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동네 목욕탕 갈 때도 구름사이로 달이 헤엄쳐 다녔다.
집에 와 차 한잔  마시는 동안 눈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컴 잠깐 드려다 보고 거실로 나가니,

어머니나~!!!
앞이 자욱하니 부연 도시 사이로 눈이 옆으로 누워서 내린다.
큰 눈송이가 바람에 밀려 작은 송이로 떨어져 나가며

하늘, 땅, 건물, 탄천사이로 그 놈들이 소리친다.

둥실둥실...엥엥...지글지글...와글와글...쌩쌩...쑝쑝...
푸실푸실...보실보실...싸글싸글...종알종알...싸그락싸그락...

뻥튀기가 동시에 1000개나 터져 나오는듯,
가루폭죽이 이곳저곳 안가리고 아무데로나 터지듯,
(아~!  이 커피맛...)

갑자기 아무일 없었던 듯 시침 뚝~! 햇볕이 쨍~!

다시 TV보다 방에서 하늘을 보니
부우연 우주 사이로 또 뒤죽박죽 눈이 위 아래로 날아 다닌다.
(커피 한잔을 타들고 또 거실로.....)

거대한 도시는 또 눈가루 폭탄에 유린 당하고 있다.

"약오르지~?" 하는 듯이 햇볕이 똬리를 틀며 푸식! 나타나고

딴짓하다 다시보면 거실 창문은 또 한치 앞도 안보인다.
그러나 창가에는 눈 한 알갱이도 안 쌓여 있다.

아마도 앉을 새도 없이 바람에 어디론가 밀려 가버리는 것이다.
이 도시는 눈가루 에게 성폭행 당하는듯 하다.

또 반짝~!

탄천의 잔디위로 자로 잰 듯 하얀 떡모판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보아온 낭만적인 눈송이가 아닌
인간을 비웃으며.... !
비아냥 거리며....... !
비지직 거리며....... !

건방떨며 누워서 내리는 눈가루의 폭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