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교회 주보에 올랐던 글입니다>

                                                                                                        -탁아방 교사 김순호-

 

1988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훈련과 교육을 받았다.

개인적 신앙 성장에 열중 하던중 심방오신 전도사님께서 물으셨다.

 

"훈련은 다 받으셨는데 요즘 뭘하시나요?"

"교육프로그램 이것저것 배우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나의 답에,

 

"열매만 똑똑 따먹을건가요?

교육을 받았으면 봉사를 하셔야죠~!"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고 가슴이 철렁했다.

정말 난 맛난 열매만 똑똑 따먹고 있었던 것이다.

전도사님께서  교회에서 탁아방을 개설한다고 말씀 하신다.

 

그 말씀에 두말않고 순종하며 이 봉사를 시작한것이 1997년이다.

 

그길로 17년.....,

강남 예배당 3층에서 시작하여 새예배당 지하 2층으로 옮겨오기까지

주일날 하루하루 참으로 많은 일들이 점철되었다.

 

춥거나 덥거나 우는 아기를 달래려 교회마당을 이리저리 헤매던 일,

신종플루 유행으로 일일이 아기들의 열을 재었던 일,

옹알이 밖에 못했던 아기들이  잘자라  유아부로 진급하던일, 등등

 

그렇게 탁아방을 거쳐간 아기들이 커가며 엄마 손잡고 인사하러 올 때,

또 나를 기억하고 지나가다가 손이라도 흔들어 줄 때는 참으로 뿌듯하였다.

 

이제는 많이 자랐지만 아기때의 얼굴을 간직한 아이들과 마주치면

초보엄마 ,아빠들의 모습도 떠올라 웃음짓곤 한다.

 

오랜 탁아방 봉사자로써 이곳을 찾는,

또 찾을 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점이 있다.

 

아기들은 5개월 무렵부터 낯가림이 심해지니 일찍 맡길수록 좋다는점.

먹는약이나 이유식등의 식사내용과 시간을 정확하게 일러줘야 한다는 점.

또 아기의 건강상태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줘야 선생님들도

돌보는 동안 함께 체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긴시간 동안 작은 사고 하나 없이 보낼수 있었던것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었다.  

내가 소망하고 바라는것은 그저 탁아방을 거쳐간 아기들이

건강하게 잘자라 그리스도의 말씀을 잘 지키며 많은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살아가는것이다.

 

나 또한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화분바닥의 작은 돌처럼 보이지 않는곳  에서

계속 봉사하며 교회의 꼭 필요한 박힌돌  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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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에 명단 적은 것은  그날 그날 오던 아기들의 이름이고

누구든지 먼곳에서라도 볼수 있도록 제가 적는 것입니다.

저는 한군데에 앉아 한아이만 보지않고 일어서서 급한 성질대로 한눈에 여러명을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