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수선화
김동진 작곡 김동명 작사.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달픈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 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부칠곳 없는 정열을
가슴에 깊이 감추고
찬 바람에 쓸 쓸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의 창착집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 아 내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
해마다 2월이 되면 사무친 그리움이 솓는다.
이 그리움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한다.
올해도 2월 첫날에
이 그리움을 삭이듯이
수선화 화분을 가슴에 안아 장만하여 창가에 놓았다.
실내의 어두움보다 창밖의 햇빛에 더욱 더 청초함이 날이 갈수록 아름다웁다.
이렇게 매일 매일 즐겨보며 일주일이 된 오늘은
31년전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의 추도일이다.
내 인생의 반이상이 지난 세월이다.
수선화를 보며 마음을 다듬는다.
2013년 2월 7일에
경수후배~
수선화는 고등시절부터 좋하했던 꽃이에요.
그때는 꽃말( 고결, 자존심)에 매력을 느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는
바로 요즘 피어나는 꽃이라는 것을 알고
엄마가 가신 계절을 연상하게 되었지요.
앞으로 경수후배도
아버님깨서 바로 얼마전 소천하실 당시의 것들과 더불어
매년 추도일에 생각이 날수도 있겠지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수선화는 차게 두어야 하는 꽃이라
2중창 사이에 놓고 보고 있어요.
나중에 꽃이 다 지면
동알프스 자주가는 곳에 옮겨 심을거에요.
그러면 나중에 다시 꽃이 피면서 봄까지 견디고
내년에는 꽃양파뿌리가 번져 더많이 피어나지요.
그곳에는 해마다 제가 심은 수선화가 제법 되어요.
고국으로 성묘를 못하는 저의 그리움을 그 대지에 묻은 것이 비료가 되어
어여쁜 꽃으로 점점 불어나 번식하는 거에요.
살다보면 우리는 나름대로 모든 일에 대처하게 되나 보아요.
한번 다녀온 경수 후배집을 그려보니
햇볕이 따뜻이 들어온 2층방 책상에서 글을 쓰는 경수후배의 모습이 보이네요.
잘 지내요.
박경리와 박완서의 노후 (옮긴 글)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명하기 몇 달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
아아 ~~~~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다음은 노년의 박완서씨가 썼던 글입니다.
?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 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 할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수선화 본문을 올린 며칠후 독일 드레스덴 여행을 다녀왔다.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친구들과 가는 여행이다.
공교롭게도 엄마의 기일즈음이다.
눈이 내린 겨울경치에 엘베강바람을 맞으며 문득 문득 엄마를 추억했다.
엄마를 생각하니 이제는 나보다 4살이나 연하인 것이다.
친구같은 엄마다.
돌아온 비엔나에서 오늘 오전 종일 내리는 눈 을 바라보며
다시금 창가의 수선화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저 창밖 멀리
하늘 멀리 멀리 그곳이 보이는 듯했다.
오후늦게 딸애와 눈내린 시내를 산책하며 우리 둘이는 하하호호 사진을 찍었다.
내가 웃기는 포즈를 잡으면
" 엄마 몇살?" 하고 물으며 키득거리는 딸애를 보다
언뜻 나도 언젠가는 얘를 두고 갈텐데... 생각이 들었다.
그런후 귀가하여 저녁이 흘러갔다.
잠자리 들기전에
반가운 후배가 윗글이 적혀진 블로그를 문자로 보내온것을 보았다.
곧바로 복사가 되지 않아
두 여류작가의 말만 한자 한자 옮겨 적으며 깊이 그들의 맘도 옮겨왔다.
우리 엄마와 비슷한 연배인 그분들...
80 넘어 사시면서
이렇게 여유있는 노년을 지냈다는 것이 새삼 존경스럽고 부럽다.
나도 이렇게 늙을 수 있을까?
2013년 2월 23일 자정에
댕댕 종소리에 잠이 깨었다.
방은 모든 등이 켜있고 나는 옷 입은 채이다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니 1시가 지나고 있었다.
"어머! 약도 안 먹고 잠들었네..."
가방을 찾아 약을 꺼내 목에 넣는다.
그리고는 물병을 따는데, 그 사이에 약이 녹아 목구멍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얼른 물을 쏟아넣듯이 입안으로 부은다.
그래도 목구멍에 붙은 약이 탁 붙어 있는지 안 넘어 간다.숨이 멈추는 듯 답답하다.
겁이 난다..... 이렇게 쓰러지나? 이렇게 가는건가?......
정신차려! !!!
물을 천천히 들이키고 잠시 호흡을 모아본다.
목으로 온 신경과 입안의 힘줄을 모으듯이쪼아본다.
아~~~~~~
약이 천천히 녹으며 답답함이 트인다.
완전히 잠이 깨었다
지난 주 의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선 여기 처방한 약을 반만 잠자기 전에 매일 복용하십시요"
그날 부터 나의 취침시간이 규칙적으로 되었다.
잠들기 전에 약을 먹기위하여 ...
그동안 살아오면서 수많은 날들을 날밤새던 것을 가차없이 버려야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남기며 ...
규칙적으로 자정전에 취침을하자니 ,
세상이 모두 잠든때에 혼자깨어 무한한 자유를 누리던 나만의 세계가 사라진 것이다.
그러면서 며칠을 지냈다.
이번주 초에 출장을 나와 몇곳을 거쳐 어제저녁 프라하에서 일을 마치고 호텔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냥 잠들었던 것이다 .
조금 전 잠이 덜깬 상태에서 약을 복용 하다 일어난 일에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 왜 내가 겁을 내는가 ... 이토록 삶에 집착하는 나였던가 .. 벌써 2시반이 지나간다 아침에 시간 마춰 일어 날 의무도 없다. 어젯밤 산책하려던 프라하 구시가지를 아침에 천천히 거닐어 봐야지.. 창밖에서 간혹 들려오는 자동차소리가 촉촉히 젖은 돌길의 감각을 전해준다. 날이 어제보다 풀렸나 보다. 쌀쌀한 바람에 건조한 바닥이 아닌것 같으니... 잠을 청하자... 눈떠지는 새 아침을 맞아야지.
난 .....
저녁 6시만 되면 눈이 감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건,
늦게 일어나건 말이다.
난 내 취침시간에 전화 걸려 오는것도 싫다.
잠자기 위해 태어 난것 같다.
잠자기 위해
4시쯤 되면서 부터 침대위의 전기 장판을 틀어 놓는다.
빨래를 그득하게 해서 뽀송뽀송 삶아 널어 놓는다.
건조하면 숨쉬기가 힘들다.
볼일있어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면 온몸이 데쳐놓은 시금치 같다.
그래서 오후엔 나들이를 잘 하지 않는다.
배부르면 잠자기도 힘들다.
저녁도 거른다.
잠자기 위해.
8시쯤 까지 억지로 버티다가 전기장판의 줄을 빼고
따끈한 침대에 눕는다.
온세상이 내것이다.
잠이 맛있어서....
이러면서 청명한 아침을 맞이한다.
옥인~!
맛난 잠 잘자고
저절로 눈떠지는 새아침 맞이 하길....
슈노 선배님~!
"온세상이 내것이다.
잠이 맛있어서....
이러면서 청명한 아침을 맞이한다"
라고 하시는 말씀을 새로운 맘으로 받아드려요.
그렇게 되려면,
저의 지난 날의 습관을 많이 바꾸어야 하겠지요.
해볼께요.
밤에 하던 일들을 낮에 해야겠지요..
지난주 헝가리, 체코를 다녀왔어요.
하늘이 회색빛인 도시는 마음까지도 좀 어둡게 하더라고요.
집에 오자 마자 하룻밤 자고는
다음날 개인적으로 찾아가며 위로받는 동알프스로 달려갔어요.
온세상이 눈으로 덮힌 그곳에서
마음을 밝게 밝힌후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수선화를 부르며 시작한 2월이 지나
어느새 봄을 기다리는 3월이 되었어요.
세월은 자꾸자꾸 흐르네요..
슈노 언니 !
이제 맛난 잠자러 갈께요.
안녕히 계세요.
고마워요.
부칠곳 없는 정열을
가슴에 깊이 감추고
찬 바람에 쓸 쓸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
창가의 수선화가
처음엔 수집은 듯 여리게 피어나고
젊음의 환희를 맘껏 나타내듯 꽃이 활짝 핀다음
이제는 고개를 수그린 모습을 보며
시인의 싯귀가 얼마나 귀한 표현인지 느끼는 오늘이었다.
특히, 부칠 곳 없는 정열을 가슴에 깊이 감추고...에서.
.
요즘 20세기의 명 피아니스트 전집을 CD10편으로 재편집한
Great Pianists 전집을 듣고있다.
LP녹음을 옮긴 것이 대부분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녹음된 것을 들으며 감회가 더 든다.
같은 곡을 여러 연주가를 통해 들으며
비교가 되기도 하고..
문명이기의 혜택을 이렇게 편하게 거실에서 누리는 것에 감사한다.
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열정'1악장을
굴드가 연주한 것을 들으며
그의 굴곡이 깊은 50년 생애가 떠오른다.
이곡도 스켄달을 불러 일으켰던 연주이다.
유감스럽게도 그의 연주는 이 대전집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의 곡을 들으면
그의 가슴 깊이 묻어있는 기쁨과 환희, 슬픔과 고독이
그 어느 연주자 보다 더 전해온다.
날이 좀 더 풀리면 창가의 수선화를 알프스로 옮겨
더 긴 생명을 불어넣어주련다.
옥인 선배님
수선화의 곡을 올려 주셨군요.
꽃을 자세히 보니,하얀 꽃에 노란 꽃이 하나 더 들어 있네요.
화려하지 않은 두 꽃들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멜로디도 좋고 노랫말도 좋은 명곡입니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수선화를 보며 그리워하는
따님의 마음이 무척 아릅답게 느껴집니다.
그러세요.
누군가가 그리울 때는 많이 그리워하며 사는 것---
꽃을 사다놓고 어머니를 그리는 그 정서가 귀하고 고상합니다.
사랑을 보내며
엘에이에서 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