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Timothy)은 내성적인 성격에다 별로 사교적이지 못한 미국청년입니다.

조치원에 있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교사인데,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윤석준 권사님이 전도했습니다.

그는 주일마다 아침 일찍 조치원에서 혼자 기차를 타고 대전역에 와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영어예배에 왔습니다.

Tim은 그렇게 우리 교회의 가족이 된 사람입니다

 

재작년에는 크리스천 미팅사이트에서 알게 된 여자 친구를 우리 교회로 인도했습니다.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루이자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가진 고려인 3세 이주노동자입니다.

두 사람은 꾸준히 영어예배에 나오며 사랑을 키우더니

드디어 작년 크리스마스 예배 때 결혼발표를 했습니다.

그들은 올 812일에 우리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날을 잡았습니다.


미국남자와 우즈베키스탄여자가 한국에서 국제결혼을 하려면

우선 자국대사관에서 미혼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한국구청에서 남녀가 따로 인터뷰를 해서 통과해야 하고,

보증인이 있어야만 혼인신고를 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그 모든 절차가 만만히 넘기기 힘든 과정입니다.

그래서 유연희 목사님이 통역 겸 보증인이 되어 두 사람을 데리고 다니며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이미 그들은 지난 2월에 법률적으로 부부가 된 것입니다.


처음엔 결혼식을 자그마한 실로암관이나 지하예배당에서 조촐하게 하려고 했습니다.

하객도 별로 없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외국인들이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원로목사님께서 이들의 사정을 들으시고는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지원해주라고 권면하셨습니다.

그 덕에 넓은 본당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경건하고 엄숙하게 예식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신랑신부의 예복과 신부화장, 사진촬영 등은

양인순 전도사님이 지인에게 부탁하여 아주 저렴하게 준비했습니다.

예식장의 꽃장식과 피로연음식은 교회에서 봉사하시는 권사님들께서 실비로 해주셨습니다.

페리 선교사님 부부는 예식 당일 아침 일찍 대전역에서 신랑신부를 마중하여 데리고 가서

신부화장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혀 가지고 오셨습니다.


영어예배부 청년들이 정장을 차려 입고,

외국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신랑신부 옆에서 들러리를 섰습니다.

나윤 자매는 정성껏 축가를 불러주었습니다.

신랑신부와 개인적으로는 그리 친하지 않으면서도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다들 기꺼이 나선 것입니다.


영어예배의 어른들은 모두 혼주의 마음으로 예식에 참석했습니다.

여차하면 신랑 신부의 부모와 친척 역할까지 해주려고 했는데,

결혼식 직전에 신랑신부 부모님과 형제가 미국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셔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친구와 교회식구와 직장동료가 골고루 다 참석하여 증인이 되니,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한 혼인예식이 되었습니다.


하객은 통틀어 50여명이었지만,

예식은 아주 진지하고도 감동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형식은 전형적인 미국결혼식이었습니다.

순서는 다 영어로 진행이 되었고,

주례사는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서 했습니다.

넓은 식장에 비해 하객이 너무 적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세라

우리는 한 사람이 열 몫으로 열심히 경청하고 환호하며 신랑신부를 축복했습니다.


이 결혼식의 주례를 위해 유연희 목사님은 아침 일찍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온 신랑 가족들이 며칠 유숙할 수 있도록 서울에다 숙소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Tim의 부모는 아들결혼식에 그저 하객으로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구경까지 잘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동안 영어예배에서는 외국인 성도들이 객지생활의 어려움을 잘 이길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돕고 지원해 왔는데,

이렇게 국제결혼 하는 외국인 부부의 후견인 노릇은 처음입니다.


부디 Tim과 루이자가 행복하게 백년해로하기를 축원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앙도 더욱 성숙해지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두루 사랑받고 칭찬받는 가정을 이루어 나가길 기도합니다.

 

 

 

                                                                                                     김 희재 권사 (영어예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