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입술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주먹 만하게 튀어 올랐다.

별로 피곤한 일도 없는디......

 

거울을 보니 피식 옛일이 떠 오른다.

 

나에겐 10살 아래 막내 여동생이 있다.

얘는 태어나면서 아주 예쁘게 태어났다.

엄니가 다섯번이나 연습을 하시더니 드디어 작품이 태어난 것 같았다.

 

그러나  얼굴에 꼭 한군데가 좀 덜 이뻤다.

바로 입술이다.

입도 크고 입술선도 선명하지 않고 두툼하고 윤기도 없다.

어린애가 입술이 까실하니 내가 봐도 별로였다.

 

나는 거울을 보며 회심의 미소을 지었다.

내 얼굴 가운데 가장 예쁘고 자신있었던 것은  입술이었다.

 

먼저 색깔이 빨갛고 윤기가 나고 입술선이 참 또렷하였다.

게다가 꼭 다물고 있으면 야무져 보이기 까지 하고

어릴적 사진에 입 꼭 다물고 찍은 사진을 보면 귀엽기 까지 하다.

 

친척 모두 내가 그 아이랑 같이 있으면 이쁘단 얘기들 만 하였다.   

난 속으로 혼자 쭝얼댄다.

 

흥~! 입술은 내가 더이쁘다구요~!

 

대학 일학년때 초등 3학년인  를 학교에 데리고 갔었다.

 

모두 언니 안 닮았다고 한다.

근데 한 친구 넘이 한마디 한다.

 

닮았네~~~뭐~~~입술이~~~~!!!

(머시라고???)

 

난 그날 부터 내 입술에 대한 나만의 자부심을 버렸다.

 

휘황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내입술은 어데가고

거울 볼 적마다 입술만 보였다.

(두툼,까실, 한접시,하마.......)

.

.

.

.

그러면서 세월은 흘러 입술은 더 푸르죽죽하고

더 커져서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말라서.

(ㅎㅎㅎ 의 아킬레스건은 입술이었다.)

 

나의 자부심이 다시 슬며시 고개를 든다

 

내 입술은 얼굴의 다른 부분보다 더 열씸히 관리해서

여전히 선홍색을 띄우고 또렷하다.

(나 혼자 만의 생각이지만.....워낙 영양상태가 좋아서...)

 

컴 바로 옆에 작은 거울이 있다.

하루에도 열두번 씩 내 입술을 보는데  . 

살찐 얼굴에 파묻혀서 입술이 더 작아졌다.ㅋㅋ

 

2998374_1254579247 입술.jpg

 

다른곳은 쳐졌는데 입술은 안쳐졌다.

일부러 매일 열두번씩 거울 볼 적 마다 입 양끝을 쌜쪽하니 만들어 치껴 올린것이다

 

외출할 땐 열씸히 연지를 바른다.

입술이 건조할까봐...

하도 여러번 바르니 거울도 안보고 연한 피부

다칠까봐 늘 붓으로 그린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 아끼는 그 입술이 왕창 튀어 올랐다.

코 밑에 인중선이 있는 바로 가운뎃 부분이니 꼴불견이다.

 

그나마 바쳐주던 것이 입술인 줄 오늘에야 알았다.

입술에 연지 바르는 대신 열씸히 약이나 발라야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