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슈퍼맨이  돌아왔다"등  아이들  대상의  프로가  인기를  끌고있다.
삼둥이  쌍둥이  사랑이  등이  인기에  힘입어  광고시장도  휩쓸고  있는데, 

사랑이는  축구  선수  FC 바르셀로나의  메시와도  광고를  찍어  그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거리를  가다가도  아이들을  보면

예쁘면  예쁜대로  못생겼으면  못생긴대로  다들  개성이  있고  귀엽다.
이처럼  집집마다  귀공자  귀공녀들이  넘쳐나니
어느  인류학자는  아이들의  얼굴이  밝고  환한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앞날이  그만큼  환하고  밝을  것이라  말하고  있으니
얼마나  기분  좋고  멋진  일인가!

 


우리  집에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넘쳐나니
아이들을  보고  비교  분석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올  해  두살인  제이와  민준이는  한달  차이인데  나란히  뉘워  놓아도  서로  모른  척  한다.
도대체  왜  서로에게  무심한  것일까?
알  수가  없다.

 

 

둘째네  손녀  4살  승아는
요즘  선그라스에  꽂혀  눈만  뜨면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선그라스를  쓰고  핸드백을  손에  들고는  종일을  왔다갔다  하는데
그  모습  혼자  보기는  좀  아깝다.
승아언니  윤서는  6살인데 아침 부터  갈비를  뜯는  먹방인데 

기운  또한  장사여서  친구들이  좋다고  건드려도  넘어지는  아이가  있을  정도이니
놀이방  선생님의  요주의  인물  1호란다.

 

 

우리집은  형제가  여덟이나  되고
다들  고만고만  하니  결혼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하고  아이들도  거의  비슷하게  나서  키웠기에  조카들도  형제  이상으로  친한데
문제는  막내인  남동생이  우리와  나이  차이가  20년  정도  나니
그  아이들이  이제  6살  9살으로  누나들의  손녀와  엇비슷한  나이라는  것이  촌수의  혼란을  가져오곤  한다.
그러니까  윤서  승아  제이  민준이  에게는  9살과  6살의  이모가  있는데
아직  어려서  같이  노니  가끔  문제가  생기곤  한다.

 

 

6살  도지원은  어디를  가나  눈에  확  띄는  계집아이이다.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해서  지겨워"라고  자기가  말  할  정도이고
새침을  떼는데도  천자문을  좔좔  외우고  애국가도  4절까지  깔끔하게  불러대는  바람에  식구들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으니
9살  언니  예원이는  은근히  신경이  쓰이나보다.
"우리집엔  동생이  태어나야  공평해"  한다.
말인즉슨  자기는  언니라고  무엇이든지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는데 

지원이는  동생이  없어  그런  것을  모르니  지원이도  동생이  생겨야  자기의  고충을  안다는  이야기다.

 

 

그런  지원이를  4살  승아가  머리채를  확  낚아채서는  머리카락을  한웅큼  뽑아버린  것이다.
깜짝  놀란  지원이가  뽑힌  머리카락을  손에  쥐고는  너무  슬프게  울면서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말한다.
"승아가  자꾸  머리를  만지길래  이모에게  그러면  안돼  했는데도  내  머리카락을  확  뽑았어"
승아엄마가  달려와  "지원아!  언니가  미안해.  승아가  이모에게  사과할거야. 

아마  승아가  이모  머리가  길고  예쁘니까  한번  만져본다는  것이  그렇게  됐을거야,"하고  달래며
승아를  불러  이모에게  사과하라고  하니  "이모,  미안해"  하며  이모를  껴안는다.
그래도  계속  우는  지원이에게  승아엄마가  "지원아!  이제  괜찮을거야.  우리  다시  놀자"  했더니
지원이  더욱  슬피  울며  "난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지가  않아"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  부터  삼각관계에  빠진다고  했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나의  관계가  삼각관계라는  책을  읽고  놀란  적이  있는데
인간관계  자체가  끊임없는  애증의  관계로  단련되어  온  모양이다. 

내가  갖지못한  긴  머리칼에  대한  선망이  작은  폭군을  만들었다니  실소를  금  할  수가  없다.


 

한번은  지원이가  덧셈은  물론  뺄셈도  자신이  있으니  문제를  내  달라고  하기에  문제를  내  주고  풀라고  했다.
그런데  순식간에  다  풀었다며  공책을  내민다.
어머나!  벌써  다  풀었다고?
공책을  들여다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뺄셈을  몽땅  덧셈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
문제를  아예  바꿔버린  아이를  나는  이제껏  본  적이  없으니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도대체  이  아이의  조그만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지원이와  예원이는  항상  노래를  한다.

"나는  언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하면

"나는  세상에서  우리  동생  지원이가  제일  예뻐"  한다.

그러나  10분도  안  돼  투닥거리기  시작하며  싸움을  한다.

보다못한  엄마가  야단을  치면서

"도대체  만나기만  하면  싸우니  안  되겠다.  한명은  송림동에  한명은  외갓집으로  보내야겠다".  하니

말끄러미  엄마를  쳐다보던  아이가

"알았어,  엄마.  우리가  잠깐  나가서  의논  좀  할께"  한다.

그리고  들어와서는  "결정했어.  나는  외갓집에  지원이는  송림동으로  갈께"하니

우리 올케  너무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그것이  정답이  절대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런  귀여운  아이들을  제일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  아버지이다.

예전  같으면  벌써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라고  엄마에게  명령을  내렸을텐데

병석에  누워  있으니  그러지도  못하고

다만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아버지,  저  왔어요"  하면  "그래"라고  한마디만  하시는  분이

아이들이  오면  일어나  앉으셔서  환하게  웃으신다.

아이들은  할아버지  품으로  파고들며  이것저것  쫑알대며  보고싶었어요  하니  그렇게  좋으신가보다.

이런  날이  언제까지나  계속  될까?

이렇게라도  우리  곁에  오래오래  계셨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새삼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할아버지에게  삶의  활력소를  채워주는  우리  아기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다.

 

 

올  한해  2015년도에

우리  집안에  4명이  결혼을   한다.

3월에  워싱톤에서  민경이가

5월에  인천에서  우리  큰아이가

7월에  뷔엔나에서  다래가  쉔브른궁에서 

10월에  서울에서  효민이가  하는데

결혼  후에  어떤  아기를  우리들에게  선물할런지  못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