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의 성씨는 실바이다.  
이 성은 브라질의 김씨쯤 된다.  
한국에서는 남산에서 돌을 던지면 김씨 아니면 이씨가 맞는다는데 브라질에서는 실바씨가 맞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성에서부터 룰라는 브라질을 대표한다.  
그의 출생과 성장과정도 브라질의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만 하다.  
전임 엔히끼 대통령이 지식층 상류층을 대표할만 하다고 한다면
현 대통령 룰라는 서민층 하류층를 대표한다 할 수 있다.
브라질은 중하류층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으니 룰라씨는
과연 브라질에  걸맞는 대표적인 환경을 갖고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과격하고 선동적인 점이 없지않았으므로  그의 당선예감은 여러분야에서 우려를 자아내게 했었다.  
브라질은 그의 등장과 함께 좌경화할 것이라는 세계적인 예견도 있었다.    
그러나  당선되고나서 대통령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그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합격점을 훨씬 웃도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내 생각에  룰라씨는 노동자들을 기반으로 하여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그렇다고 그가 노동자들만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같다.

국민들의 지지도도 높고 인기도 좋다.
모쪼록  훌륭한 대통령의 명단에 오르기를 바라며 응원을 하고 있다.

“브라질은 자원이 풍부하고 역사는 짧으며 땅덩어리는 드넓기때문에 발전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희망’ 의 나라이며 ‘미래’ 의 땅이다.  청년의 나라이며 수고의 댓가가 고대로 이루어지는 나라이다. “

이 것은 나의 말이 아니고  20 여년전 내가 이민 갈 때,  
아니 그 이전 우리 부모세대가 배를 타고 이민을 떠났던 1966 년도에 사람들이 하던 말들이다.  
이민 가는 것이 어쩐지 싫어서 일찌감치 결혼을 하고 주저앉았던 나도
팔자가 결국 이민을 가야 할 팔자였는지 십여년 후에  브라질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미래의 나라 브라질은 언제쯤 미래가 오려는지  가서 보니까 문제투성이의 모순된 국가였다.    
일년 인플레가  100 % 가 넘고 미국달러의 암시세는 공정환율과 3 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러고도 어떻게 살아가나싶을 정도였다.  

수년마다 화폐단위에서 0 자리를 두서너개씩 떼어내는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때마다 화폐의 이름도 바뀌고 새 지폐가 나왔다.
개인의 은행잔고까지 묶어버리는 자금동결을 해 본 적도 있었고  전임 엔히끼  대통령의 헤알정책에서는
브라질의 1 헤알과 미국의 1 달러를 1:1 로 같이 놓고 또다시 새로운 경제정책을 수립하였다.  
지금은 그 헤알도  3:1 정도로 절하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엔히끼 대통령은 기적처럼 두자리 숫자의 고인플레라는 난치병의 고삐를  잡아놓았다.

그렇기는해도 산더미같은 문제들을 떠맡고 룰라씨는 새로운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능력이 얼만큼인지 아직은 그 자신도 모를 것이고  
또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므로 과연 어떻게 역사가 이루어질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브라질은 룰라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학력도 없고  경력이라고는 노조운동 뿐이고  
영어도 못하고  ( 룰라에게는 이 사실로 인한 에피소드가 좀 있다 )  재산도 없고,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 수염만  텁수룩한  김씨 아저씨를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이 아저씨에게는 없을 것 같애보여도 엄청난 지도력이 있나부다.  그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이 아저씨에게는 남이 가질 수 없는 어떤 카리스마가 있나부다.
그러기에 그 모든 약점과 실수와 착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

이 아저씨에게는 열정이 있나부다.
브라질의 미래와 희망을 열어젖혀보려는 열정이 청년처럼 끓어오르나부다.

브라질이 갖고 있다는 것들이 보이지않는 추상명사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아저씨가 보여줄 수 있기를  온 브라질 국민이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