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전 이맘 때 ....

 

<히말라야바위취>가 세상에 나온 지 이년이 되어간다. 무명의 작가로 인해 그 책은 그늘 속에서 빛 한 번 제대로 쏘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알음알음으로 초판 1000부는 거의 다 나간 모양이다.

솔직히 이년이 되어오는지 어떤지 몰랐다. 그런데 어떤 이가 내 책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에 리뷰를 올려놨다.

http://blog.naver.com/mh1398?Redirect=Log&logNo=220515782422

그래서 다시 읽어 보았다. 멀리 시집보낸 딸을 다시 만난 듯 반갑다. 그 글 쓸 때의 생각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책을 내고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은 아주 힘들게 살아 동창 모임에 나오지 않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내 책을 읽고 메일을 보내왔다.

‘너희들과 벽이 있었어. 그런데 네 책이 그 벽을 허물어주었어. 나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 다들 이렇게 힘들게 세상을 살아내고 있구나. 참 많은 위안을 주었어. ’

그 후 친구는 우리 모임에 나왔다.

 

인일여고 동창들이 북콘써트를 해 준 것도 잊지 못한다. 그 추운 겨울날 동창 남편의 음악 연습실에 모여 책에 관한 얘기를 하고 사인을 했다. 그날 동창들이 책을 많이 사주었다. 나는 인일여고 다니던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이라 생각한다.  내가 인일여고 나왔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던 날이었다.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다. 내 책이 얼마나 나갔냐고 출판사에 물었더니 언제 어디서 얼마큼 나갔는지 목록을 뽑아 보내주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한꺼번에 30부를 사갔다. 누가 내 책을 한꺼번에 30부씩 사 갔을까 그것에 수수께기였다. 그 수수께끼는 두 번째 소설 <서른 개의 노을>을 냈을 때 풀렸다.

중학교 교감 하는 친구가 모시던 교장선생님이 책에 관심을 보여 한권 선물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양반 글 잘 쓰는 양반이에요. 때론 눈물이 났어요’ 란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두 번째 소설집이 나왔을 때 그 분 생각이나 책 한권 선물을 하려고 주소를 물었더니 그 교장 선생님이 학교 도서관에 30부를 사다 놓고 정년퇴직을 하셨다고 한다. 나의 소중한 독자고 가장 큰 고객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다. .

 

한 친구는

 “넉넉히 땐 구들장처럼 시린 등을 덥혀주는 책. 서정성의 체온이 낮아진 요즘 심적냉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체온을 올려 건강을 회복하게 만드는 따뜻한 된장국같은 작품”

이라는 평을 했다.

 

지난 스승의 날 스승님들께 한권씩 드렸더니 5회 이영규 선생님께서 몇 번의 전화를 주셨고 허회숙 선생님께서 여러 번의 전화와 문자로 격려해 주신 것도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한 편의 시보다 더 깊고 아름다운 소설” 숙대 명예교수 성낙희

“수상한 시절에 가슴이 따뜻하게 해 주는 소설”  용환신 시인

만사를 뒤로 미루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히말라야바위취의 매력. 소설을 읽고 이렇게 행복한 것은 처음입니다”

                                                                                                        전 초당대 부총장 서정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격려와 축하를 해 준 것이 재작년 이맘 때였다.

한 블로거의 글이 내게 이 년 전을 생각나게 했고 그래서 그때를 회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