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고등학교 시절, 세계지리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는 가끔
National Geographic 잡지를 분단 수만큼 가지고 들어 오셔서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시고 수업에 참고하도록 하셨죠.
그 잡지들에 실린 세계 곳곳의 경관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그런 잡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부러움도 컸었습니다.
언젠가 National Geographic 사진 기자들의 활동을 다룬 다큐멘타리에서
그들이 잡지에 사진 한 컷을 올리기 위해
때로는 1만 장 이상의 사진을 찍는다는 리포트를 보고,
세계 최고의 잡지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벌써 10여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는 세월의 흐름속에 카파토키아에 달려가고 싶어지네요.
이제 건강이 완전 회복되심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아요.
장관을 이룬 열기구를 타셨다니
그 감동이
열기구 타보지 못한 저로 하여금 다시 터키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자연의 신비함과 그 웅장함에 놀랄 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니다.
행복한 여행으로 삶의 풍요로움을 맛보시죠???
9 일간의 두 번째 터키 여행을 마치고
약 3,000여 장의 사진이 남았습니다.
지난 일 주일 동안 3분의 1을 정리했으니
나머지를 정리하려면 두 주일 정도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은, 여행의 현지에서보다 사진 작업을 하는 컴퓨터 앞에서
더 긴장하고 흥분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여행의 순수함을 욕되게 하는 제 작은 욕심을 꾸짖어 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카파도키아를 세 번 둘러보았습니다.
해 뜰 무렵 열기구로,
한낮에 걸어서,
늦은 오후에 사륜구동 자동차로.
그 결과물을 위에 올렸습니다.
늘 음으로 양으로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김광숙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카파도키아는 터키 대륙의 정중앙 괴레메에 위치하고 있는데
약 3백만 년 전에 화산 폭발로 기존의 사암층 위에 잿빛 응회암이 뒤덮히고
그 후에 대규모 지진 활동과 오랜 풍화와 침식 작용을 거치면서
비교적 약한 사암층은 깎여져 나가고 그 위에 단단하고 검은 용암들이 얹혀지면서
기묘한 모양의 특이한 암석군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세기 후반부터 로마의 박해를 피해 기독교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여
기독교가 공인된 4 세기를 기점으로 유입 인구가 더욱 늘어나
11세기에는 바위산을 뚫어 만든 지하도시에 인구가 7만 명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벨기에의 애니메이션 감독 페요가 이곳 파샤바 계곡의 버섯 모양 암석들을 보고
"개구장이 스머프"라는 유명한 만화 영화의 배경을 삼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SF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열기구는
여자들 보다 남자들이 더 무섭다하여
우리는 포기했는데 죽기전에 꼭 해보고싶은 버킷리스트에 들어간다고 하니
선배님께서 올려주신 동영상을 보는 지금도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살던 지하도시,
터키탕이라는 이름때문에 호기심에 들어갔던 호텔 안의 터키탕을 보고 실망했던 일,
그리고 파묵칼레였던가요?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만나 연애하던 곳에 앉아 온천욕에 발을 담그고 피로를 풀던 곳 등등이
바로 어제 일인듯 주마등같이 스칩니다.
물론 이 모든 곳도 언젠가는 올려주시겠지요?
추억에 젖어
감사히 보고 갑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열기구 탑승이 전망 엘리베이터보다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헬리캠이란 새로운 촬영 장치가 개발이 되어서
조그만 비행체에다가 카메라를 싣고 공중에서 촬영하는 화면을 가끔 보게 되는데
같은 지역이라고 하더라고 눈높이에서 보았던 풍경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됩니다.
땅에 두 발을 붙이고 목을 길게 빼면서 보았던 경치를 700m 상공에서 내려다 보는 느낌은
해가 떠오르를 때 강렬하게 내뿜는 자연의 색감과 함께 무척 경이로웠습니다.
고작 한 시간 정도의 시간에 1km 미만의 고도를 오르내리는데
두 사람이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는 것보다 많은 비용 부담도
'평생에 단 한 번 뿐인데...'라는 자기 위안으로 달래 보았습니다.
와우! 내셔널 지오그라픽에서 보던 사진들.....
바로 그 곳입니다.
(대전에는 세계 열기구 축제가 잠시 있었는데..... 몇번 하더니, 이젠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