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는
가끔 우리들에게 거짓말을 하셨다. 처음에는
그것이 거짓말인 줄 몰랐다. 어렸을적
이야기 지만... 이름
붙은날, 밥상에 생선국이라도 있는 날이면, 엄마 그릇에 고기가 제일 많았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대가리와 꼬리 뿐이었다. 그것을
밥에 올려 놓고는<식구가 많아'열' 따로 접시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발라
잡수시곤 하셨다. 나는 '엄마는 왜 대가리만 잡수세요..' 하고 물으면, 엄마는
'魚頭一味'라고 하시며, 대가리가 제일 맛이 있다고 하셨다.
동네에서
돼지 도리를 하는 날이면 엄마는, 비개가 많은 고기를 사와 구워 맥이곤 하여 영양보충을
해 주셨다. 그때도 남들이 싫어하는 미끈거리는 비개 부분은 엄마 차지였다. 엄마는
'비개가 고소하고 맛있다'고 하시며..... 김장김치를
꺼내 먹음직하게 썰어 큰 접시에 놓으면 엄마는
늘 밑 둥 부분을 먼저 갖다 놓고 잡수시곤 하셨다. '그것이 맛이 있다'고..
엄마의
양말은 늘 우리들이 신다 펑크난것을 전기다마를 넣어 바늘로 꿰맨 양말을
신으셨다. '실이
더 많이 붙어 있어 따뜻하다'고 하시며... 엄마는
늘 누런 군용담요 몸빼를 입고, 양손에 뜨물 빠께스를 들고 집집마다 다니며 뜨물을
모아 돼지를 키우고, 그것을 팔아, 우리들 팔남매의 학기금을 대 대셨다. '야,
그래도 나 힘이 난다. 너희들이 남들보다 공부를 더 잘 하지 않니?' 하시며..
엄마는
늘 화장실에서 불을 켜는 법이 없으셨다. '눈을 감았다 뜨면 화안하다'고 하시며. 엄마는
수돗물을 틀어놓고 손을 닦거나 설거지를 하는 일이 없으셨다. 양변기의
물통에는 늘 붉은 벽돌 한 장씩 넣어 사용 하셨고. 엄마는
신문지를 몇 겹 접어 그것을 칼로 잘라 휴지로 쓰시곤 하셨다. '작은
돈을 아낄 줄 모르면 큰돈을 쓸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고...하시며
아침에,우리
팔남매 중 누가 아프다고 안 일어나면, 그 추운겨울에도 '일어나라'고 하시며 모질게? 이불을
개 이불장에 넣고는, 창문을 다 열고 총채로 '탁탁' 다 털어 내고는, 그사이에
세수하게 하고, 문 닿고 밥 먹게 하고는,'아픈 사람은 다시 들어 누우라'고 하셨다. 그때
다시 들어 눕는 사람은 없었다. 울엄마는 그렇게 우리를 강하게 키우셨다. 그것을
보고, 겪고 자란 우리였다. 울엄만 참 지독한 분이셨다..
한날은
저녁 늦게 였는데, 동네에서 돼지도리를 했는지, 엄마가 고기 한 덩어리를 누런
양회부대 종이에 쌓아 소주 한명?과 같이 치마폭에 감추고는 뒷곁으로 가셨다. 조금
있더니 고기 삶은 냄새가 났고, 슬며시 아버지를 뒷곁으로 불러 내셨다. 엄마가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그 뒤부터 아버지는 그 좋아하던 담배를 끊으셨다.
어느
해 추운 겨울, 새벽 한시 쯤이었는데, '식구가
많은 우리집...' 나는 마루에서 담요를
뒤집어 쓰고 희미한 전기 스텐드 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슬며시 나오시더니 뒷곁으로 가셨다. 조금
있더니 닭 비명 소리가 들렸고, 얼~마 후, 양은 냄비에 담긴 삶은 닭과 소금
접시 갖다 주시며 '고생이 많다, 어서 먹어라, 애들 깰라'고 하셨다.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내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모습은, 천사 같았다. 그
추운 겨울, 나는 그것을 먹고 체해서, 지금도 닭은 냄새조차 싫다.
엄마
혼자..'아버지는 지식인이라고 미리 제주도로 소개 되고,...' 아버지
없는 우리 8남매를 그
어렵고 힘든 피난생활에서도 살아남게 한 위대하신 울 엄마 그래도,
조금도 비굴하거나 나약함을 보여 주지 않으셨던 훌륭하신 울엄마. 자식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것이 아까워 뭐 던 늘 '괜찮다, 다 있다. 싫다'하며 새하얀
거짓말을 밥먹던 하셨던 울 엄마 '왜
진작 그 엄마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남편,
자식호강 한번 받아 보지 못하신 불쌍한 울 엄마. 자식
키우느라 변변한 옷 한 벌, 즐거운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울엄마. 그런
울엄마를 위해, 이젠
내가 거짓말을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 어머니,
오늘이 엄마가 돌아가신 날입니다 분명
천국에 가 계신 것으로 믿고, 사철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꽃동산에서... 이승에서
고생했던 기억일랑 모두 잊으시고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제가
어리고 철이 없어서 엄마한테 불충했습니다. 다 용서해 주세요... 이제
아무리 잘 해 드리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요. '있을
때 잘 해 후회하지 말고...' 그
노래 가사가 왜 자꾸 떠 오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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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5년 전 돌아가신 엄니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아쉬움,
안타까움,
손 잡을 수 없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