유사품의 외형은 그럴듯하게 비슷했다.
이름이, 출신학교가, 나이가, 하고 있는 일이, 가족 사항이, 글의 분위기가.... 과연 비슷했다.
그러나,
진품에서는 예수님의 생명의 향기가 은은하게 나는 반면 유사품엔 그 같은 향기가 없다.
진품에서는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고요함이 배어나오는데 유사품에서는 죽지 못해서 버둥거리는 소음이 실려나온다.
유사품이 쓴 글을 읽은 사람은 ‘재미있네요’라고 말하는데, 진품이 쓴 글을 읽은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유사품이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고요.’라고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동안, 진품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뎁혀주느라 쉴틈이 없다.
진품은 가슴을 앓고 눈물을 흘리면서 제가 낳지 않은 자식을 품고 있는 동안, 유사품은 내가 왜 눈물을 흘려야 합니까 투덜거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 분은 나하고 어쩌면 그렇게 비슷하면서 동시에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진품 유정옥을 비록 인터넷으로나마 만나뵙게 된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진품을 보지 않았다면, 유사품된 나의 인격을 가진 그대로 얼마나 삐그덕 거리며, 잘난척하며, 말로만 떠들며, 그러고도 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느냐고 불평만 해대었을 것이다.

유정옥 사모님의 행적과 그를 통해 나타난 예수님의 마음은 진정 고마운 것이었다.
이 시대에 예수님의 심정을 가지고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한 참된 인격을 만남으로 해서, 함께 예수님을 섬기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 믿음의 길에서 얼마나 큰 도전과 격려를 받는지…
믿음으로 순전하게 살아갈 때 거기에 따르는 주님의 자비하심과 은혜의 공급은 또한 얼마나 신실한 것인지…
가짜 유 정옥의 삶을 회개하는 마음과 진짜 유 정옥의 삶을 흠모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 유정옥 사모님의 글을 읽으시려면 : www.sojoonghan.org로 들어가시거나 www.streetla.org로 들어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