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송화가루 날리는 윤사월 해 길다"로 시작되는
박목월의 "윤사월"로 친근해진 윤달.....
오늘은 구월 윤달 초하루다.
윤사월은 해가 길지만 구월 윤달은 가을이 길다.
요즈음 이상기온으로 봄과 가을이 자꾸 짧아지는데 긴 가을이라니 축복이 아닌가?
옛날 왕들은 윤달이 들면 모든 것을 작파하고 방안에만 있었다고 閏달이라고 했다던가?
어찌되었든 윤달은 결혼을 꺼리는 등 가리는 것도 많고 移裝이나 壽衣를 장만하는 등 오히려 해야 할 일도 많지만
곱게 물들어가는 산
뒹구는 낙엽들을 보면 왠지 마음이 정갈해지고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덤으로 얻은 구월 윤달을 그냥 보내고싶지 않다.
혹시 바람따라 나서면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까?
만나면 그립다 말할까?
가을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먼데를 한참을 바라다본다.
바람이 불어오는 사이로 너의 얼굴이 스친다.
우리는 서로 그리워하며 사는 아픈 인연들.....
좋아해서 미안하다 라고 했을 때
사랑해서 미안하다 라고 말했던
그 때
그 순간이
다시 올 것만 같은 설레임에
바람따라
마음은 울고
가을은 깊이 깊이 젖어간다.
신금재님!
생각할수록
자연의 이치는 오묘합니다.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돌아가는 자연의 순리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해와 달의 운행속에서 시차를 찾아내고 윤달을 만든 옛어른들의 지혜로움에 감탄이 나오기도 하고요.
윤달은 느닷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내게 찾아온 행운을
그냥 보내자니 아쉬움이 큰 오늘입니다.
만추의 캘거리....
그 낙엽 쌓인 거리를 걷는 후배님은 어떤 상념에 젖어 있을까요?
금재후배 산학후배 반갑습니다
칼가리에서 본 금재씨 다정도하고
자작나무낙엽쓰는모습이상상되네요
사계절이함께 어우러진 록키의 자작나무숲은찬란하고영롱한반짝임으로 달리는 차창창밖환상세계였죠 그추억으로 친구들과인재 속삭이는자작나무숲을다녀왔죠 아기자기한속삭임 새들의합창을 뒤로하고 우린행복한소반에 곤드레정식을 가을나드리에걸맞게 잘먹고 강원도의 윤구월 황금물결 만추에 흠뻑취했답니다 좋은글들감사해요 전 눈이나빠서 자주 못들어온답니다
?곤드레 정식이 어떤 음식일까요 그때 오셨을 때에는 폭설이 내렸지요 요즈음은 로키의 가을이 노랑 자작나무 이파리들 물결로 일렁거린답니다 바로 뒷마당에 자작나무 몇 그루 있어서 익어가며 떨리는 자작나무 가을이 손에 닿을 듯 하답니다 건안하시기를---
곤드레는
5월에서 6월 사이에 나는 구황식물으로
원래 이름은 고려 엉겅퀴라 하네요.
꽃이 엉겅퀴와 비슷해서 그렇게 불렸나봅니다.
곤드레 정식은 씨레기밥처럼 곤드레를 섞어 만든 밥에 양념간장이나 강된장을 넣어서 비벼 먹기도 하는데
그 외에 황태무침 한우무침등 여러가지 음식이 나오는
요즈음 사람들이 선호하는 웰빙식품입니다.
주로 강원도 정선등이 유명한데
한번 고국에 나오시면 꼭 먹고 가셔야 겠네요.
?산학아
이 글 읽고 있으니 곤드레 밥 먹고싶어 군침이 입안에 가득하다.
학교로 제일 먼저 음반을 주문한 중국 상해에 사시는 박윤생 씨는
윤달에 태어나서 아버님이 그렇게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하시네.
얼굴이 얼마나 곱고 몸매도 곱고 목소리도 아주 고운 여자야.
그래서 윤달에 태어나서 그런가 보다 했지
다시 좋은걸 알게 되었어
고마워
우리 산학이 ~!
우리나라 가을은 유난히 아름답네.
윤달 9월이 뭔가 ~하니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구나
지난 가을 나들이는 꿈같이 지나가
되씹고 되씹고 해도 싫지가 않네.
이 좋은 가을에 바깥 나들이도 못하고....
따끈따끈한 가을 한조각 따다 줄테니 이것으로라도 즐기시게나.
빨리 건강 회복해서 훨훨 날아 다니길 바란다네.
김순호 선배님!
보내주신 가을 한조각에
눈이 환해지고 마음까지 상쾌해집니다.
저런 가을 산을 내가 언제 올랐던가 이제는 정말 옛 일만 같습니다.
그 때
우리는 새벽 이슬을 마시며 자작나무 숲길을 걸었는데
누구가 먼저 시작했는지 가곡을 합창하며 내려왔던 일이 생각납니다.
기약없이 떠나버린
그 님을 그리며
먼산 위에 흰구름만 두둥실 떠나가네....
로 시작되는 조두남의 "그리움"을 열번도 더 불렀는데
화음이 어찌도 아름답던지
"자작나무 숲" 하면 그 노래가 그리워집니다.
?산학이가 어디가 아플까? 했는데
오늘 이승자가 김희자의 CD를 보내면서 쓴
편지를 보고서야 무릎수술을 받은것을 알았네.
미안해 ~~여전히 아프고 힘들텐데
나만 띵까띵까 즐기고 있는것 같아서....
물리치료 열심히 받고, 잘 회복되어서
새로운 활력을 되찾기를 빌어.
윤 구월 덕분으로
어제는 21도(섭씨)로 걷다가 모두들
반팔차림으로 가을날을 즐기며
여전히 남은 단풍사진도 찍고 희희낙낙.
이제 슬슬 올라오는
연어도 다리위에서 구경하고....
이곳은 자작나무는 좀 희귀하고
주로 단풍나무와 침엽수가 많아.
떨어진 도토리가 지천으로
골프카트에 갈려서 풍기는 냄새가 참 좋아.
한약재 냄새도 풍기면서....
이 좋은 덤으로 얻은 가을날에
다리가 아퍼서 고생이 많으네.
빨리 회복되길 다시한번 빌면서
'시월에 어느 멋진날에..'들어보고 싶다.
인선아!
"지랄총량의 법칙"이라고 들어 보았니?
김두식이라는 경북대교수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에 나오는,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의식의 세계에 그런 것이 있단다.
예를 들어
신정아가 쓴 "4001"이라는 자전적 소설을 보면
변양균을 비롯한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지분거리는 것이 많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어려서 모범생으로 살았기에 지랄을 못 하고 산 것이, 뒤늦게 모든 것을 성취하고 난 뒤에 그 병이 도져서 그러는 것이라고.
요즈음 중2 학생들이 무서워 북한이 감히 쳐들어 올 생각을 못 한다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기는 초년 바람은 잡아도 늦바람은 못 잡는다 라는 옛말도 있지.
결국 인간은 평생을 살면서 부리는 지랄총량의 법칙이 있다는 이야기란다.
인선아!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은
내가 요즘 그 병에 걸린 것 같아서란다.
물론 인간이 겪어야 하는 무서운 병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꼼짝 못 하고 집에만 갇혀 지나려니
속에서 열불이 나고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란다.
인간이 겪어야 할 지랄총량이 얼마나 될까?
남들은 로맨스니 뭐니 화려한 수식어 속에 그것을 겪고 있는데
나는 감옥살이로 그것을 때우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맨처음엔 입원을 하면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책이나 읽어야지 했는데
얼마나 아픈지 단 몇줄도 읽지 못했고
퇴원을 해서는 답답증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물론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니 기다리면 그만인데 그것조차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안달을 하니
내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실감하고 있다고나 할런지.
인선아!
정말 아프지 말아라.
열심히 먹고 자고 그리고 운동하고.....
다음에 웃는 얼굴로 만나자.
고마워.
?산학후배애,,,오랫만예요,
그 동안 얌전 좀 하느라 여러방에 들여다보지를 않느라,,,
근데 그 동안 그리도 마니 아프고 어려우셨네?
지난번 독감주사와 곁들여 폐렴주사를 동시에 양쪽어꺠에 맞았는데
폐렴주사 쪽 어깨가 밤새 쏴앜싹쏴앜싹하며 열을 내는 소리가 바로 귀에 들리며
어찌나 팔이 아픈지 화장실 갔다가 침대에 누우려면 제대로 누울수도 일어날수도 없는 경험을 하면서
많은때 성한떄의 나의 교만/자만을 보겠더라고요,
아픈 사람한테는 충고가 필요 없다는,,, 아픈 그 자체로 너무 하더라고요,
얼마나 고생하셨어?
우리 여자들은 아파도 다 내 일이잖아? 누가 대신 해 줄수 없는 부분들,,,
4001이라는 자서전에 비유한 자신의 심경,,,산학후배다운 표현,,
어떤땐 거냥 캬아앜,,,사고도 치고 싶은 우리 얌전과들의 심정을 문학인답게 잘 표현하셨어,,,하하하하
넘넘넘 얌전만 피우능거,,,,,,,,아아 정말 피곤해,,,하핳하ㅏ
어여어여 나으셔서,,좀 멋지게 사고도 저질러보셔,,잉?
빨리 회복되시기를,,,,,,,,,,,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고 사시는 정순자 선배님!
무우 키우고 토마토 키우면서
아름답게 사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오히려 이곳에서는 게을러서 귀찮다고 대강대강 사서 먹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제가 아는 분중에
우리나라에서 간암에 있어 대가라고 명의로 꼽히는 교수님이 계시는데
코골이가 심해
제자들에게 "아프냐?"라고 물었더니 다들 하는 말이 "별 것 아닙니다" 라고 하길래
수술을 했습니다.
하고나니 얼마나 아프던지 "어느 놈이 아프지 않다고 했어?"라고 호통을 쳐서
한동안 제자들이 슬금슬금 피해다녔다고요.
그 후로 우리에게 코골이 수술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루에도 큰수술을 몇 건씩 집도하는 교수님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왜 그렇게 재미가 있던지요.
남의 큰병보다 내 손의 가시가 더 아프다는 옛말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독감과 폐렴주사는 같이 맞으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큰 일 나십니다.
제 친구는 한꺼번에 맞고 근 20여일을 앓았는데 체중도 줄고해서 건강검진까지 했답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산다는 것이
산을 넘으면 고개가 나오고 고개를 넘으면 계곡이 나오는 등 슬픔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나만 울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당신도 울고 있습니다,
라고 책들은 소근댑니다.
별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은 제가 본의아니게 책을 자꾸 읽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네요.
그런데 이 순간,
선배님네
마당엔 가을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겠네요.
풍성한 가을 이야기 많이 많이 올려 주십시오.
산학후배애,,,이맹큼 살고봉게 인생에는 반드시 내가/나만이 넘어야할 고개가 있드라고요,,,
우리 이이 말쌈,,,다시 되돌린다믄 이것도 안했고 저것도 안 했고,,
내 왈,,,아니예요, 그런 것들을 치루지 않았다믄 지금의 당신은 없어요,
만일 그런 아픔들을 안 겪고 사알살 잘 넘어왔다믄 그 뻣뻣했뜬 고개가 숙여졌을가요?
자신을 굴복하고 자복하는 역사가 일어났을가요? 아니걸랑요,
아마 넘 잘나서 그너메 결코 죽지않는 썽질땀시 마눌한테 발써 쫒겨났을지도,,,,,,,,,,,,,,,,하하하하
또한 우리는 쉽게,,,복이란게 어느 한 사람에게만 다 주어진것같은 착각을 하는데,,,
이맹큼 살며보니,,,우리가 생각하는게 복이 꼭 아니고,,누구에게나 다른 모양으로 다 골고루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행복의 도수나 깊이로 생각한다면 분명,,,평균하다고 ,,,,,,,,,,
또 영원의 세계까지를 말한다믄 이땅에서의 복이 결코 영원에서의 축복이 아닐수도,,,오히려 저주일수도,,
행복은 아주 아주 작은 것,,,그리고 느끼는 자의 것,,,결코 누구와 비교될수 없는것,,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알아보고 느끼는 자족의 연습을 마니마니 해야할랑가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그저 건강해야해요,
정순자 선배님!
삶의 질과 행복지수는 결코 비례하지 않다고 모두들 말합니다.
네팔이나 인도인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이 그 한 예가 되지요.
우리나라만 해도 삶의 질은 엄청 높아졌지만 자살율은 세계에서 상위권을 달리잖아요.
결국은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면의 나를 닦는 일뿐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선지자들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욕심이 화를 부른 경우랍니다.
건강해지라고 남편이 산으로 끌고 다녔는데
과외공부를 하면 더 잘 하리라 생각해 관악산을 100번 이상을 다녔습니다.
결국은 관악산에서 사고가 나서 무릎을 크게 다친 것이 화근이 되어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이랍니다.
나에게 맞게 해야 하는데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불러왔습니다.
저는 행복하려면
자꾸만 아래를 내려다 보고 욕심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면
감사합니다 라고 하기도 하고요.
산학후배가 수술을 했구나....
이 아름다운 가을에 집에 갇혀있으?려니 참 답답하겠다.
위에 올린 시
왠지 마음이 아프다.
"바람따라
마음은 울고......"
산학후배를 위해 울어주고 싶어지네.
이 아름다운 가을이 다 가기전 일어나.
낙엽진 자작나무숲을 걷게 되길 기도할께. ...
"기약없이 떠나버린 그 님을 그리며
먼 산 위에 흰구름만 두둥실 떠 가네....
아... 돌아오라
아.... 못 오시나......"
이젠 가사도 희미하지만 옛날에 동네산에 올라가서
많이많이 불렀던 노래지.....
그 때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었거든.....
산학이....
어서 회복되시게나......
김춘자 선배님!
난생처음 본의아니게 긴 휴가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휴가라고 마음을 먹어도 모든 것이 불편하니
이것은 휴가가 아니라 감옥살이야 라며 하루에도 기와집을 지었다 부수였다를 반복했는데
"지랄총량의 법칙"에 빗대어 글을 쓰니
눈썰미 좋은 친구가 재빨리 전화를 해서는
"너, 이제 살아났구나" 하더라고요.
그렇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좋아지다보면 머지않아 힘차게 걸어다닐 날이 오겠지요.
더 더군다나
보잘것 없는 후배를 위해 울어주고 싶다는 선배님의 사랑 또한 제게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훗날 선배님을 만나면
선배님의 목소리로 "그리움"을 꼭 듣고싶습니다.
아, 윤달이군요
그래서 여기 캘거리 가을도 이렇게 화창하구요
구월초에 폭설이 내려서 아까운 나무들이 잎새도 떨구기 전에 쓰러지고 부러지고 하더니
요즈음 맑은 가을하늘이 계속이어지고 있어요
선배님
글을 보면서 가을이 깊이 젖어감을
마당에 뒹구는 자작나무 이파리들이 정겨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