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itimes.co.kr/Default.aspx?id=view&classCode=316&seq=22462020050920일자


억척 동장. 김계애(51) 인천중구보건소장이 남동구 간석 3동 동장일 때, 주민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간석 3동엔 유난히 쓰레기가 넘쳐났다. 쓰레기봉투 값조차 없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그 시절,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매일 5t씩의 버려지는 쓰레기를 치웠다. 아울러 쓰레기 배출 방법, 환경의 중요성 등을 설명한 책자도 집집마다 돌렸다. 130여 명의 주민을 ‘우리동네 환경지킴이’로 임명해 스스로 동네를 지키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 만에 간석 3동에선 쓰레기가 말끔히 사라졌다. 김 소장은 이런 공로로 2002년 10월 ‘제15회 민주공무원상’을 수상했는데, 여기서 받은 포상금 전액을 간석동 나환자촌에 기부했다. 

이후 남동구 구월 1동장을 거쳐 중구보건소장으로 부임한 건 지난 2003년 6월.
 “공직 생활을 처음 시작한 분야가 보건직입니다.”
 김 소장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건 지난 79년. 대학에서 임상병리학을 전공한 뒤 1년 간 서울대학교 임상병리학과에서 근무하면서 공직이 적성에 맞다고 판단, 평생 직장으로 인천시 남구보건소를 선택했다. 이후 보건·위생 관련 업무를 주로 해온 그는 지난 95년엔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자신의 업무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멈추지 않는 성실성을 보여왔다.
 사무관으로 승진 뒤 동 행정을 담당했던 김 소장은 동네 빈터를 활용해 주민들과 더불어 농사를 짓기도 했다. 간석 3동 동장 재직 당시 배추 4천 포기 정도를 길러 김장을 담가 300여 가정에 나누어 주었던 것.
 “주민들과 함께 무슨 일이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해질 수도 있고 동네 현안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거든요.”

 이런 이유로 그는 환경미화원, 공공근로자 등 서민들의 삶에 직접 뛰어드는 것을 즐겨왔다. 녹색 모자를 쓰고 집게로 쓰레기를 줍거나, 동네 구석에 있는 잡초를 뽑는 모습은 어느 누가 봐도 억척스러운 동네의 아주머니 정도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말하자면 친정격인 중구보건소에 부임한 뒤에는 다시금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업무 성격상 주민들과 함께 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중구보건소는 여느 보건소와는 다른 슬로건으로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김 소장은 우선 태아에서 노인까지 생애주기를 통한 예방중심의 보건활동과 고령화돼 가는 사회가 요구하는 치매 등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장년기 여성 건강관리’와 ‘영유아·임산부 관리’ 사업은 중구 보건소만의 특화사업이다. 건강과 몸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만큼 체지방분석기를 통한 비만상담과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 찾기, 금연에 대한 상담도 병행된다.
 김 소장은 조만간 61세 이상 남성 전립선 무료검사와 40세 이상 여성 자궁·유방암 무료검진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렇듯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계발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 김 소장이다.
 지난 달 그는 인하대학교 통상물류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논문을 발표하고 대학원 졸업장을 받았다. 제목은 ‘중화자본의 해외진출과 우리의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제목을 봐선 그의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사실, 실버 세대의 증가와 관련해 공부를 하려고 했습니다. 처음 한국 사회와 가까운 중국의 노인사회는 어떨까 정도의 과제를 연구한다는 것이 하다보니 점점 범위가 커지고 말았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의 노인사회를 공부하려고 했던 것이 생활사, 사회사, 해외자본의 연구로까지 확장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모든 학문이 연관이 있는 만큼 열심히 공부한 것을 업무에 적용시키는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는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
 그의 시아버지 이 찬씨 역시 공직자로 정년 퇴임했으며, 가족은 남편 이기환씨(54)와 강우(23)·강미(21·여) 두 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