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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에 봄이 오면>을 읽고

 

  11기 전영희 딸 결혼식에 가서 송미선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께 뜻밖에 선물을 받았다. 신금재 후배의 <로키에 봄이 오면>과 메밀차였다. 금재후배의 글은 홈피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고 쪽지도 몇 번 나누 사이라 선배님의 선물이 마냥 기뻤다.

  인천시청역에서 인천지하철을 타고, 일부러 더 시간이 더 걸리는 7호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부평구청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 몇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다시 거꾸로 부평구청으로 돌아와 7호선을 타야만 했다. 부평구청역이 종점이라 앉을 수 있었다. 지하철이야말로 집중이 잘 되어 책 읽기에 적당한 곳이다. 서울로 오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나는 내가 내려야할 곳을 또 몇 정거장 지나쳤다. 그렇게 지하철에서 금재 후배의 책을 반은 읽을 수가 있었다.

  나는 글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진정성이라 생각한다. 그 진정성이 없으면 아무리 화려하고 잘 쓴 글이라도 감동이 없다. 금재 후배의 글에는 얼마나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떠난 가족과 조국 땅을 그리워하는가가 잘 나타나 있다.

  타국의 땅에서 그녀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글이었다. 데이케어에서 힘든 일을 하는 그녀를 견디게 해 준 것은 역시 글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타국에서 남은 삶을 지탱해 주는 것 역시 글일 것이다.

  <새싹을 닮은 연둣빛 몸체를 지니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로 깨어지고 넘어졌지만 그러한 상처와 힘겨움은 오히려 나를 성숙시켰으며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희망의 끈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였다>

  그녀의 글 곳곳에는 새 땅에서 뿌리내린 새로운 희망과 꿈들이 굼틀거린다. 새 땅에 뿌리를 내리려면 이전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더 크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 그래서 금재후배의 글은 읽으면 흐뭇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녀의 글 대부분은 현재 이민생활을 하면서 고국에서의 삶을 되새김하며 그리워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고국에서의 삶은 어린 시절 우리 모두 다 그랬듯이 남루하고 고달픈 삶들이다. 그 고달픔이 지금은 그리움이 되어 작품 곳곳에 흐른다.

   <로키 산에 봄이 오면 눈 녹듯이 우리들의 인생에도 언젠가는 봄이 올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이 필 것이고 꽃을 찾아 나비도 날고 시름 잊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할 것이다. ‘로키 산에 봄이 오면 나는 돌아가리라’ 노래를 자주 부르다가 보면 우리들의 인생에도 봄이 찾아오지 않을까>

  표제 작 <로키 산에 봄이 오면>에서 그녀는 봄을 기다린다. 시름 잊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할 인생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