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Pachelbel - Canon In D Major
며칠전에 저녁늦게까지 치는 딸애의 피아노 소리에 행복했었다.
"얘야! 뭐 먹고 싶어? 엄마가 해줄께... 말만해라.." 라고 하면서..
그런 엄마를 자기 피아노의자 옆을 가르키며
"엄마! 이리 와 봐.. 엄마는 아프지 말기만 하면 돼~~" 그러더니 눈물이 글썽 거렸다.
다음 날 딸애친구 레아의 결혼식이었다.
그 결혼식에서 딸애가 피아노를 치기로해서 연습중이었다.
엄마를 옆에 앉혀놓고 시작한 딸애가 전하는 얘기를 들으며,
나의 행복감이 얼마나 그 순간 사치처럼 느껴지던지...
레아의 엄마가 6개월전에 암말기 진단을 받았었다.
당시 외국교환학생으로 지내던 레아는 급히 귀국하였다.
엄마가 오래 못 살 것을 알아챈 레아는 엄마 생전에 결혼하려고
교제하던 남자친구를 설득하여 11월 24일 결혼식 날짜를 정했다.
그런데, 레아엄마가 예상보다 일찍 11월10일에 죽은 것이다.
병원침대에서 레아의 팔에 안겨 모든 진을 빼고서...그리고 1주일이 지난 11월 17일에 화장을 하였다.
이러는 경황에 주위모든 사람들이 결혼식을 미루라고 했다.
그러나 레아는 죽은 엄마만 생각하며 눈물에 젖는것이 겁이난다면서 결혼식 준비를 진행시켰다.
결혼전에 신부가 신부친구들과 처녀시절 마지막 치루는 모임을 수요일인 21일에 치루고,
다음날 22일에는 엄마 화장한 재함을 중앙묘지 나무아래 안장 했다는 것이다.
얘기를 들으며 나는 심장이 조아오는 듯했다.
딸애는 토요일 아침 결혼식장으로 가고 나는 동 알프스로 나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관청결혼식에는 판사가 주관하고 아주 극소한 친인척만이 참례하는 것이다.
여유있는 사람들은 관청결혼식후에 다시 성당,교회 결혼식하면서 많은 지인들을 초대한다,
이런 전통으로 초대받은 사람만이 결혼식에 간다.
초대받은 처지가 아니라 하루종일 레아의 결혼식 상황이 궁금했었다... 신부가 울지는 않았는지.... 등등.
저녁 늦게 딸애가 궁금해 할 엄마를 배려하고 전화를 해 주었다.
결혼식과 피로연에 신부옆자리에 엄마의 자켓과 머플러가 놓여진 의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신부의 외할머니가 참석했는데"레아야 엄마가 하늘에서 안심하겠구나!"했단다.
엄마와 레아임신때부터 헤어진 레아 아빠도 참석했단다.
결혼식 입장때에 레아는 아버지 대신 신랑과 같이 들어갔고
음악도 입장할때 연주하는 보통 웨딩마치대신 Pachebel-Canon In D Major 로 ,
퇴장할때도 신랑신부가 좋아하는 팝송으로 쳐달라고 하며 얼마전에 악보를 준비해서 딸애에게 전해주었었다.
레아가 아빠를 보고 첨에는 경직되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단다.
모든 예식이 끝나고 젊은이들끼리 가라오깨에 와있다는 얘기를 전해주는 딸애의 목소리도
지난 몇주동안의 염려에서 놓여난듯 한층 밝았다.
전화통화를 마치고 레아의 결정이 현명했었구나....라는 감탄이 저절로 되었다.
어제 안개가 자욱하던 밤이 지나고
오늘 아침에 상큼하도록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
레아엄마가 저 하늘에서 웃고 있겠지...싶은 마음이 든다.
"레아야 슬픔을 잘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기를 깊이 깊이 바란다."
2012년 11월25일 동 알프스에서,,,
오늘 유난히도 찬란히 떠오른 햇빛의 따스함을 전하는 마음도 더불어.....
아...레아에게 큰 축복이 있길 기도합니다.
하늘 나라에 가신 그녀의 어머니가 안심하면서 기뻐하겠어요^^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 날이 쌀쌀해지고 있는데요,
마음이 짠하면서 깊은 감동이 밀려 옵니다.
김옥인선배님!!!
고맙습니다!!!
인희 후배~
레아를 위해 축복해주셔서 고마워요.
세상에는 쉬지않고 이야기가 넘쳐나지요..
아름다웁고 기쁜얘기만이 아닌 슬픔과 고통의 것까지 모두..
제가 출타중에 혼자 가슴에 담기에 벅차 이곳에 담어보았어요.
이제 인일홈피는 저의 서재의 노트장같아요.
귀가하여 본문에 휴대폰으로 줄도 못바꾸고 썼던 글을 정리하며
음악도 올렸어요.... 결혼식 입장때 피아노편곡으로 쳤던 곡이에요.
한 20여년전에 김수현작 장편소설 '눈꽃'을 읽었었다.
줄거리인즉은,
주인공 엄마는 40대 인기 여류작가이다.
30대초반 심심풀이로 응모한 것에 등단하게되었고,
대학시절부터 열열히 연애해서 결혼한 일본교포2세와 결혼하여 딸애 하나를 두었었다.
그러나 바로 이시점,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상에 나른해질 즈음,
남편의 이중결혼을 알고 단호하게 이혼한다.
어릴적부터 할머니와 같이 홀엄마랑 사는 딸애는
밤새고 글쓰는 엄마를 배려 할 정도로 조신하고 영특하였는데,
고 3이 되어 대학을 안 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한후
방송국 탈런트에 응모하여 뽑힌다.
그후 엄마와 냉전으로 지내다
하루는 아빠를 찾아 일본으로 단신 떠난다.
그곳에서 호텔방에 혼자지내며 잠시 완전한 자유와 성인이 됨을 느끼지만
며칠후 아빠를 만나면서 아빠의 다른면을 알게 되며 쓸쓸해진다.
한국에서 가끔 만나면서 보아았던 아빠가
아직도 엄마를 잊지못하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줄 짐작했었다.
그러면서 완강히 이혼한 엄마에게 원망의 감정이 있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아빠에 대한 기대의 감정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것을
아빠의 일본부인을 보고나서 알아챈다.
엄마보다 훨씬 젊고 소름끼치도록 상냥한 그녀의 자태에 익숙한 아버지!
딸애는 아버지와 헤어진후 좀더 여행한다.
그러다가 여행지 방문자 기록에 엄마가 한참전에 다녀가면서 적어 논 글들을 읽게 된다.
엄마에게 딸애는 전부였다는 것을 가슴 깊이 담으며 귀국한다.
여자는 고 3부터 만사에 반항하는 딸애의 행동에
심장이 쪼개지듯 아픔을 가지지만
이제는 어쩔 수없는 성인이 된 딸애라는 것을 ...체념해왔었다.
그러면서 십여년 집필 활동을 접고 완전히 쉬리라 작정한다.
딸애가 일본으로 간 동안 그동안 지병으로 고생하던 위 검사를 한다.
췌장암말기라는 선고를 받는다.
친구의사에게 얼마나 살수있는지를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의사는 솔직히 말해주고 여자의 요청대로 진통제를 부여한다.
여자는 신속히 삶을 정리한다.
서랍마다 잘챙기며 딸애앞으로,,여태 집안일을 돌보아오던 처녀애이름으로도 메모정리해서
본인이 죽은 후 손쉽게 정리 하도록,,.,( 나는 이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저리 저리 저렸다.)
딸애가 돌아와서 방송출연으로 바쁠동안
점점 아픔의 강도가 세어지자
청평 별장에 가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무 것도 모르던 딸애는
방송국으로 찾아온 의사 아저씨의 전갈로
엄마의 죽음을 알게된다.... 그러면서 소설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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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첨으로 20여년전에 읽었을 때는
내자신이 아직 40세가 되기 전이고
딸애가 어릴때라 그렇게 큰 감흥으로 닥아오지 않았었다.
그런데,세월이 훨씬지난 후 내나이 40이 훨넘어 50이 되어가며
딸애가 사춘기에 접어둔 시절에 다시 읽어 보니
귀절 귀절 이렇게 생생히 살아 올수가 없었다.
이번에 레아엄마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 소설이 떠올랐다.
레아 엄마는 병명을 안 다음 마지막 몇달을
차마 옆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에 지냈다.
모든 근육이 뒤틀리는 고통... 그것을 옆에서 지켜본 레아..
마지막에는 모두들 레아엄마의 안식을 기원하는 때가 되었다.
다시 이소설을 한달음에 쉬지 않고 읽으면서
나는 심장이 조아오는 아픔으로
마구 마구 꺼이꺼이 울었다.
누구나 한번은 죽는다.
그러나 이렇게 아픔의 고통은 없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죽음이 닥아오는 순간의 두려움...
남은 자에대한 애착과 이별의 슬픔...
이 모든 것을 느끼지 말고
어느 날 자연스레 눈 감고 싶다.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는 것이
그냥 말하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이제야 깊이 알겠다.
정말로 감사 할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하늘의 축복인가....
해마다 아쉬움으로 보내는 11월이 하루 남았다.
12월이 되면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련다.
2012년 11월 29일 정오에...
출타중 휴대폰글이라 줄바꾸기를 못하더라도 ,찬란한 태양의 영기를 빨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 적었어요..바로 그때 그시간의 텔레파시를 기대하면서요^^. 귀가하면 다시 정리 해 볼려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