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붓던 장대비 끝에 탄천의 잔디들은 숑숑숑숑~~~!
때는 이때다 !
하늘 향해 키재기를 하고
그틈의 작은 크로버들은 마지막 꽃을
피워내기 위해 용트림을 하고있다.

새벽의 탄천 긴의자 위에 벌렁 누워 보았다.
하니와 쑝이는 (강아지 두마리) 왜 가다말고 누웠냐고
"앙앙" 거리며 공 던져 달라 졸라대지만.......

하늘은 파르라니 소낙비 뒤의 청정함을 누리고 있다가
벌렁과 동시에 그곳에 한폭의 하늘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어라!
삐쭉삐쭉 솟은 길고 짧은 성냥갑같은 아파트들이
하늘 호수로 내려 꽂히려 하고 있다.
요런 재미가?
똑바로 서있을 땐  고 성냥곽들에 눌려 기를 못 펴다가
고놈의 곽들이 성냥개비 머리들을 몽땅 아래로 내려 뜨리며
하늘 호수로 쏟아낼 준비들을 하고 있질 않나?

요놈의 도시가 버거울때.....!
좌우에 밀려드는 번다한 일이 있을 때.....!
주위의 모든 것을 메다 꽂고 싶을 때......!
하늘을 향해 또 누워 봐야 겠다.
그 모든 것들이 하늘 호수로 빠져들고
나만 희희낙낙 즐거움에 도취되 간다.

잠시 잠깐 이 즐거움 누리다가
정신번쩍 들어보니
"앙앙" 대던 하니가 행방불명~~~
고것이 혼자 공을 물고 평소가던 지 코스대로 줄행낭을 놓고 있다.
하늘호수 즐거움도 잠시 잠깐...........!
강아지 꽁무니 쫒느라 입추의 하늘을 머리에 이고 뛰어간다.

번잡한 도시 한복판에서 청명한 이른 가을 하늘 호수를 볼짝시면
내가 왕이고 내가 주인 이더라...........
모든것이 내가 무서워 하늘 호수로 빠질 준비들을 하고 있으니........
잿빛 하늘 호수는 어떨까?
낼은 잿빛 하늘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