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16년도 2월 20일(토요일) 오전 10시30분
인일여고 시청각실에서
제21대 마지막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구정이 지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모인 70여명은
바로 어제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를 지났음인지
겨울같지 않은 훈풍이 불어오는 봄날을 온 몸으로 느끼며 화기애애하게 서로를 얼싸 안으며 덕담을 나눕니다.
인일여고 정문을 들어서면
우리를 반기며 늘어선 나무들도 아련히 봄기운을 내뿜으며 새 순을 싹 튀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봄방학으로 적막하리만치 조용하지만
머지않아 봄이 오면 교정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여학생들의 높은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으로 정신이 없겠지요?
일찌감치 도착해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인 이주향 사무국장은 일손이 딸렸는지
건장한 아들 두명이 엄마를 돕고 있습니다.
아침을 못 먹고 오는 동문들을 위해 샌드위치와 음료수 커피등이 제공됩니다.
오늘은 21대를 보내고 새로운 22대 총동창회장을 맞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수고한 21대 총동창회의 감사 결과에 이어
각 부서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문화부, 장학부, 정보부등의 순서로 일목요연한 보고가 끝나고
2년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1기의 이현자 선배님과 2기의 윤순영 선배님에게 21대 박정자 회장님께서 특별히 감사를 드렸습니다.
박정자 회장님은 그동안 잘못 이어져 내려 온 동창회의 기수를 바로 잡았으며
특히 행사 때마다 영수증을 발급해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죽 시행해 온 멘토사업은 물론
장학금 지급도 학업우수 학생에게 지급된 범위를 넓혀 그동안 없었던 "모녀장학금"을 신설해
엄마가 인일여고를 나온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인일의 자긍심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니 2년간 참으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물론 게시판의 미숙한 처리등 부족한 점도 많았음을 사과드립니다.
그래도 동문들의 "인일 사랑"은 끝이 없어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는 7기의 김희자 동문은
요들CD를 내고 그 수익금 천만원을 몽땅 인일여고 요들 동아리에 기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요들 동아리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스위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요들 축제에 초대를 하고 싶어
자비를 들여 그 계획을 준비 중에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기막힌 이야기를 사무국장에게서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내는 동문회비에서 졸업생들이 동창회에다가 일인당 만원씩을 그동안 쭉 내 왔는데
이번 졸업생들이 반기를 들며
부당한 일이라 낼 수 없다며 교육청에 신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결과 이번엔 졸업생들에게는 받지를 않았다고요.
몇년 전 인일여고의 축제에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축제에 마술가를 불러 행사를 하는데 너무너무 화려하고 개방적이어서 놀랐습니다.
이웃 남학교의 보칼이 와서 연주를 하고
좋아하는 여학생을 남학생이 단상에 올라가서 부르고 장미꽃을 전달하니 여학생들이 까르르 넘어갑 니다.
끝나고 교장선생님에게 여쭈었더니
요즘 아이들은 학생회장에 입후보 할 때 그 축제를 어떻게 하겠다 라는 것이 제일 큰 이슈이고
당당히 축제비용을 요구한답니다.
학생회비는 우리들이 당연히 쓰는 것이니 달라고요.
그래서 드는 비용이 이천만원 내지 삼천만원이라고 합니다.
대학문화가 고등학교까지 내려 왔으니
우리 학생들이 정말 똑똑해 진 것일까요?
그래도 그네들도
나이를 먹고 여고시절이 그리워지면 우리처럼 학교를 위해 일을 하겠지 위로해 봅니다.
다음 2 2대 인일여고 총동창회장님은 8기의 전임 인일여고 교장을 역임한 김은숙 교장입니다.
인일여고에서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이제는 인일여고를 위해 아낌없이 봉사하겠다는 것이 취임사의 辯입니다.
오늘은 8기 친구들이 많이 나와 김은숙 교장을 응원합니다.
생각해보면
김은숙 교장 선생님만큼 인일총동창회장에 딱 마춤인 동문이 있을까요?
교직 생활의 마지막을 인일여고에서 마감했으니
더 말 해 무엇 할까요?
우리 인일여고 총동창회를 위해 또 한번 분발해 달라고 우리 모두 큰 박수로 응원했습니다.
행사를 무사히 끝내고
돌아오는 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가벼워진 박정자 회장님과
새로 바톤을 넘겨 받은 김은숙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요?
총동창회장 직을 기꺼이 수락해 주신 김은숙 교장 선생님!
걱정마십시오.
오늘도 멀리 대전에서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 봄날의 김춘선 동문이 있듯이
뒤에 우리 동문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까요.....
존경하옵는 산학선배님!
행사 날 아침~ 택시에서 내리셔서 교정에 들어서시는 선배님뵈옵고
현관에서 10기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반가움에 마중나갔습니다.
섬세하신 선배님의 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노라니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시는 인일의 선,후배님들과 같이했던 2년간 행복했습니다.
우아하신 우리의 박정자회장님도 이제는 편히 쉬시며 건강하시길 바라고
인일총동창회장직을 맡아주신 김은숙회장님께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칠화 후배!
그 날
현관에 있던 후배들이 나오길래
"차에 뭘 두고 내렸나?" 했더니 나를 마중 나온 것이라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요?
정말은 친동생들에게서도 받지 못 했던 환대를
10기 에게서 늘 받고 있으니 민망하고 감사하다 할 수 밖에요.....
칠화 후배!
후배를 만나면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문구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임기 2년간 동문들에게 퍼뜨린 행복 바이러스는 또 얼마나 될까요?
우리 모두 칠화 후배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한 칠화 후배는
제가 장담하건대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잘 될 것입니다.
파아란 하늘을 닮은 후배를 알게 되어서 행복했습니다.
꽃이 아름다운 건
그 꽃을 그리 봐주는
마음이 있어서네
란 깨달음을 얻은
총동창회 활동이였더군요.
그리고 그러한 저의 배움에
선배님이 계시더라구요.
늘 따스한 시선으로 대해주시고
항상 이해하려 하셨던 동행에
감사드립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어제 마지막 눈이 왔을까요?
가는 겨울이 왠지 안타까와 좋아하는 윤동주님의 시를 다시 외워봅니다.
눈 오는 지도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 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힌다.
방 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이나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 아 나서면
일년 열 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윤동주 1917...1945)
??총동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한 주향후배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힘들었던 만큼 훗날 오늘이 더 생각이 나겠지요!!!
박정자 회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보도팀장이라는 직함을 받고도 제 일신상의 문제로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후라도 더욱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