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안녕하세요
어느덧 사월입니다.
지난 주말에 골짜기 마을을 거닐다가
봄의 야생화들이 곳곳에 피인 곳을 보며
김춘수님의 시를 떠올렸습니다.
앞으로 더욱 아름다운 봄날에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라면서 올립니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산수유가 피었습니다.
보슬보슬 봄비가 내려 하산하는데
아스름한 경치가
그림물감이 아직 촉촉한
수채화 같았습니다.
저도 어제 분당에 사는 친구를 보러(개교기념일이었거든요) 고속도로를 탔는데 어! 벚꽃이다! 깜짝 놀랐어요.
학교는 이상하게 나중까지 춥거든요.
너무 꼼짝않고 방에만 있었나 봐요.
더 놀라운 것은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탄천을 걷는데 그 사이에 꽃이 너무 활짝 핀 거예요.
오래 걷고 오래 이야기하고 차도 두 번이나 마셨답니다.
고등학교 때 내 짝이었던 친구인데, 나와 성격이나 모습이 완전히 다릅니다.
아주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언니가 찍은 정경 참으로 아름답네요.
이런 모습에 익숙해지면 다른 곳에서는 지내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나라에 나오셨을 때 좀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고향이니까.... 이런 생각도 합니다.
저도 인천에 가면 길도 낯설고 사람도 많고 뭔가 복잡하지만,
눈에 뭐가 씐 듯 그저 좋기만 하더라고요.
봄이 되면 어린 시절 동네 골목 집집마다 피던 작은 꽃들만 생각나고,
그게 제일 예뻤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인 짧기만 한 좋은 계절 봄을 잘 즐기시기 바랍니다.
경이로운 대자연의 향연에
수줍은 듯, 싱그런 봄향기가 퍼지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피셔 디셔카우로 듣는
노래가 더욱 감미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