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녹여나는 듯한  9월 중순 가을날에 모니카의 집을 방문했다.


비엔나 정원클럽회원들과 같이 방문예약되어진 근처의 다른 정원들을 돌아보다가 잠시 들른 것이다.

먼저 보았던 곳들은 전문 정원사들이 가꾸어 주는 정돈된 정원들이었으나 

비엔나 정원클럽과 가을비 내리는 날에...(클릭)


이곳은 모니카가 오래전 부터 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가꾸어 온 자연스러움이 익어나는 정원이다. 


오랫만에 찾은 모니카의 정원에서, 사람이 나이들면서 더 원숙해지고 아름다워지거나,아니면  더 어려지면서 단순해지는 경우처럼 정원도 연륜에 따라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


지난 번 찾았을 때도 가을이었었는데 체리나무 줄기가 대문에 늘어져  정원 속안이 거의 안 보였었다.


Monika_P1210203.jpg


이 날은 나이들어 체리나무가 넘어진 것을 베어버려 그자리가 허전하면서 웬지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녀는 나의 아쉬움을 알아채듯이

" 아주 훤해져서 좋아..창가에 빛도 잘 들어오고" 라고 말을 해준다.

Monika_4592.jpg



정원안으로 들어간다.

빗물을 머금은 정원은 평소의 모습보다 사뭇 단정해보인다. 


"식물들이 너무 자라나서 발디딜곳이 점점 모자라 좀 솎아 주었더니 보기좋지?'


모니카의 말을 듣고 보니 옛날에는 빼꼼히 심었던 것이 기억난다.


나는 한참만에 만나도 몇분후면 곧 옛정이 돋아나 반가운 친구처럼 '모니카의 정원'을 돌아보았다.



Monika_4572.jpg



Monika_4574.jpg



Monika_4575.jpg



Monika_4578.jpg



Monika_4579.jpg



Monika_4580.jpg


Monika_4587.jpg



모니카의 죽은 남편은 조각가였다.그리하여 정원 곳곳에 남편의 조각품들이 있다.

거히 40년전에 남편을 보내고  예술품 전시전문하는 일을 해오다 이제는   나이들어 쉰다.

자녀들은 각자 다른 곳에 살고 오로지 그녀 혼자 지내는 그녀의  꽃나라를 거닐며 

그녀가 이곳에서 얼마나 그녀의 삶을 누리는 것일까 상상해 본다.

가끔은 젊은 날  사랑하는 어린 자녀와 남편과 지내던 날들이 떠 오르겠지.

Monika_4590.jpg



Monika_4591.jpg



우리는  정원클럽회원으로 알게된후 정기적으로 만나며 국내외 여행도 같이 다니고 있다.

Monika_P1210187.jpg

( 몇년전 9월에)


항상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관심이  넘치는 그녀와의 만남이 즐겁다.

앞으로도 건강하여 그녀의 정원이 더욱 빛나기를 바란다.


2014년 9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