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방식도 여러가지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은 때가 되면 모름지기 결혼을 해야하고 자손을 낳아 대를 이어야한다는 가르침속에서 자란 우리는 그들의 여러가지 형태의  생활방식을  이해해 주기가 매우 어려웠다.
평생 독신,  미혼모,  혼전 동거, 이혼, 별거, 편모, 편부등의 현상들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동성부부도 적지않고 히피부부들도 많다.

나의 브라질 친구 말씨아도 나이 오십을 넘어가는 오늘날까지도  아직도 미혼으로 부모님과 함께  자그만 아파트에서  세사람의 사이좋은 친구들처럼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얼마전에 아파트를 작은데로  옮겼는데  내가 이사간 아파트의 전 주인은 동성 부부였다.  
부부가  이혼을 하게되어 아파트를 판다고 하기에 으례 남녀부부인줄 알았지 누가 남자끼리 부부인 줄 상상이나 했으랴.  
잔금을 치루는 날 변호사 사무실에 두 남자가 나타났다.  
그 때까지도 눈치를 못채고 있었던 나는 그 두 남자가  그 자리에서 돈을 나누어 가질 때까지도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그들이 돌아가고나서 일본인인 변호사가 알려주기에 그간의  몇가지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비로소 해명이 되었다.

어느 가게에서 일하던 노처녀 점원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영원한 약혼녀’ 라고 자기자신을 표현했다.  
이유인즉  약혼한 상태에서 남자가  갑자기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그녀는  약혼남의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억울할데가…”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 나는
“왜?   딴 사람 찾아서 결혼을 하지.”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서,
“나는 이렇게 사는게 좋아요.”   정말 좋은듯이 편하게 말한다.
그렇게 사는것이 벌써 십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나하고  같이 등산을 다니는 브라질 여자 안나마리아는 평생 어린애는 낳아보지 못했지만 결혼은 두번 했다고 나하고 서로 알게 된 첫날에 벌써 저의 내력을 꺼리낌없이 다 나에게 이야기해 준다.

우리 가게에 자주 오던 일본인 노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에게는 브라질 여자아이 딸이 있다.   양녀인 것이다.  
이 부부는 이민 온지는 수십년 되었지만 내내 시골에서 살아서 브라질 말도 서툴다.  열살이 조금 넘은 노랑머리 딸아이가 오히려 일본말을 한다.  이 아이는 제가 양녀인 것을 진작부터 잘 알고 있다.  

우리 가게 점원 하나가 연하의 총각하고 연애를 해서 배가 불러왔다.
이 아기는 그녀의 세번째 아기인데  두 아이도 아버지가 각각이다.  그녀는 부른 배를 떡 내밀고 하얀 면사포를 쓰고 그  키가 멀쑥하게 큰 총각하고 결혼식을 또  한번 올렸다.  
둘이는 총각네 집에서 총각네 부모와 더불어 같이 살거라고 한다.  여자의 두아이도 물론 같이 가서 다 함께 살거라고 한다.

이런 여러가지 비정상적인 생활방식이 결코 드물지 않은것이 브라질이다.

이 부분에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같다.  
여기서 ‘비정상적’ 이라함은 나처럼 인생에서 결혼이 철칙인,
그것도 남녀간의 결혼만이 원칙이고  
내가 낳은 자식만 내 자식이라는 개념을 갖고있는  사람에게는 그렇다는 의미이다 .

이 모든 사람들,
내 눈에는 비정상적이고  불행할  것같은  이  사람들이
얼마나 떳떳하게  얼마나  행복하게  얼마나 정상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는 가히 수수께끼같은 일이다.

참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