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은 27세.
2005년 눈부신 5월에 내딸은 꽃같은 신부가 된다.
꽃같이 키워
꽃같이 결혼해
꽃같이 살아가길 이 에미는 바란다.

21년전 내딸은 뒷마당의 작은 담옆에
시들어 가는 동자꽃같은 외로움으로 몸을 떨었었다.
난 그꽃을 보호하기 위해 버거운 몸짓으로 햇빛을 끌어오고
너무 뜨거우면 내몸으로 가리우고
물이 적어 헉헉 거리면 십릿길 머다않고 물을 날라 대주고
물이 너무 많으면 고랑을 터주며
내딸 옆에서 난 서서히 지쳐갔다.

그러나 에미의 사랑은 그 어느것도 막을 수 없었다.
손끝이 갈라져도
발뒷꿈치가  쓰라려도
구둣바닥이 구멍난 줄 도 모르고
아스팔트를 달려 난 쉼없이 경마 잡힌 말같이 옆도 한번 안보고 달려 왔다.
바지 춤이 흘러 내리는 것도 모르고
한인간을 책임 져야 하므로 내인생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시들어 가던 내딸은 다시 어여쁜 화초가 되어
생기를 뿜으며 주위에 빛을 발하며 자라났다.
아주 어여쁜 분홍 장미로......
I.Q보다  E.Q를 ........
학교 성적 보다 품성을 중요시 여겼고
사회에 나갔을때 주위를  배려하는 인물로 자라 주길 원했고
사회의 일익을 담당하는 전문직 여성으로의
자질을 갖게 하고자 한가지 특기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교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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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푸른 물감을 떨구는 듯한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그곳에 있었다.
저 하늘을 우러른 것이 21년 만이다.

난 지금도 바란다.
내딸이 아름다운 백합같이 주위에 향기를 뿜으며
가슴 따뜻한 인격자로 한손엔 사랑을, 한손엔 실력을 갖춘
꼭 필요한 사회의 한일원이 되길......

내 딸은 지금 분당의 한 중학교에서 3년차 음악교사로 재직 중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