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해가  되면
차례상에  떡국이  올라가고  식구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서로  세배를  하며  덕담을  나눈다.
아이들도  결혼을  하고  돈을  버니  옛날과  달리  세배를  하고  봉투를  내  놓는다.
엄마에게,  작은  아빠에게,  그리고  외할머니께  봉투를  드리니  그  돈도  실은  만만치가  않다.


그  와중에  우리  집엔  1월생이  유난히  많다.
1월  2일  부터  생일이  있으니  그냥  새해  첫날  케잌  하나  사서  이름만  바꿔  노래  여러번  부르고  그것으로  끝이다.
물론  딸과  달리  사위에게는  장모님이  특별히  챙기신다.

내  생일도  1월이라  바쁜  아이들에게  짐이될까    오지  말라고  한다.
설에  왔다  갔는데  엄마  생일이라고  오라  하면  누가  좋다고  할까?
불과  며칠전  새해라고  봉투를  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일이니  생략하기로  한  것이다.


어려서는  큰딸이라고  미역국에  생일상을  꼬박꼬박  엄마가  차려주셨는데
시집을  오니  시어머니께서  명절  뒤끝이라  하며  모른  척  넘어가니  남편도  눈치를  보고  어영부영  하다보니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런데  남편에게는  엄청  잘  나가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내가  같은  날  생일이라
언제나  진수성찬을  차려서는  몇명의  친구를  부부동반으로  초대했기에
우리  남편은  엄청  좋아했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마누라에게  생색을  내니  어찌  좋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  혼자가  된  지금  .....
만사가  귀찮아진  나는  합리적인  이유로  새해  첫날에  몽땅  해  치웠는데

그러다보니  슬그머니  내  생일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잊고  지낸  내  생일이
얼마전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주민등록상의  생일날  문자  폭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짜  생일이면  어떠하리.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니  웃음이  나온다.
이것은  내  생일이니  축하해  달라는  협박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얼마전  조카인  8살  지원이가  토요일  송림동에  오자마자
달력에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쳐  놓고는  "지원이의  즐거운  생일"이라고  써  놓는다.
그리고  "할머니! 내  생일  잊으면  안  돼"한다.
8살  계집아이의  노골적인  표현이나  스마트  폰에서 "오늘은  누구의  생일입니다.  축하해주셔요"라는  말은  무엇이  다를까?
엎드려  절  받기이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해도  아기는  깜찍하고  예쁘지만
늙은  여자는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지.....
축하를  강요하는  민망한  스마트폰의  문자  메세지,  이것  어떻게  지울  수  없을까?

 

요즈음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여자가  1월에  태어나면  팔자가  드세다고  했는데

요즈음은  팔자가  드센  여자가  사회성도  좋고  출세를  한다  해서  좋아한다.

초등학교에서  큰소리  치는  아이들은  다  여자아이들이다.

남자아이  말이  우리반에서  1등에서  10등  까지는  다  여자들이예요  "그러면  너는  뭐하니?"  했더니

"나는  착해요"

우리  남자  조카아이가  초등 때의  일이다.

여자아이들이  토요일  날  백화점으로  쇼핑을  가자  했는데

남자들은  그냥  우리  보디가드로  짐  들어주고  따라만  다니라고  했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내  동생  화를  내며  "가지  마" 했더니  약속을  해서  안  된다  하니

그러면  "가서  너도  쇼핑  해"  하였으나

결국은  보디 가드  역활만  하고  왔다는  우리  조카때문에  지  엄마  화만  돋구었던  사건을  보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특히  우리집은  딸  7명을  낳고  얻은  8번째  막내아들때문에  우리  엄마  속이  다  뭉게진다.

딸  두명이  지  아빠에게  매달려  맨날  업어달라  안아달라  야단이니

업고  안고  다니는  것을  보고

어떻게  얻은  귀한  아들인데  지  아빠  등골  뺀다고  우리  엄마  속이  다  타들어간다.

 

아이들의  주장도  거침이  없고  강하다.

치사하게  생일  차려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해  달라고  당당히  주장한다.

우리  둘째네  손녀딸은 4살인데   썬그라스와  핸드빽을  엄청  좋아한  나머지

자기  생일  날,  영어  유치원을  가면서  원복에  썬그라스와  핸드백을  들고  간다  해서  지  엄마가  결국은  졌다. 

미장원에  가서도  하는  말이

"웃기게  짤라  주셔요"  하는데  묘하게  귀엽다.

요즈음  드라마  "도깨비"에  꽂혀서는  공유만  나오면  텔레비죤  앞에  붙어서  보니

30살  이모  말이  "승아는  이모랑  라이벌이네"  라고  하면  배시시  웃는다.

 

세상이  정말  변했다.

우리  세대는  왜  그렇게  힘들게  주눅들어  살았을까?

4살  짜리가  핸드폰으로  뽀로로를  찾아 보며  좋아한다.

4학년인  예원이는  아예  내  핸드폰  선생이다.

몰라서  물어보면  투덜대지  않고  세세히  가르쳐  주고  해  보라고  확인까지  하니  이런  좋은  선생님이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