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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띠나트 가는 길 

 

 

묵띠에 대하여

 

 묵띠란 네팔말로 해탈을 하여 자유로워진 경지를 말한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 중 3700M의 황량한 고지에 있는 묵띠나트(묵띠-자유 나트-사원)사원 역시 이런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히말라야-바람이 머무는 곳>은 최민식이 주연한 영화다. 영화배우는 최민식 혼자 출연하고 남어지는 현지인이 열연했다.  최민식은 권고사직을 당해 절망에 빠져있다. 그러던 중 동생네 회사에서 노동자로 근무하다 죽은 네팔인의 뼈가루를 그의 고향에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히말라야 산 속 황량한 마을 자르코트를 방문한다. 그 자르코트 지방에 불교사원 묵띠나트가 있다. 자르코트 지방과 묵띠나트는 우리에게 영화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아들과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신앙의 힘으로 슬픔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최민식은 죽음조차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가족들을 보며 실직을 하여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절망하던 자신을 뒤돌아보며 히말라야를 내려오는, 아주 단순하지만 무언가 크게 깨닫게 하는 영화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갔을 때 내 포터 이름이 묵띠였다. 묵띠는 기억하기도 좋고 어감도 좋은 이름을 가진데다가, 네팔인 답지 않게 키가 훤칠하고, 얼굴도 영화배우 못지않게 잘 생겼다. 게다가 성실하며 늘 밝게 웃었다.

 그 묵띠가 내 문학적 감수성에 확 불을 질러주었다. 그때까지 나는 소설을 쓴다고 했지만 책을 낼 생각도 책을 내고자 하는 의욕도 없었다. 그냥 배운 것이 소설 쓰기뿐이니 앉아서 쓰기만 했다.

트레킹을 마치고 왔을 때 가난한 네팔과 그곳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후진국을 여행하고 오면 흔히들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온 몸에 부스럼이 난 아이를 안고 동냥하는 여자에게 몇 푼 쥐어주지 못한 것이 내내 나를 따라 다녔다. 쓰레기통에 버린 우유 통을 찾아내 남은 우유를 마시는 아이가 눈에 밟혔다. 초콜릿 하나만 달라고 두 손을 내밀며 구걸하는 아이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다. 바로 전쟁 직후에 태어난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아픈 마음을 소설 <묵티가 온다>로 형상화 시켰고 곧바로 한국소설(소설가협회 자매지)에 발표가 되었다. 그 작품은 작년에 한국소설을 통하여 발표된 백여 편의 소설 중 좋은 소설을 뽑았는데 다섯 편 안에 선정이 되었다.

 그 작품을 쓰고 나서야 비로소 책을 묶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지난 해 말에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내 책을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묵띠에 관해 궁금해 했다. 묵띠가 정말로 오냐고 물었다. 묵띠와는 언어소통이 안되어 소통을 못하고 있다. 나는 올 가을 쯤 다시 히말라야를 갈 계획이다. 그때 가면 밝게 웃는 네팔 청년 묵띠를 다시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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