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시 <봄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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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칠째 
 인생의 황혼을 멋있게 맞이하는

두부부와 여행하고 있다.

가는 곳 곳에서 그들이 시시때때로 읊는

시를 경청하며 감동한다


그들과 헤어져 

나홀로 되어 호텔방에 머무르면,
그들이 읊었던 시를 음미하며 
다시금 내일 들을 시를 기대한다 .

인생은 이리도 오묘한 것이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