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일에 있어서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달려드는 성격이다.
어릴 때는 소극적이였는데 언제부터인지 성격이 변하여
사람들은 나를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말한다.

작년 이만 때 나는 어떤 닷컴으로부터 글 하나를 청탁 받았다.
평소 짧은 글 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원고지 다섯 장 정도의 글을 써 주었다.
며칠 후 그쪽에서 닷컴에 올려질 것이라며 내가 쓴 글을 만화로 그려 보내왔다.
내 글이 만화화 된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는 글 몇 개를 더 보내주었다.
역시 만화로 그려져 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럴 듯하고 괜찮았다.
나는 그렇게 그려온 만화 를 대학 동창들의 인터넷모임인 까페에 올렸다.
친구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여기저기 홈페이지에도 올려보았더니 반응들이 한결같이 좋았다.

나는 좀 더 그럴 듯한 곳에서 반응을 보고 싶었다.
만화를 주요 일간지 네 곳에 메일로 밀어 넣었다.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세 신문사에서 연재를 적극 검토해 보겠다는 답신들이 그날로 왔다.
화가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 군데서는 만나보고 싶다는 적극성을 보였다.
화가를 찾아내 연락을 하니 얼떨떨해 하며 화가가 달려왔다.
신문사에 가서 관계자를 만나 호의적인 말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화가가 말했다.

" 만화로 일간지 지면 뚫기는 하늘의 별따기예요.
그러니 여기저기 고르지 말고 먼저 이루어지는 곳을 찾아야 할겁니다. "

화가는 이렇게 벌어진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나도 역시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신문사마다 연락은 계속 오고 우리는 한 곳을 선택해야 했다.

결국 우리는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우리의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해 준 동아일보를 선택했다.
연재가 결정된 날 신문사의 결정이 사실인가를 몇 번인가 확인하고 또 확인했었다.
꿈속에서 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것도 불과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작년이만 때 나는 토요일마다 동아일보에서 발간되는 북섹션 지면에  
만화를 3개월간 연재를 했었다.  
졸지에 스토리 작가가 되었었던 것이다.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간과하지 않았던 결과가 만들어낸 쾌거였다.

노래를 잘 한다고 다 가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글을 잘 쓴다고 누구나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기회를 잡았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일 것이다.
기회는 언제나 우리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허지만 그것은 냉정하여 적극적으로 잡아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간다.  

작은 가능성이라도 그냥 흘려 버리지 않고 어떤 시도를 해 보는 것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