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설악의 권금성>

부연 하늘을 배경으로 은박지를 접어 꾸깃꾸깃
접어 놓은듯 크고 작은 산들이 연이어
빛을 발하고 있다.

가도가도 끝없는 둘레둘레 嶺들 속에 나는 점점 취해 돌아간다. 
겹겹이 쌓인 은박지를 하나하나 벗기며 다가가는 
가슴에 어릉어릉 눈물이 맺힌다.

주어진 삶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이빨을 옥물고 지내는동안
위축된 몸과 맘이 골이 맺혀 슬픔을 뱉을새도 없이
돌아치는데,

내가슴으로 다가오는 눈쌓인 설악은 왜그리도 징하던지....

불편한 다리 웅숭그리며 오른 권금성의 잔설이 모자란듯,
내가 모처럼 오른것을 축하라도 해주려는듯,
바람에 흩날리며 순간적으로 춘설이 난분분하다.

이름 모를 새 한쌍이 가녀린 나뭇가지를 뒤흔들며 사랑을 나눈다. 

산장지기의 투박한 손으로 내려준 원두커피에
또한번 지나간 세월에 눈이 시큼하다.

되짚어 내려오는 발끝에 눈물 한방울 떨어진다.
너무나도 아름다워 서러운 설악이여~~~!

<동해에 누워>

바다위에 떠서 와인을 마신다.
베란다 끝까지 다가가도 눈아래 땅은 안보인다.
온통 바다위에 집이 떠있다.
침대에 길게 누워 바다를 내려다본다.
베란다 창에 바다가 한가득이다.
수평선이 칠부 능선에 있다.

하늘색보다 물색은 더 진하며 빛난다.
오른쪽에 등대섬....
술은 내가 마셨는데 파도가 주정을 한다.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집에 있으면 이곳이 생각나 몸을 가눌수가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빛과 내음과 소리에
가슴 한조각은 이곳에 떼어보내고 산다.

여보세요~벗님네들~!
이 내말 좀 들어보세요.

이러는 내가 청승인가요?
이러는 내가 주책인가요?
이러는 내가 한량인가요?
이러는 내가 둥이인가요?

몸은 집에 ....맘은 산과 바다에...
늘 고프고, 고픈 이 허기짐은 내 인생에
엔톨핀이랍니다.

이밤에 그창가에 내바다는 촤르륵~~촤르륵
자갈을 매만지며 날 기둘리고 있을꺼예요.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