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1일, 28도, 별이 총총한 밤

 

밤 9시쯤 히드로에 도착했다.

 

우린 기내 가방속에 담배들을 각자 저장하곤

한친구 가방만 비쭉허니 보이게 담배 두박스를 들고 통과한다.

누가 우릴 눈여겨 보겠는가?

긴여정끝에 눈이 게슴츠레해 갖고 헬렐레에 산발을 하고 나타난 우리들을 ....ㅎ

 

우리들은 각자 짐에 한달 먹을 반찬들을 쟁여왔다.

수속을 끝내고 짐을 찾으러 나와보니 우리짐은 있는데

제일 중요한 아들 준다고 김치까지 담아 온 친구의 과일 박스가 안보인다.

내가 테이핑을 도와줘서 낯익은 박스인것이다.

나으 잔머리가 휙휙 돌아간다.

 

우리가 젤 꽁지로 나와서 우리짐만 돌아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저쪽에 웬짐들이 10여개 서있다.

근데 모두 가방이지 그박스는 안보인다.

 

아마도 짐이 너무 무겁고 값이 안나가는 박스라서

주인이 놓고 간것이라 생각하고 안나타나면  챙겨 가려고

잘안보이는 곳에 치워 놓았을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60도 눈알을 돌린다.

 

주와악~!emoticon

레이져를 쏘아대며 주위를 스캔한다

 

저쪽 멀리 떨어진 구텡이에 낯익은 박스가 보인다.

그곳은 작은 레인인데 갸 혼자 덜렁 정자세로 올라앉아있다.

분명히 누군가가 일부러 올려 놓은것이다.

(그럴줄 알았다공~눈치 100단의 철판수노를 워찌보공~~~!!!emoticon)

 

밖으로 나가니 한인기사가 친구딸 이름을 써서 들고 있다.

타국에서 동포를 만나니 반갑다.

 

그는 조심스럽게 밴을 운전하며 길안내를 한다.

이곳은 밤길이고 운전대도 오른쪽이다. 

밤이라 영국의 느낌은 없다.

그냥 한적한 시골같고 고속도로도 길이 3차선이다

추월이고 뭐이고 없다.

그냥 같이 갈뿐이다.

우리나라의 지방도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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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들네 집에 도착했다

태어날 적 부터 자라는 모습을 보아온 나는 장성한  아들이 일가를

이루어 이국땅에서 자기집을 장만하고 굳건하게 자리잡고 지내는 모습이 참 대견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노교수의 동양인 최초의 수석연구원이란다.

에미가 애면글면 아들을 잘키워내 이곳에서 많이 배워 우리나라에 와서

훌륭하게 후학들을 길러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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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딸과 4살 아들들이다.

딸아이 돌때 영국에 와서 공부 시작했단다.

딸아이가 영특해서 영어작문을 그렇게 잘한단다.

연필로 쓰여진 영어작문인데 상을 받은것이란다.(난 뭔소리인지 읽지도 못하것다.ㅎ)

다른 성적들도 우수하여 상도 많단다.

 

밤이 늦어 2층 아가들 방에 짐을 풀고 친구는 아들,딸과 아랫층에서 잔다.

그들은 아주 밤늦게 까지 두런두런 얘기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