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처럼 큰맘 먹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일상을 훌훌 털고 떠난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뜨고 설렙니다.

하지만 출발하던 날의 기대와는 달리 여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이 딱 맞습니다.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날씨 때문에 너무 춥고 덥습니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은 그림의 떡입니다,

시차 때문에 아무 때나 졸렸고, 밤엔 깊이 잠들지 못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여행길엔 언제나 예상치 못한 고단함과 즐거움이 공존합니다.

생고생도 추억이라 여길 수 있는 여유는 돌아갈 집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아주 힘든 순간에 집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여행자입니다.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은 결코 여행객이 아닙니다.

힘들고 외로운 방랑자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우리의 삶을 나그네길이라고 표현합니다.

날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집이 꼭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단지 건물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를 기다리고 반겨주는 사람이 집입니다.

가족이 곧 집입니다.

특히 부부는 긴 여정을 끝까지 함께 가는 룸메이트인 동시에

서로에게 돌아갈 집이 되어주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부부가 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는 자기가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세상의 그 누구도 원하는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는 제 손으로 선택하는 운명입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누구와 함께 사느냐에 따라 삶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며 신중하게 반려자를 찾아야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숱한 동화와 소설, 영화 속에서는 사랑의 종착지를 결혼이라고 합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더라로 끝을 맺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결말을 해피엔딩이라며 좋아합니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의 종점이 아닌 출발점입니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어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시작점이라는 말입니다.


행복한 결혼은 누구나 꿈꾸는 로망입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각자 태어나 자란 환경이 다르고,

살아온 방식이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둘이 서로 열렬히 사랑하므로 결혼하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불타는 사랑이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깊고,

둘의 자존감이 비슷하고,

삶의 목표가 같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완벽하지 못한 두 사람이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은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대성공입니다.

마치 비익조(比翼鳥)처럼 혼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기적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설 속에 나오는 비익조는 눈과 날개가 하나밖에 없어서 도저히 날 수 없는 새입니다.

그런데 암수가 서로의 눈과 날개를 합치면 누구보다 높이 날아올라서 먼 길도 거뜬히 갈 수 있답니다.


사실, 결혼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가정을 이루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때로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대방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대화도 많이 나누고, 모든 일을 솔직하게 의논하는 게 좋습니다

 

이상적인 부부는 둘이 마주보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비전을 품고 발맞춰서 나아가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십자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에다 자기를 비춰보며 기도로 소통하면 천국 같은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김 희재 권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