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자의 노래

               - 문정희-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 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고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 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 브라 된 가슴
        동해 바다로 출렁이든가 말든가
        쳐다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왔다

        입만 열면 자식 얘기 신경통 얘기가
        열매보다 더 크게 낙엽보다 더 붉게
        무성해 가는
        살찌고 기막힌 계절이 왔다.






♬ Monika Martin Es war doch alles nur ein Tra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