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1875~1926) 가을철에 많이 읽혀지는 전세계인의 이 애송시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독일어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대표시중의 하나이다. 그는 가을날에 느끼는 인간의 고독과,가을의 자연적 서정성 을 조화하여 인간실존과 신의 섭리를,인간 근원적 고독으로 자신을 성찰하며 자연앞에 인간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신에게 간구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 시의 구성과 시인의 표현성; 이 시는 간단하게 삼연으로 구성되었다. 그는 연과 연의 관계를 가을날의 세모습으로 보여준다. 1연은 해시계위의 그림자라는 시어로 계절중 가을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가을의 시작되었음을 일컫는다. Es ist Zeit. 원어 독일어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시점을 나타낼 때 표현하는 문구이다. 2연은 모든 만물의 완성되는 마지막 순간, 인간의 노력으로는 한계성이 있는 우주를 다스리는 자연의 축복을 남국의 뜨거운 태양빛으로 상징하며 신에게 경건히 기원한다. 3연은 가을의 삼단계인 쓸쓸한 모습을 그리며 근원적 인간고독의 자아를 표현했다. 그러나 신에게 들려주는 시어법에서 시인, 즉 인간이 신에게 기원하는 구원의 기도가 내재되어있다고 본다. 고독: 릴케는 "예술가에게는 깊은 외로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릴케의 작품에는 고독을 노래한 시가 많다. 이시가 쓰여진 시대는 1902년으로서 시인의 나이 27였을 때였다. 그가 뮨헨지방에서 만난 러시아의 연상 연인 루우 살로메의 영향을 받아 파리로 이주하여 조각가 로댕의 비서로 지내던 시절이다. 이 시절 릴케는 파리의 개방된 문화 속에서 조각가 로댕을 통하여 사물을 통찰하여 보는 눈과 자세에 대하여 배우게 된다. 바로 이를 자신의 시 창작에 응용한 작품으로 사물을 명확하게 꿰뚫어 보려는 노력과 현실 세계를 진지하게 살아가려는 결의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가을의 계절 감각을 전체 인생과 연결시킴으로써, 고독의 깊은 의미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는 자연의 변화 앞에서 무구한 감회를 가지게 되는 시인의 성찰이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시로서 자못 종교적 경건한 분위기가 시 전편에 흐른다. 가을이라는 계절의 이중성, 즉 풍성한 수확함과 자연의 휴식기에 속하는 황폐함을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에 대비대조시켜 우수와 고독을 표현하였다. 인간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 흘린 노력에 대비하여 무수한 능력을 지닌 신의 권능을 생각하고 있다. 얼마전 부터 도시를 떠나 자연에 나와 지낸다. 하루 하루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자신이 자연속에 융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 설레이는 소망이 담긴 느낌을 릴케의 시에 융화 시키며 이 가을날들을 지켜 본다. 2011년 10월 8일 동 알프스 부클리게벨트에서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2011년10월 4일 알프스 초입 Buckligewelt에서 )
이번 해 2011년이 시작되고
새순을 보며 부드러운 바람결에 설레이며 희망을 가졌던 봄이 지나자
점점 푸르러지며 강열한 태양속에 열정을 지녔던 여름이 지나 어느새 가을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름흔적이 간간히 보이는 자연속에
열매들을 완성시키려는 강열한 햇볕에 눈이 부셔하다가도 ..
바로 스러지는 석양을 아쉬웁게 맞이하는 하루 하루가 요즘이다.
며칠전부터 릴케의 시가 저절로 떠올라 입안을 맴돌았다.
수십년전 이 시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는 내나이가 십대였었다.
이제 생각하니 과연 무엇에 매료 되었었을까 싶어진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란 아스팔트 킨트였다.
(주. KIND: 어린이라는 독일어에서 파생되어 '아스팔트 킨드'라 함은 '도시의 어린이'를 일컬으나
성장후에도 도시에서만 지내는 성인을 일컬어 '도시인'을 의미한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처음으로 전원생활을 체험하게 되었다.
때때로 주로 주말에 들르다가
가을이 시작되면 주중에도 찾아오며 더욱더 자연에 머무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지금 머무르는 이곳은 알프스 제일 동쪽초입으로서 부클리게벨트라는 지역이다.
이곳 전원생활을 하며 과일이 익어가고,이파리들이 단풍들어감을 눈에 담는다.
릴케가 언급한 남국이틀의 의미를 이제는 제대로 알아간다.
눈부신 태양빛을 온맘과 가슴으로 받으며 나 또한 익어간다.
나의 인생도 계절중 바로 이 가을이라고 생각하면서...
오스트리아는 9월 23일 부터 가을의 시작이라고 절기를 구분한다 .
이날도 이곳 전원으로 나와 가을을 반갑게 만났었다
가을 시작 하루후인 9월 24일 부클리게벨트를 산책하다
양귀비가 초원에 아직도 피어있는 모습에 지난 여름을 환기하였다.
한여름에 무리지어 빠알간 정열을 뿜어내던 꽃들이 하늘 하늘 드문드문 보이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면 못보게 되리라는 생각에 한동한 그곳에서 머물었었다.
나의 가을은 이렇게 정열의 여름을 아쉬워 하며 시작된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가을은
릴케가 주님께 구한 그 이틀의 뜨거움이
정말 절실 했었는데(여름에 줄곳 비가 내린 관계로)
초가을이 여름처럼 더웁고 뜨거워
가을은 천천히 왔으나
가을이 시작되고서야 정말 모든 과일에 비로소 단맛이 스미어
푸~웅년이 되었지
고맙고,감사하다
허락 하신 분 께.....
꽃핀 들판의 너를 보고있자니,
예전에 본 한발의 총성과 함께 끝나는 영화
들판이 꼭 네사진속 부클리게벨트를 닮은 영화
"엘비라"였던것 같은데..
그 영화가 생각나네..
나도 사진속으로 스며들고 싶네..
양귀비 꽃을 보니까
여행할때 "아우슈비츠"가는 길이었던가..
하여튼 버스 차창 밖으로 지천으로 피어있던
저절로 한숨처럼 탄성이 나오던 양귀비밭이 생각나네..
나도 이름도 멋진 그..부클리게벨트에 있고싶다..
영혜야! 나도 그영화 보았어 . 정말 초원이 아름다웠지..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에 맞추어 주인공 여자배우가 줄위에서 무용하는 것을 숨을 죽이고 보았단다 .네가 전에 양귀비보며 여기 여행했었을때 내가 홈피가입하기 전이라 연락이 안되었구나 .아쉽네,, 다음에 올때는 연락이 되니 우리가 같이 초원을 걸어보자.내가 네사진 많이찍어줄께 ㅎㅎ 영화보다 더 멋있게 ...증말.니글을 보면 니가 여기 있어..... 어제부터 비가오더니 갑짜기 추워져 벽난로를 피웠더니 가을기분이 무르익어가네..몸조심하고 잘 지내자 우리모두! 안녕!
9월 23일 저녁녁에 불현듯 이곳에 오느라고 먹을 거리를 못사와서
다음날 토요일아침 아랫동네로 아침식사도하고 장도 보러 차타고 가는데
위의 양귀비와 보라빛 야생화가 얼마나 예쁘게 보이는지....
차를 세워놓고 동영상을 찍었다. 이럴 때는 나이도 잊어버리는가 보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경운기로 일하는 농부의 부지런한 소리가 녹음되었다.
차타고 가며 듣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하려고 차문을 열어 제쳤었는데,
경운기 소리때문에 잘 안들리지만 나름대로 정답기도. ㅎㅎ
저절로 지난 6월초 헝가리 정원훼스티발 보러 차타고 가다 보았던 양귀비무리가 떠오른다.
(참조:처음부터 20초쯤까지 왼쪽길가에 꽃무리가 많이 보여요~)
오스트리아의 근현대 대표미술가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에서도 양귀비 들판모습을 볼수있다.
이 날 아주 소수의 양귀비를 보면서 전개되는 나의 상념은 지난 여름으로 불러갔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상념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말이 맞는가 싶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서도 바로 얼마전 일어난 일이 아주 오래된 옛적얘기인듯 하고
정말로 오래된일이 바로 어제인냥 생생할 때가 있으니...
위에서 차를 세워 놓고 동영상을 찍고 산책한 후
원래계획대로 아랫동내에 내려와 성당옆 카페에서 아침식사도 하고 장도 보았다.
오래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다.
이 카페는 이지역 주민들의 사랑과 기쁨의 랑데뷰장소이다.
주로 연금자들이 매일 만나는 곳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기분이 드는 것이더라니 ㅎㅎㅎ
가을 화원:
성당 바로곁 화원을 들르니 가을을 맞이하는 장식이 대부분이다.
넉넉치 않은 공간에 올망졸망 장식된 도시 꽃집과 대조적으로
넓은 공간에 자연스럽게 귀엽게 장식한 것이다.
장식된 주홍색 꽈리를 보자 정말 가을을 만나는 느낌이다.
국화향이 연연히 나고...
둘러 보다 유리집으로된 온실로 들어가니
아~! 여기는 봄봄봄!라니...
넓디 넓은 온실안에 봄꽃이 싱싱히 자라고 있다.
계절을 초월하는 식물을 보면서 내맘도 순간적으로 봄으로 돌아가기도...
화원온실에서 봄꽃을 때가 아닌 가을에 보고나니 오랑캐꽃을 좋아했던 문인 전혜린님이 떠오른다.
연상 작용으로 전혜린님이 썼던 글 또한 생각나는것은 ,
며칠째 이곳 근교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의 공통분모적인 것을 느껴서 이리라.
릴케와 루우가 살았던 교외
릴케가 아니고도 이같은 곳에서 애인과 둘이 살면
아무 누구나 '자기의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것이 마지막으로 뮨헨의 교외에서 살았을 때의 기억이다.
그것은 전차의 종점에서 또 버스를 갈아 타고 그 종점까지 간 곳에 있었던 목가적인 별장 구역에 있었다.
백화나무 숲속에 보이는 방갈로풍의 단층집들이 도시를 떠난 기분을 자아내고 있었다.
내가 세 들었던 집도 이런 방갈로의 하나였다.
마당에는 커다란 사과나무도 있었고 튜울립 꽃밭과 복숭아,호도,밤등의 과실나무가 여기 저기 서 있었다.
부엌겸 식당, 서재, 침실, 목욕실, 어린이 방으로 된 오목 조목한 단층집이었고
서재와 침실은 큰 유리문을 열면 곧장 테라스로 연결되어 있었다.
바로 테라스 앞에 쟈스민 나무가 피어 있었고 거대한 보리수의 고목도 있었다.
이테라스에서 우리는 늘 식사를 했었다.
꽃잎이 날아 떨어지는 것을 보거나, 평원에 가라앉는 긴 낙일을 보면서-----------
또 어떤 때는 비는 안 오고 번개만 한 시간가량 그냥 연달아 칠 때가 있었다.
그것을 볼때의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많은 도보 원족을 갔다.
주먹밥을 싸들고 손을 붙잡고 마가렛과 양귀비꽃이 핀 들판을 끝없이 걸어가서 풀꽃을 한집 따 온 일도 있고,
바로 근방에 있는 전나무숲( Fichtenwald)에 들어간 일도 있다.
이 전나무 숲은 몇백 년 된 듯한 거대한 수목이 빽빽하게 서 있어서 낮에도 굴속같이 캄캄했고
보이는 것은 매끈하고 곧게 솟은 전나무의 줄기들 뿐이었다.
어두운 때문인지 지면은 이끼로 덮여 있었고 그 이끼도 몹시 두껍고 보드라왔으며, 검은 초록빛이었다.
어둠 속을 잘 보면 그 이끼위에 오랑캐꽃이 피어 있는 것이 보였고,
오랑캐 꽃을 특별히 좋아하는 나는 미친 듯이 달려가서 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들었다.
유난히 짙은 보랏빛이었고 꽃송이가 크고 꽃줄기가 굵고 길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숲이 끝나는 곳에 또 풀밭이 전개 되었고 사격장이 시작되기 전에 음식점이 하나 있었다.
그 숲에서 잡는다는 노루 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었다.
밤나무 밑에 테이블이 하나씩 놓여 있었고 깊은 지하실에서 가져다 주는 포도주는 차고 맛있었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볼프라츠하우젠이라는 교외로 나오는 데
이 곳에는 릴케가 1897년에 그의 애인 루우(Lou)와 함께 살던 나뭇잎으로 뒤덮인 방갈로가 지금도 그대로 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살고 있으나.........
스물 한살에도 무명시인이었던 릴케는 당시 여류작가로 이미 명성이 있었던 설흔 일곱의 루우 살로메에게
장미와 편지를 수없이 바쳤었고 1897년 칠월에 이곳에서 한달 동안 꿈같은 생활을 했었다.
사진에서 본것보다 더 아름다운 장난감 같은 방갈로였다.주위에는 백화나무가 꽉 차게 서있었다.
그 풀밭 위로 릴케는 루우와 함께 맨발로 걸어다녔다 하며, 빵과 야채와 달걀만으로 살았다 한다.
그리고 그는 루우에게 수없이 많은 시를 바쳤었다.
"너는 유대한 여명"
"내 눈의 빛을 꺼다오"등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는 다 이 시기에 썼고
이시기에 루우는 그에게 있어서 신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 하나 없는 벌판에 풀밭과 꽃과 수목에 에워싸여 비둘기장 같은 방갈로에서
애인과 둘이 살면 아마 누구나가 '자기의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볼프라츠하우젠에 가보기 전에는 나는 릴케와 루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골의 정적과 백화와 전나무와 꽃에 덮인 풀밭의 한가운데서 나는 비로소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루우가 릴케에게 준,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 없어.
한그루의 무화과나무, 또 우리들 마당의 돌담의 이끼낀 틈에서 피어 나오는 새파란 오랑캐꽃의 무리.....
이런 것들이 가장 사실적인 것, 알아야 하는 것, 반드시 체험해야 하는 것이야..."
라는 글도 여기서 생각할 때 가장 실감있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또 릴케가 루우에게,
" 너는 밤과 시간의 뒤에 우는 닭소리다. 너는 이슬이다. 아침 미사다.소녀다. 낯모르는 남자다.어머니다.죽음이다"
라고 한 말도 이 배경 속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말로 들렸다.
그 만큼 평원은 망망하게 넓었고 풀과 나무는 무성 했었고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사랑이나 죽음 이외의 다른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게 하는 외따른 장소....... 이것이 그 교외의 인상이었다.
나는 원래는 도회를 좋아한다. 그리고 먼 소풍의 친구는 아니다.
그러나 그 때의 그 주먹밥들고 맨발로 이끼 위나 거닐던 소풍은 다시 해보고 싶어 질 때가 있다.
그리고 나무와 풀이 있는 대로 자라나고 있는 교외의 방갈로야말로
살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나곤 한다.
(1962.시월. 가정생활 에 발표된 전혜린글)
릴케의 청춘시절 전원생활이 그려진 얘기를 거듭 돌이켜보니
어느덧 세월이 백년이상 훨씬 지난 것이다.
오늘 21세기에 살고 있는 나는 릴케와 어느 정도 다른 감각으로 자연을 대하는지 생각해본다.
내가 어린 시절 한국에 살면서 동경하던 유럽의 전원모습...
고호의 붓발의 흔적이 남겨졌던 전원그림, 모네의 연꽃그림등등,,, 얼마나 호기심으로 보았었던지.
처음 이곳 와 곳곳에서 이미 머리속에 입력돠었던 실제를 보면서 동시에 어린날의 내모습이 반갑게 떠올랐었다.
그러나 세월따라 감정도 희미해져 가는 것이었다.
이번 가을에는 점점 잊혀져 가던 푸풋하고 싱싱한 내 젊은날의 감성이 살아나는 듯...
볼프강 호수:
얼마전 아직 추워지기 전에 잘츠부르그를 다녀왔다.
잘츠 캄머굿의 볼프강 호숫가 에는상트 길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먼옛날부터 모짜르트 외갓집이 있다.
한여름에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이마을을 넘치게 한다.
그러나 요즘 이 상트 길겐마을도 가을을 맞아 한가하다.
쌀쌀한 날씨에 푸르디 푸른 호숫물을 보며
저~멀리 배를 타고 떠나고 싶었다.
Wolfgang 호수의 물빛이 너무 창창하다 못해 처연토록 푸른 빛에
루우 앙드레아 살로메의 "볼가강"시를 떠올렸다.
"볼가강"
"Wolga"
루우 앙드레 살로메
Lou Andreas Salome
너 비록 멀리 있어도 난 너를 볼 수 있다 .
Bist Du auch fern; ich schaue Dich doch an,
너 비록 멀리 있어도 넌 내게 머물러 있다.
Bist Du auch fern; mir bleibst Du doch gegeben:
표백될 수 없는 현재처럼, 나의 풍경처럼,
내생명을 감싸고 있구나.
Wie eine Gegenwart, die nicht verblassen kann,
Wie meine Landschaft liegst Du um mein Leben.
네 기슭에서 내 한 번도 쉬지 않았더라도
네 광막함을 난 알 것만 같다.
Haette ich an Deinen Ufern nie geruht;
Mir ist, als wuesste ich doch um Deine Weiten,
꿈결은 항상 네 거대한 고독에
날 상륙시킬 것만 같다.
Als landete mich je Traumeflut(꿈결)
An Deiner ungeheuer Einsamkeit (고독)
.............................................................................................................
볼가강은 러시아에 흐르고 있다.
독일 장군의 딸로서 러시아에서 태어난 여류시인 루우(1861~ 1937)는
볼가강을 인용하며 자신의 (=인간) 고독을 표현했다.
아주 간결한 문체속에 담겨진 심연의 표출이 두두러진 시이다.
특히 이부분이 ...
너 비록 멀리 있어도 난 너를 볼 수 있다 .
Bist Du auch fern; ich schaue Dich doch an,
너 비록 멀리 있어도 넌 내게 머물러 있다.
Bist Du auch fern; mir bleibst Du doch gegeben
그 다음 부분은 보충설명이라고 할 수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함축된 초반부 귀절이다.
읽을 적마다 그녀의 심경을 어찌 이리 간결명료하게 표현하였는지에 경이롭다.
나도 그녀처럼 깔끔한 감정처리를 하고 싶다.
일요일 (10월 30일) 새벽 3시부터
섬머타임이 해제되고 정상시간으로 돌아왔다.
현대인이 만들어논 시간의 당김과 돌림방식이다.
가끔 생일과 생시,
추모일과 추모시를 생각하다보면
이런 시간계산방식이 없던 시절과 현재가 한시간차이가 나는게 좀 거북하다.
겨울에는 상관 없지만
3월말부터 10월말 사이의 시간은 우주의 시간과 확실히 차이가 나는게 아닌가..
아니면 어차피 처음 시간도 인간이 만든 것인데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지 생각하면 그만인가?
하여튼 이제는
한국시간과 계산하려면 8시간 차이가 난다.
이제 정상적으로 한국시간의 느낌이다.
한국의 자,축,인,묘,,,,, 시의 계산이 들어맞는 시기가 다시돌아왔다.
오늘 11월 1일은 오스트리아와 인근유럽국가의 위령성일이다.
모든 묘지에 성묘객들이 찾아간다.
해마다 이날이 돌아오면
웬지 가슴 한곳이 아리해진다.
성묘를 못 가는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인가는 나도 저기 저 땅으로 돌아 가는데
아무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상념의 돌출이겠지 싶다.
10월 초에 아무 연관도 없는 묘지를 찾았었다.
정확히 말하면 화장한 재를 묻은 르네상스궁전의 묘지였다.
아침의 햇살에 신비로운 느낌으로 닥아오는 그곳에서
무한한 감명을 받았었다.
언제부터인가 여행하다가도 묘지를 찾는 습관이 생겼다.
비석에 적혀진 글들을 읽다보면
죽은사람의 일생을 유추하게 된다.
아무 비석도 없이 조각으로 유족의 기념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결국 묘지는 죽은자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위로가 되는 곳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사람과 달리
동네마다 동네 묘지가 있고
성당옆에도 묘지들이 있어
주일마다 미사후에 먼저간 가족들을 찾는 이곳의 풍속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신부님 말씀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바로 천국과 접하는 곳입니다.
지금 땅에 묻혀진 이들도 바로 우리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라고
그래서 성당곁에 성당묘지가 있다고 설명하는데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오늘은 성묘 못하는 사람들이
나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날이다.
11월은 이렇게
모든 영혼을 위로하는 종교절기날로 시작되는 것이다.
만물이 추수가 끝나가는 11월과 참으로 어울리는 철에
살아있는 사람또한 언제인가는 완숙후에 소멸된다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과 조화롭다.
과연 죽음을 겁내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며칠전 라디오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들은
프랑스 노장 작가 STEPHANE HESSEL의 말이 감동적이었다.
(1917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1924년 파리로 부모따라 이주했다.
1937년 당시 20세에 프랑스인으로 귀하했다.
1945년 즉 28세부터 뉴욕 유엔기구에서 프랑스 대표자가 되었다.)
현재 94세인 그는 " 분노하라!" 라는 단문으로 요즘 세계의 관심받는 작가이다.
유창한 독일어를 또렷또렷 구사하는 방송대담에서
죽음에 대해서 겁이 안난다.
오늘 밤에 자고 나면 내일 아침에 눈이 떠지듯이
죽고나면 또 다른 세계에서 눈이 떠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죽음후에 일어날 것을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는다... 라고
노령의 나이에 불구하고 담담히 말했다.
지금도 80여편의 시를 암송할 수있다는
그의 혜철한 인간상이 존경 스럽다.
방송들은 후 마련한 그의 소책자 겉장에 적힌
그를 대표하는 문귀를 읽으면서 그가 무엇을 피력하려고 하는지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이룬다는 것을 일컫는 것은 저항한다는 것이다.
저항을 한다는 것을 일컫는 것은 새로움을 이룬다는 것이다."
" Neues schaffen heisst Widerstand leisten.
Widerstand leisten heisst Neues schaffen"
동서고금을 통해 내려오는 여러 현인들의 뜻이 이글안에 집약된 것같다.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 릴케는 죽음에 대해서 어떠한생각을 했었는지 궁금하다.
이제( 02:59분) 눈을 부쳐야 겠다. 내일 아침 다시 눈이 떠지기 까지.
11월 1일 비엔나 중앙 묘지를 저녁녁에 방문 하였다.
수많은 시민들이 산책하듯 다니는 것이 정다워보였다.
이네들의 풍속으로 전해오는날의 한모습으로 보여서인가 보다.
꽃집에는 건초화를 비롯 가지가지 장신구들이 즐비했다.
묘지문이 닫혀가는 시간에도 가게문을 닫을 생각을 안하듯이 바닥에 그대로 펴놓고 있었다.
유명인사 묘소에는 헌등초를 밝히는 성묘객이 줄을 이으고...
나처럼 아무 연고 없이 빈손으로 그곳을 찾는 사람이 곳곳에 눈에 뜨이듯이
아무도 찾아온 흔적없이 장식없는 묘지도 눈에 띄였다.
웬지 그런 곳들이 맘에 들어왔다.
이런 묘의 연고자들도 어디선가 이곳을 오지못하는 곳에서
나처럼 이날을 기억하며 맘이 아릴것 같았다.
모색이 짙어가며 어둠이 내리자
곳곳에 켜진 초들이 더 환하게 비쳐지는 것처럼
내맘도 환해지며 그곳을 떠나왔다.
릴케가 쓴 가을에 대한 또하나의 시.
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네
저 먼 곳에서 찾아온 듯
머나먼 하늘나라의 정원이 시들 듯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지고 있네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 무수한 별들로
정적 속으로 떨어져 내리네
우리도 모두 떨어지고 있고
여기 이 손도 떨어지고 있는 것을
그대여 보라
온갖 것들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허나 그 어느 한분이 있어
떨어지는 이몸을
무한히 정감어린 손길로
떠 받아 주시는 것을 .
Herbst
Die Bl?tter fallen, fallen wie von weit,
als welkten in den Himmeln ferne G?rten;
sie fallen mit verneinender Geb?rde.
Und in den N?chten f?llt die schwere Erde Wir alle fallen. Diese Hand da f?llt. Und doch ist Einer, welcher dieses Fallen (1902,Aus: Das Buch der Bilder')
aus allen Sternen in die Einsamkeit.
Und sieh dir andre an: es ist in allen.
unendlich sanft in seinen H?nden h?lt.
옥인후배,
하루가 다르게 나무들이 잎을 떨굽니다
어제 저녁에 음악방에 올린 저녁별의 노래듣고 혹시나해서
나가보니 정말 홀로 나온 저녁별을 볼수가 있었어요
비엔나 중앙 묘지를 보니 전날 찍은 사진 다 잃어버리고 황급하게
다시 돌아갔던 아침에 생각 납니다
그 짧은 아침에 2 장례행렬을 보았지요.
젊은이ㅡ 늙은 사람 아기까지 모두 함께 한 장례와
신부님과 땅을 파는 인부 만이 함께 한 쓸쓸한 장례.
모두가 가는길을 보았습니다.
김혜경 선배님,
저녁별의 노래 요즘철과 잘 어울리지요?
요즘 거히 매일 듣고 있어요.
올려주신 사진을 보면서 저도 거기에 바로 있는듯 했어요.
선배님께서 얼마나 집중하며 앵글에 잡으셨을까 상상이 되었구요.
그날 혼자서라도 다시 잘 다녀 오셨어요. 피곤은 하셨지만....미련이 덜 남잖아요.
이런 정경을 저도 가끔 만나고 있지요.
5월의 모습이라 꽃들이 보이고 지금처럼 낙엽은 안보이네요.
제가 11월 1일에 다녀온 날은 낙엽이쌓인 풍경이 한창이었어요.
일년중 11월은 항상 죽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여러가지 지난일 생각에 잠기는 때가 종종 있어요.
가을 시작은 여름의 흔적과 더불어 석양빛 처럼 부드럽게 시작하지만
가을이 점점 깊어갈수록 모색에 어두워지는 것처럼 상념이 많아 지는 듯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책에 집중하며 남어지 남은 11월을 좀더 뜻있게 보내려고요.
정말 어두워지면 저녁별이 빛나는 것처럼요...
올려주신 사진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옥인...
릴케와 함께 연 가을의 창
깊은 언어들이 가득하구나.
11월...
벌써 스무날이 지나고 있고...
어쩔 수 없이 여러가지 상념 속에 빠져 들지만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는 공기로 가슴을 채우고 있지....
11월이 시작되는 날
나는 온갖 기운을 다 모아 대기 속으로 나갔다.
씩씩한 보폭을 연습하며...
서울을 에워싸고 있는 산들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화강암... granite...
특유의 따듯함을 품은 바윗돌...
청계천 산책 길을 조성하고 있는 돌들의
자연 속 원형...^^
그곳 친구에게도 보여주렴.
(차례를 기다리며 위를 치.어.다. 보고있는 연두색 웃웃...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 거 같아?
'저 밧줄 안잡고 맨손과 발로 바위를 짚으며 오를 수도 있을텐데...'
Leader가 말려서 결국 연두웃옷도 밧줄을 잡고..
더 정확히는.. 마지막 열 댓 걸음은 완강히 부여잡고....^^ 올랐어.).
은화는 햇볕이 화창한 날씨에 11월을 시작했구나..
어제( 19일) 부터 근교에 나와있어.
Du bist die Ruh (poem of Friedrich R?ckert),
music by Franz Schubert -
Dietrich Fischer-Dieskau (baritone), Gerald Moore (piano),
recording 1952 (우리가 태어 나기전에 녹음했었네...)
Du bist die Ruh,Der Friede mild,
당신은 평온,온화한 평화,
Die Sehnsucht du,Und was sie stillt.
동경이다 당신은,그리고 그것을 달래주는 것.
Ich weihe dir Voll Lust und Schmerz
나는 바친다 당신에게 충만한 환희와 고뇌를
Zur Wohnung hier Mein Aug und Herz.
거주하기 위해 이곳에 나의 두눈과 마음을.
Kehr ein bei mir Und schliesse du
오라 여기 내 곁에 그리고 닫아라 당신이
Still hinter dir Die Pforten zu!
고요히 당신이 들어온 후에 문들을 꼭(닫아라)!
Treib andern Schmerz Aus dieser Brust!
몰아내라 다른 고뇌는이 가슴에서!
Voll sei dies Herz Von deiner Lust.
가득채워라 이 마음을 당신의 환희로.
Dies Augenzelt Von deinem Glanz
이 눈의 천막을 당신의 광채로
Allein erhellt, O f?ll es ganz!
홀로 밝혀주오 오 채우시오 그것을 충분히
11월 19일은 슈베르트 죽은 날이야.
어제부터 오늘 하루종일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고
그에대한 서적을 읽었어.
31년 남짓한 생애에 그가 남겨논 것들에 무한한 존경을 보내면서...
날씨가 짙은 안개가 끼여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을 깊게 느끼게 하네.
스마트폰으로 열어보니 은화 사진느낌 전달이 아쉬어서
렙톱에 연결해서 보고 있는데,,, 속도가 느려서 좀 기달렸지.
사진이 참 선명하네... 바로 돌을 만질 수 있는 느낌이야.
친구에게 보여줄께.. 드디어 청계천 돌의 출처궁금이 해결되겠네^^
고마워~ 사진을 올려주어서..Danke dir!
연두웃옷의
완강히 부여잡았을 손의 긴장감이 신선하게 전해온다.
그래~ 우리는 살아있는 거야.
생사를 사고하기 이전에 우리는 이렇게 살아지고 있는 것이고...
요즘 내가 느끼는
하루 하루, 시, 분, 초, 너무 너무 소중해.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더욱더...
가슴속 깊이 느끼는 삶을 영유하고 싶어.
내일 다시 비엔나 돌아 갈거야.
잘 지내고 좋은 주간 맞이하기를 바래.
위의 슈베르트 예술가곡 이 LP를 틀어놓고 녹음한 것이라
잡음이 들리지만 향수감이 들어 올렸었는데,
깨끗하게 들리는 것을 다시 올립니다.
휘셔 디스카우, 모아의 콤비연주한 것이에요.
Du Bist Die Ruh - The Most Beautiful Song in the World
English translation with German
Du bist die Ruh...
거의 매일 듣고 있어. ^^
감사! ^^
슈벨트를 들으면
많은 생각과 기억들이 떠올라...
독일어가 참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이번엔 내가 독일어를 새롭게 시작해 볼까... 생각도 하게 하면서 ^^
(나의 오빠 운운하던 글은 지웠어. 너무 깊게 감정 속으로 빠져드는 걸 벗어나기 위해서 ^^)
이젠 정말 겨울이네...
좋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많이 누리기를...
슈베르트 - 들장미, D.257 Lyrics 歌詞
Sah ein Knab' ein R?slein stehn,
R?slein auf der Heiden,
War so jung und morgensch?n,
Lief er schnell, es nah zu sehn,
Sah's mit vielen Freuden.
R?slein, R?slein, R?slein rot,
R?slein auf der Heiden.
Knabe sprach: Ich breche dich,
R?slein auf der Heiden!
R?slein sprach: Ich steche dich,
Daß du ewig denkst an mich,
Und ich will's nicht leiden.
R?slein, R?slein, R?slein rot,
R?slein auf der Heiden.
Und der wilde Knabe brach
's R?slein auf der Heiden;
R?slein wehrte sich und stach,
Half ihm doch kein Weh und Ach,
Mußt es eben leiden.
R?slein, R?slein, R?slein rot,
R?slein auf der Heiden.
방긋웃는 월계꽃 한송이 피었네
향기로운 월계꽃 힘껏품에 안고서
너의 고운얼굴을 어루만져 주었다
사랑스런 월계꽃
사랑스런 월계꽃 내가슴에 안고
고개숙여 볼 때에 미소를 띠어주네
사랑스런 월계꽃 항상품에 안겨라
사랑스런 월계꽃
은화야!
Schubert의 음악을 첨으로 들었던것이
어린 시절
번역가사의 자장가, 들장미 등등이었지...
좀 더 자라서
독일번역문학을 소녀시절에 접하면서
원어의 실체감을 망연히 동경했었고....
그냥 내 느낌을 말하자면,
무언가 논리적인 어체였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싶어서
고2 겨울 방학때
오빠의 제고동창이자
우리 9기친구의 오빠 (서울대 독문학 재학생으로 후배를 양성할까 기대했던 ㅎㅎ)에게 과외공부를 했었어.
그 때,
울엄마는 대학시험준비로 영어와 수학을 과외 공부하라고 했는데,
난 그 비용으로 내가 하고 싶은 독일어 과외를 정말 열심히 했었지.
독일어 사전 뒤에 부쳐진 불규칙 변화를
하루하루 몇장씩 나중엔 몽땅 외워버렸었어.( 아~! 그리운 시절 )
어느날 군대갔던 울오빠가 휴가차 나왔다가
내 책상위에 펼쳐진 독일어 공부흔적과 원서시집을 보고는
눈치를 채버리고 나의 의중을 알아버렸어.( ㅋ 운명의 협곡이 시작이랄까?)
그겨울에 외웠던 시들... 아직도 가슴을 뛰게 하는 신비!
겨울방학이 마치고 나서 얼마후 학년이 바뀔때,
과감히 이과반에서 문과반으로 옮겼어.
나중에 모든 것을 알아버린 부모님이
독문학을 반대하시며
이과가 그정도로 부담스럽다면
계속 피아노 배웠던 것을 바탕해서 음악대학으로 가라고 당부하셨지( 일종의 타협?)
미래의 모든것이 아직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의 나는 그제안을 받아드리고...
그리고 대학졸업, 결혼 등 10여년이 지난후
음악을 더 공부하려고 온곳이 바로 독일어 권이네 (운명의 만남? ㅎㅎ)
일상이 독일어인 이곳에서
우선은 대화를 위해서 독일어를 쓰면서..
나는 다시 그시절의 꿈을 피우기 시작했구나.
첨으로 이곳에와서
기본독일어과정과 병행으로
음악을 배우면서
교수님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사전을 항상 들고 다녔단다.
잘 이해가 안되면
피아노책에 적어달라고부탁하면서 까지.
한 앙상블 활동을 6년정도 할때,
첨 2~3년간에도 독일어 사전을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대화중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당장 사전을 찾아 보았어.
그 때의 인식욕은 주위사람의 관심을 받으면서
친절한 무료 개인지도까지도 받았단다 ㅎㅎ
Du meine Seele, du mein Herz,
Du meine Wonn', o du mein Schmerz,
Du meine Welt, in der ich lebe,
Mein Himmel du, darin ich schwebe,
O du mein Grab, in das hinab
Ich ewig meinen Kummer gab!
Du bist die Ruh, du bist der Frieden,
Du bist der Himmel, mir beschieden.
Daß du mich liebst, macht mich mir wert,
Dein Blick hat mich vor mir verkl?rt,
Du hebst mich liebend ?ber mich,
Mein guter Geist, mein beßres Ich!
그리고는 피아노와 작곡에서 음악학으로 연결하며
나의 부전공인 종합예술( 철학, 예술사, 비교문학을 총체함)에서 드디어( ㅎㅎ)
독문학을 탐구하며 독어로 번역된 세계문학에 인접하게 되었고...전공보다 더 열심히 ^^
시간을 따져보니
고2에서 20년 가까히 지난 나이였는데
나는 이때 미치게 독일어에 빠져버렸어.
이곳의 문과에서는 라틴어를
등록 3학기 전에 통과 해야 계속 수학이 되는 커리큘럼이야.
햐! 라틴어?
독일어가 4격변화라면
라틴어는 6격변화야.
주어가 생략하면서 동사의 변화로 주어를 유추해야하는 게야.
한국에서 귀경도 못했던 라틴어를
2학기내에 독일어 번역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도 하지.
많은 외국학생들이 이시험에서 탈락되어 대학을 떠나는데,,,
그해 겨울 성탄방학부터 2월 까지 밤을 새워가며
라틴어에나오는 독일어번역문귀들을 무조건 외웠어.
( 예: 시저, 율리우스 등등 고전이 대부분)
무척 부담되는 시험을 앞두고
그해 겨울내내 강박감이 내온몸을 쌓았었지.
이제 생각하니 내인생에 있어서 그때 만큼 독일어를 집중적으로 했던때가 없는 것 같아.
아직도 샘솟는 젊음의 기운이 나던 순간들이었지.
3월에 다음 학기 시작전에
인문대학 대강의실에서
독일어 사전 동반하는 라틴어 필기시험을 5시간에 걸쳐 치루었어
마치고 나니 정신이 몽롱하더라고.
필기시험을 통과했다는 전갈과 더불어 실기시험을 언어학 실험실에서 봐야한다는 편지를 받았어.
불과 몇주후,,,해드폰을 끼고 듣고 보는 시험..
그리고는 라틴어 학과장과의 면담...
교수가 웃는 얼굴로 나를 한참 보더라고( 내심으로 아! 통과했넴 ㅋ)
교수: 몇점 받을 꺼 같습니까?
나: 합격된 점수라면 이왕이면 좋은 점수로 주시면 안될까요...
어디서 나오던지.. 배짱이 두둑해지더라고 ^^
이렇게 라틴어를 통과 했지.
그리고 고전문학에서 현대문학을 넘나들던 즐거움의 나날들...
은화야!
우리가 다시 만난것이 얼마 안되어서
우리가 그동안 살아왔던 얘기가 세월을 뛰어 넘지만,
나의 인생은
아직도 소녀시절의 꿈을 채우는게 아닐까 생각돼.
그만큼 어린시절에 이미 우리의 정신적 성장은 어느정도 이루어졌었던게 아닐까?
이제는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는 독일어가 아닌
일상에서 신문,잡지, 문학서적을 읽으면서
슈베르트,슈만 등등..곡의 가사내용을 가슴에 받이드리면서 ..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의 십대의 꿈을 이제 호흡처럼 더불어 살게 해주셔서요....라고
은화가 독일어 공부를 하면 문법은 빠르게 진도나갈것 같애
그런데, 발음은 불어식이 아닐까? ㅎㅎ
그래도 시도 해보아.
독일음악의 가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야.
네가 언급했던
LP, CD 얘기 중에
첨 CD를 듣고는 "공간에 갇힌 박제된 음악"이라는 느낌... 너무 표현을 잘 했더구나.
지난번 너의 댓글을 읽고
여행중이라 답글을 못썼었어.
스마트폰으로는 줄을 못바꾸고...
네글의 여운을 오래 간직 하고 싶었기도.
지금 나는 여행후에 집에오면 항상 맞이하는 동공속에 침잠중이야.
반가운 네글을 접하고 그냥 글가는 데로 적어보았어.
또 보자~!
이제는 아쉬워도 찬란했던 가을이여 안녕!
Franz Schubert - Moments Musicaux, D.780
IV. Moderato in C-sharp minor
Played by Alfred Brendel (12/06/1984)
릴케와 더불어 시작한 가을얘기가 어느덧 두달이 지나 12월 14일이 되었다.
올 가을은 따스함이 풍성하게 시작되고 어느해보다 더 온화한 가을이었다.
이상기온으로 비엔나에 아직까지 눈다운 눈이 안내리고 있다.
(11월 대림첫주말 중앙 알프스 가던 고속도로에서 보았던 가스가 태워지며 하늘을 날던 기구...)
12월이 되면 성탄절이 닥아오면서 저절로 흥겨워지는 것이
청소년시절의 추억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12월 22일이 계절분기로 겨울시작이다
모두들 지금을 늦가을이라고 한다.
11월 말 대림절첫주가 시작되면서
비엔나는 인근나라를 비롯해 많은 관광자들이 몰려들어
주말에는 거리거리가 보행자거리로 사용되며
차량금지구역이 곳곳에 설치된다.
지난 주말에는 중심가에 나갔다가
인파에 질릴 정도였다.
중심가를 몇번이나 돌아다녔으나 차를 세울 자리가 없어
몇구역 떨어진 미술대학앞에 세워놓고 걸어서 중심거리로 들어갔다.
(비엔나 미술대학 앞에 세워진 독일문학의 거장 SCHILLER 동상앞에서.. 참조: 길 건너편에는 괴테동상이 있음.)
동행했던 친구가 친척을 위한 성탄선물을 준비하는 동안
헤어져 EMI 음반가게로 들어갔다.
3층 클래식 전문장으로 올라가니
여전히 단골 고객들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이 자못 정겹다.
나도 그 속에 하루종일 머물고 싶은 충동이 잠시 일었다.
CHOPIN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제일 위 본문에 2악장을 올렸음)을
Martha Argerich 연주로 장만하려는 계획이었으나,,추가해서
Mahler곡으로 Fischer Dieskau 가 부르는 바이런 방송 심포니 , 칼 뵘지휘와
Karl Engel 피아노 반주곡을 찾아내었는데,
그사이 내가 있는 음반가게에 찾아 들어온 친구와 같이
슈베르트와 베토벤의 가곡을 실황 녹음한
Matthias Goerne/ Afred Brendel 명콤비 도 찾아내고,,
알프레드와 아드리안 브렌들 부자의 첼로와 피아노곡으로
베토벤 Complete works for piano & cello 를 마지막으로 집어들었다.
부자가 된 기분이라니...바로 이런 때다.
원래 계획대로 친지방문차 근교로 향하면서
차속에서부터 차례로 장만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나의 가을은 이렇게 서서히 작별하며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겨울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안녕하셨어요?
선배님의 글과 더불어 아름다운 음악들 잘 감상했습니다.
릴케,슈베르트 음악들,사진,그 속에 함께 하는 추억들과 현존!
이 곳에 처음 들어와 선배님의 글을 접하고
형언 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한 해가 저무는 이즈음 귀한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어디에 계시던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많은 안내 부탁드립니다.
기쁜 성탄과 행복한 새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강신영 후배님 ~
제가 지금 네델란드 몇곳을 돌아보는 중이에요.
그래서 원활히 컴퓨터앞에 앉지를 못해 이제서야 답글을 드려요.
( 암스테르담에 있는 대형상가인데요, 원래 100여년전 우체국건물이었던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이에요..좋은 발상이지요?)
댓글 읽고 많이 반가웠어요.
컬럼에 글올리면서 가끔은
너무 내자신을 드러내는게 아닌가? 라고 주저되는 때가 있는데,
이렇게 좋은 글로 격려해주니 제가 더 고마워요.
신영후배님도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고
또 봐요~~~~
네, 언니!
암스테르담 감사합니다.
글도 잘 쓰시고 사진도 잘 찍으시고 마음도 고우시고...
부러운 맘 가득입니다.
항상 응원의 맘 보냅니다. 열심히 올려주시는거죠?
가끔 들어오게되지만
덕분에 행복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혜경 선배님 ,
말러의 곡을 여러번 들어보았었지만
정명훈씨의 지휘가 정말 작품이네요.
모습도 말러와 비슷한듯하고요.
금년 겨울은 아직 눈이 본격적으로 안 와서
아직도 가을 느낌이 들어요.
12월 31일 오후에 Kaiser Wasser 라는 자연보호지를 산책하면서
자연의 순환을 깊게 느꼈었어요.
재작년 늦겨울 봄이 오기 전에도 홈페이지에 올렸던 곳이에요.
2011년 마지막날 찍은 풍경으로 한번더 올려 볼께요.
선배님 올려주신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보니 더 감회가 깊어요.
감사해요~
선배님 제가 잘 보이지요?
일부러 잘 보시라고 크게 올렸어요^^.
한 때는 우람한 숲을 이루었을 나무들의 누운 모습에서 이제
숨거둔 짐승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옥인 후배의 가을 햇볕이 너무나 따스해서 말러의 마지막 악장을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났어요.
거의 뒤에 17:35에 들리는 목관악기소리와 시와 사진이너무나 잘 어울린다
라고 생각 했지요.
정명훈씨의 지휘
예술이지요?
언젠가 춘자 후배가 올려준 비디오애서도 본적이 있었는데
이번 동영상은 좀더 나이가 들어 보이고 절제와 함축이 보이는
감동적인 연주 입니다
게절을 마음껏 즐기먼서 또 기분을 공유하는 너그러움, 감사해요.오늘은 옥인후배의 글을 찾아서 읽어보려고 마음을 작정하고
여기가지 들어왔다가
보너스로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Mahler Symphony No.3를 보면서
푸욱 빠져있는중.......
김혜경선배님이 전화가 왔네요.
안 그래도 지금 전화 한번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이런걸 가지고 텔레파시가 통했다고 하는거지요?
아 참, 이 릴케의 시는 우리 막내삼촌이 대학시절 너무 좋아하던 시여서
나도 그 시를 적어서 읊기도 하고 내 책상머리에ㅐ 붙여도 놓았던 시이지요.
너무 반갑네요.
이제 음악이 긑나고 청중들의 박수가 우뢰와 같이---.
옥인후배!
고마워요.
김헤경선배님!
고마워요..
(내 작은 소망과 환상의 꿈이 자라는 이곳!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작나무숲길에도 태양빛이 물들여진 가을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Herbsttag
Reiner Maria Rilke, Das Buch der Bilder
1902,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