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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이 끝났다.

이번 올림픽은 우리나라와는 밤낮이 다른 브라질에서 열리는 경기여서

중계방송을 보려면 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

게다가 유난히 폭염이 극성을 부리고 밤에도 열대야에 시달리는 와중에 치러진 바람에

생중계를 보기가 정말 힘들었다.

이 경기를 위해 4년 동안 죽을힘을 다하며 준비한 선수들.

그들이 경기장에서 흘리는 땀과 눈물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올림픽은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목표는 금메달이다.

선수들은 누구나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상을 바라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거기에다 하나님의 도우심까지 보태지면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최고 감동의 드라마가 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내게 가장 큰 울림과 감동을 준 선수는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장 혜진 선수였다.

그녀는 올림픽 메달 따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꼴찌로 간신히 통과하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때만 해도 그녀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선수였다.

그런데. 개인전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을 뒤엎는 이변이 속출했다.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가운데 그녀는 차분히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마침내, 기대주가 아니었던 그녀가 결승전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자 중계방송을 하는 아나운서가 이렇게 말했다.

장 혜진 선수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좌우명이 있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오늘 장 혜진 선수가 이 말씀처럼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아나운서는 그 말씀이 성경 구절임을 밝히지 않았지만 나는 금세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빌립보서 413절 말씀이었다.

마지막 화살까지 다 쏘고 난 후 승리를 확인하게 되자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그 모습은 고스란히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다.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그녀의 얼굴이 금메달보다 빛났다.

    

 

그 모습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10미터 다이빙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로라 윌킨슨을 떠올리게 했다.

그 당시 여자 다이빙은 중국이 16년 동안이나 제패하고 있었다.

경기가 열리자 애초 예상대로 중국 선수들이 줄곧 1, 2위를 다투었다.

모든 카메라가 중국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담기 위해 분주한 사이,

한쪽에서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가 있었다.

미국 대표인 로라 윌킨슨이었다.

예선부터 준결승을 거쳐 결승전까지 계속 5위에 머물고 있는 선수였다.

그녀는 올림픽 출전 3개월 전에 오른쪽 발 뼈 부상으로 7주 동안 병원에 누워 있었다.

그런 몸 상태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다.

 

5차전까지 치르는 10미터 플랫폼 결승전에서 그녀는 2차전까지 5위에 머물렀다.

선두와는 60점 이상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런데, 3차전에서 최고 점수를 얻어 순식간에 선두와의 격차를 확 줄이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다이빙대에 서서 도약 직전까지 계속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그녀가 중얼거린 것은 빌립보서 413절 말씀이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4차전에서도 그녀가 최고점을 얻자 모든 취재진과 관중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잇따라 중국 선수들이 실수를 하였고, 

드디어 그녀가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5차전을 치르기 위해 다이빙대에 올라선 그녀의 얼굴에는

불안감이나 긴장감 대신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제는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고난도의 기술을 선보일 차례다.

뒤로 돌아서서 몸을 여러 번 뒤틀며 뛰어내린 로라는 물속으로 깨끗하게 쏙 빨려 들어갔다.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7주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올림픽을 포기하려던 그녀에게 하나님은 빌립보서 413절 말씀으로 위로하고 응원해 주셨다.

이 말씀을 붙잡은 덕분에 로라는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경기하는 내내 평온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대역전의 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능력 주시는 분이 이 일을 하셨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

우리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께서 우리의 삷 속에서도 역사하실 것이라 믿고 ~

 

 

 

                                                                                                     김 희 재 권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