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월의 고국방문은

오랜만에 가족위주로 조촐히 지내며 

개인서류적인 일로  관청일을 마쳐야 하므로

여러분 만나는  약속을 미리 하지 않고 지냈다.


그래서  관청일이 없는 주말에  연락된 동창이나 친지들을 연거퍼 만났었다.

마지막 주에 서류일이 예상보다 하루 먼저 끝나 하루가 비워졌다.


아무런 연락을 못했던 전영희동문에게 전화를 하니

흔쾌히 바로 그날 저녁에  만나기로 즉석에서 약속이 되었다. 


jun younghee IMG_5477 kl.jpg

(요즈음 전영희님과 조명공부하는 동료분이 찍은 사진)


내가 2009년 여름부터 인일 홈페이지에 가입한 후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접속을 많이 한 동문이 바로 전영희님이다.


한국과 시차가 많은 처지에 있는 나는 

잠자기 전에 글을 올리고 잠자리로 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서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어느새 정보위원장의 댓글이 놓여있었다.

나에게만이 아니라 전 동문들의 글에 대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어떤 때는 걱정이 될 정도였다. 잠은 제대로 자는 것일까? 개인일도 있을텐데..등등..

전영희동문이 정보위원장으로 지냈던 시기가 

가장 왕성하게 홈페이지에서 우리 동문들이 만났던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세월에 따라, 

스마트폰이 나오고  카카오톡이나 밴드 등등 신속한 전달력이 생기며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번거로움 때문에 홈피의 역활이 그 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만나러 가면서 

지난  7년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났던 여러분들이 떠오른다.

서어버 공간에서그리고 실제로... 등등.


전 정보위원장답게 약속장소의 약도와 

전철역 출구번호등 친절하게 문자로  섬세하게 보내온다.


드디어 식당 앞에서 기다리던 전영희님과 만난다.

 "그런데 언니는 사진에서 볼 때보다  자그마하세요" 란다.

" 호호 그래요?.. 글쎄 ...그런가?"


식사를 나누는 사이,

그동안 글과 전화통화로  만나던 이상으로 반갑다.


우리는 예전에 홈페이지에서 나누던 시절을 회상하며 감회가 깊다.


머리를 염색하지 않은 모습이 

자연 그대로 내 보일 수 있는 당당함으로 보여진다니까

환하게 웃으며, 

"염색 안 하니 편해요 " 라고 대답하는데 

정말 자신있는 사람만이 가지는 여유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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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으로 식당주인에게 부탁하여 찍고나서 보니 

둘다 검은 옷이라 어둡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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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숄을 걸치고 다시 찍으니 훨씬 분위기가 밝다^^)



남들이 퇴직하는 나이에 

그녀는 지난 8월부터 전공을 살려 

새로운 직장에 일한다는 소식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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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전신을 찍은 것을 보니 전영희님에 비해 꼬맹이 ?  아담 사이즈? ㅎㅎ)


식사를 마치고 

2차로 근처 마시는 곳에 갔는데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다. 

세계 각국의 맥주가 메뉴판에 그득하다.

나는 갑자기 대학생이 되어 대학가에 있는 것 같다.ㅎ


우리는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와 개인 매개체를 통해 만나다가 

처음으로 7년만에 실제로 만나면서 

나이를 초월해 젊은이들의 쉼터에 같이 있게 된 것이다.


옆자리의 전영희님 직장상사 두분과 합석하게 되어 대화를 나누며 

덩달아 나에게도 인일여고 출신이니 어련하시겠냐고 올려주는데 

그녀의 능력이 얼마나 인정 받는지를 감지하며 기뻤다.


전철 시간에 마추어 자리를 아쉽게 일어나며 

다시 며칠 후에 만날 듯 헤어졌다.


돌아오면서 마음이 한층 더 뿌듯하다.

지구 한곳에는 항상 전영희동문처럼 

쉬지않고 전진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발전하는 것이다.


전영희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우리 동문들은 전영희님의 지난 수고를 잊지 않을 거에요.

또한 그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할 거에요.

늘 건강하여 보람된 일을 많이 하세요.


( 2016년 10월 25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