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이 넘으니 인사말이 궁핍하다

hy20011.JPG

어느새 머리에는 백발이 성성하고
꽉 찾던 푸른 숲은 어디가고 반짝이는 맨바위만 보인다
세월 새긴 얼굴에는 인생 계급장만 늘어가고
원치않는 검버섯은 얼굴을 지나 목까지 내려 간다
매끈하던 해맑은 피부는 어디가고
老松 껍질같은 핏기 잃은 가죽만 남았다.
허리는 점점 굽어지고 눈은 더 침침해 진다

나이 먹으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 했건만
나는 왜 고집이 점점 세어지고, 반대로만 사는가.
죽으면 사랑하던 마눌도 두고 갈 판인데
뭐 그리들 집착이 많은가, 이젠 놓고 배풀며 살아가자
아직 이 나이에도 욕심, 시기, 질투가 남아 있는가
내가 철들려면 아직도 철이 다섯번은 바뀌어야 할것 같다
어렸을적에 부모님 말씀을 왜 그리 겉으로만 들었던가

70대 중반에 들어선 우리들, 인사말이 궁핍하다.
이혼한N. 한쪽이 故人이 되어 외짝이 된N, 몹쓸 병 든N
사업 망한 아들놈이'아버지 저 안도와 주시면 감옥가요'해서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타 몽땅 털리고는,
아들 며느리 눈치보며 용돈을 타써, 운신을 자유롭게 못하는N
혼기 지난 과년한 자식들과 같이 사는N
취직을 못해 캥가루 자식이 있는N, 만나면 인사말이 궁핍하다

법대를 나온 N은 감옥에 안 가는가
상대를 나온 N은 다 잘사는가
정치학과를 나온 N<넘,님 알아서..>들은 정치를 다 잘하는가
세상에는 다 사는 법도가 있거늘...
그것을 왜 더 먼저, 터득 못했을까?
공부는 왜 하고 책은 왜 보며 인터넷 뒤짐질은 왜 하는가?
이 나이 먹고 보니, 회한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