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나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이 책과 함께 출퇴근하며, 언제나 내 가방 속에 마음속에 같이 있습니다.
수녀님의 말씀과 같이
뿌리가 약해서 비바람에 쓰러지는 약한 믿음이 아니라 뿌리를 깊이 내려서 흔들리지 않는
대건 안드레아가 되겠습니다.”
그는 지금 부산으로 내려가 친척의 가게 일을 돌보며 살고 있다. 가끔 문자도 보내온다.
우리의 마음은 자주 흔들리곤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듯이
내 마음조차 잘 모를 때가 많다.
바다 같이 넓어져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것 같다가도 바늘구멍조차 들어갈 틈이 없이 옹색해지기도 한다.
때론 한없이 여리고 부드러운 어린아이의 살처럼 유연 하다가도 돌덩이보다 더 딱딱해지기도 한다.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이웃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쉽사리 이웃과 하나 되다가도
높다란 담을 쌓아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자신을 소외시키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소통이 안 되어 마음에 상처를 입다가도 나를 이해해주는 한마디 말에 씻은 듯이 낫기도 한다.
켜켜로 싸인 마음의 껍질을 하나씩 벗기다보면
마치 양파껍질을 벗기면 새하얀 속살이 드러나듯 고요하고 잔잔한 미풍지대를 만난다.
그 마음이 평상심을 유지하고 깊어지면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무풍지대가 될 것이다.
그 안에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시는 분이 계시지 않는가!
흔들림이 클수록 그 반작용의 힘으로 마음 깊이 내려갈 수만 있다면, 나는 더 많이 흔들리고 싶다.
마지막 잎새 하나가 나뭇가지에 붙어 미풍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 내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봄에는 바람이 자주, 또 많이 분다.
겨우내 헐벗은 나뭇가지는 바람에 흔들리며 땅속 깊이 흐르는 물가로 그 뿌리를 내리뻗는다.
바람이 많이 부는 이유는 뿌리에서 가장 멀리에 있는 저 가지 끝까지 물기를 빨아올리기 위함이란다.
흔들리는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자기 뿌리를 더 깊이 단단히 대지에 내린다.
세파에 흔들리는 인간 나무들, 그 외로운 몸짓은 인간 본연의 뿌리를 향한 아우성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흔들림 없이 덤덤하게 살아가는 것도 평온하고 잔잔한 호수처럼 좋겠지만, 나는 가끔 흔들리는 나무가
더 매력적이다.
흔들림이 클수록 나무는 더 단단해지고 가지는 물기로 생생해지기 때문이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손을 내뻗는다.
인간은 땅에 발을 딛고 살면서 한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나무가 나무인 것은 땅과 하늘을 동시에 품고 있기에 가능하듯이,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도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가며 때론 흔들리고 때론 좌절하면서도 또다시 일어서는 몸짓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으로 색안경을 끼고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창조적 질문을 하면서 세상을 흔들어보는 나무가 되는 것은 어떨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으면서 참으로 존재하는 것도 많이 있다.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11개월 가까이 동료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고 동료를 대신해 흔들리는 크레인에서
지낸 김진숙씨는 희망버스의 응원에 힘입어 드디어 땅으로 내려왔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진정 존재하는 용기, 정의, 평화, 연대, 배려, 격려, 친절, 사랑 등의 가치가 있다.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를 살아내기 위해 오늘도 흔들리는 ‘나무’들이 있는 한 세상은 아름답다.
살 만한 곳이다.
전영희 정보위원장님!
제 동생 김인숙 수녀님 사진까지 올려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세자매에서 막내딸인 동생은 저와 3년 차이로
제 교복과 코트까지 물려 입은 부지런하고 착한 동생이었지요.
전 엄마 닮고 동생은 아버지 붕어빵이고..........
팔방 미인 재주꾼인 동생을 믿지 않는 집에서 하느님께서는
일찍 택하셔서 부르셨나 봅니다
{동생 친구로 부터 2ㅡ3년전에 들은 얘긴데
답동성당을 중1때 같이 구경갔는데 동생은
마당에 있는 성모상에서 하늘 로 부터 빛이 쏟아 지는 것을 혼자 보았나봐요 }
제가 동생 고2때 교리 끌고가 같이 다녔는데.........................
그친구는 나중에 대모가 되어 지금까지도
영적 대모 노릇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