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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공교육  

최순자 인하대 교수, 인천사랑여성모임대표

지금의 직업을 갖기 이전에 필자는 중학교에 1년, 특수 고등학교인 공업고등학교에서 3년 남짓한 교사생활을 하였었다. 70년대 말기였으니까 집안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교사생활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무시하지 못 하던 때에, 그 좋은 직업을 팽개쳐버리다시피 한 가장 큰 이유는 교사생활의 경직성 때문이었다. 그래도 근무지가 공업고등학교이었기 때문에 학과별 사무실이 있어 인문계 교사보다는 자유스러웠지만 평교사는 자율성이 없는 상태에서 교감 교장의 하명에 따라야 했고, 학교 시스템은 교사의 두 팔과 다리를 자르고 교사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모두 빼앗아가는 듯 한 교사 생활에 환멸을 느낄 정도이었다. 결국 학생들을 그룹으로 가르치는 과외교사로 전직하면서 공직사회에서의 교사생활을 마쳤으며 그리하여 다시 만학의 꿈을 갖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고 오늘에 이른 본인은 지금까지도 그 때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결론에 감사해 한다.

공고교사생활을 그만 둔지 어언 26년. 지난 몇 년간 지금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라는 우수여성인력을 이공계로 유치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전국에 10개 센터가 있음)하면서 인천시내와 경기도에 있는 많은 중고등학교는 물론 선생님들과 교류를 갖고 있다. 매년 4-5회씩 초등(남여학생 모두)이나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이나 수학 캠프, 과학 축제 등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과학교사 연수도 하였는데, 그 때마다 초등학교를 비롯한 중고교 과학교사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 인천은 타 지역에 비하여 매우 훌륭한 중고교 교사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천과학사랑교사모임’과 ‘셈 사랑 인천중등수학교육연구회’이다. 이들은 이름 그대로 과학이나 수학을 사랑하는 인천 시내 중고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그들이 교육하는 교수법을 공유한다든지 특히 실험이나 시범 실험을 활용한 과학교육을 솔선수범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들은 그들끼리 일정액을 모아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 오후에 과학실험을 학습하고 있는데, 특히 7차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의 과학수업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 즉 과학에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있는데 과학 담당 교사의 전공은 이 네 가지 과목 중 한가지이므로 그 교사의 대학 전공을 제외한 분야는 그만큼 지식도 부족하고 잘 모르며 재미도 없는데, 다만 가르쳐야 하는 사명감에 스스로 공부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다 보니 과학과목에 대한 교육 전체를 부실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하여 전공이 아닌 과학과목을 배우고 학습하여 자기의 전공과 다른 과학관련 전공에 대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WISE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부딪히는 문제가 교사와 학생의 참여도인데, 그 때마다 WISE 센터에서 보내는 공문에 대한 관심도는 그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나 과학관련 선생님의 경직성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같은 행사에 대해서 교육청의 협조로 교육청에서 발급하는 공문에 대한 일선 학교의 대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은 광역시 중에서 학력이 가장 떨어지는 도시 중 하나이다. 본인은 피교육자에 대한 교육의 효과는 교육자가 70%를 차지한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그 교육의 주체를 이루는 교육자와 피교육자간의 상호 관계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본인은 WISE센터를 운영하면서 이를 더욱 절실하게 느꼈으며, 그리하여 그나마 WISE 프로그램을 통하여 양질의 과학교사 양성을 위한 동기유발을 자아내고자 한다. 교육이란 양질의 교사에 의한 양질의 교육이 피교육자인 학생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교사들의 동기유발은 그 어느 것 보다 중요할 것이다. 최근 인천시는 새로운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새로 선출되신 교육감께 인천의 교육 시스템과 조직이 어떠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나의 분석과 평가를 통하여, 경직된 교육 시스템을 보강하여 유연하게 하고, 보다 진보적이며 적극적인 교육 정책을 통한 양질의 교사 육성과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