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어 온다.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는가!
우스개소리로 세월은 자기의 연령대와 같은 속도로 간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시속 55km로 달리는 인생길이니 일주일이 예전에 하루같이
빠르게 느껴져도 과장된 엄살이 아니다.
운전을 하면서 무심코 라디오를 듣는데,
묵은 수첩을 뒤적이며 한 해를 정리한다는 라디오 진행자의 말.
수첩에 적혀있되 그 해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은 액스파일 시킨데나...

묵은 수첩,그동안 맺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적혀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열람돼 있는 곳.
내성적인 사람들은 좁고 깊게,외향적인 사람들은 넓고 얕게 사귐을 한다는게 일반적인 `설`인데
소위 그 일반적인 `설`이라는 게 검증한 이론은 아니니 크게 믿을 건 없겠다.

요즈음 운전을 하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를 종종 듣는데
그 가사중에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되지...`라는 귀절이 있다.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우니
아름다운 사람한테서 위로받아 외로움을 벗어나라는 메씨지지가 그 노래에는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교류는 마음과 마음을 맺는 것이 기본이라 생각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맘과 맘`을 맺고 싶은데 그게 어려우니까 힘드니까
우리는 관계에서 괜시리 얻은 상처를 묵혀가고 있는지 모른다.
어느 시인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는 싯귀에도
상대의 마음을 완전히 읽을 수 없어 쓸쓸해하는 시인의 마음이 엿보인다.

주위에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개를 기르는 이유는 사람과는 달리 개는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내고
따르기만하기 떄문이란다.
인간관계에 꼭 끼여드는 상처라는 얻기 싫은 부산물이 개 와의 사이에는
있을 수 없기 떄문이라는 이유가 그들이 개를 기르는 더 타당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뭐 무서워 장 담그지 않을 수 없듯이
상처받기 싫어 사람들과의 사귐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그래서 다수가 만나는 `계`가 예나 지금이나 성행하나보다.
일대 일이 아닌 다수 속에 `나`는 맘을 열어보이지 않아도 되고
술렁술렁 얘기 잘하는 사람들에게 가끔 장단만 맞춰주면 무난하기 떄문일까?

한 해가 저물어가니 오래된 고질병인 정리벽이 도져
이곳 저곳 이 것 저것 정돈하며 매듭지으며,
부질없는 얘기도 해보면서  끊임없는 변화를 꿈꾼다 이 나이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