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초가 벌써 다섯살이 되었다.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보면 에미 태(胎)안에 있을 때 부터

사람 애간장을 녹이게 했던 일이 떠 오르면서  감개 무량하다.


은범이 유치원 갈 때는 새벽 4시에 가서 줄 섰을 때 30명 모집에

25번째 여서 겨우 들어갔는데 이번에 제비 뽑기이니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은초는 제비뽑기에서 우리 단지안에 있는 코앞의 유치원부터 떨어지더니

반경 2K 안에 있는 유치원 가는데 마다 떨어져 식구들 맘을 졸이게 하다가

겨우 1주일 지나 다른곳으로 이래저래 빠져나간 탄천건너 아파트 단지안의

유치원에 겨우 등록하였다.


것두 에미가 자기일 할 땐 오뉴월에 늘어진 ㅅㅂㅇ

떨어지믄 구워먹을라구 지둘리는 넘 같이 느릿느릿

내배 다칠라 하구 있더니 즈이 딸 ㄴ 유치원 입성시키는데는

아는 애가 있어야 애가 힘들지 않다고 어린이집에서 알게된 

에미들과 매일 전화하며 겨우 자리 몇개 있는 이 유치원에 같이 등록 시켰다.


참말로~!

내가 ㄴㅇ(眼)이 튀어 나올지경으로 전화로 썰(說)을 풀어대는데

나의 젊을 적 모습이 떠오르며 너무도 잘난(?) 이에미를  닮은

그의 행동에 기가 딱 막혀 웃음만 나온다.


3월4일,

입학식을 하는데 유치원이 워낙 자그마하니 부모들도 없이 즈들끼리

입학식을 하고 5일부터 집앞에 9시28분에 차가 오면

타고 갔다가 다른 애들은 점심먹고 나면 집에 가는데

은초와  친구들은 모두 종일반에 등록해 4시에 데리러 갔다


이틀 다녀오고 나더니 노란 차를 보면 안간다고

도망간다.

아마도 첫주부터 남들은 다가는데 즈이들 몇명만 종일반에

있으니 싫었나보다.


두번째주 부턴 종일반에 특별공부가 있어

강사를 초빙해 이것저것 같이 하니 그때야 재미 있는지

생글거리며 잘다닌다.


아침에 월,수, 금 은 일주일에 한번씩 와서 청소만 해주던

아줌마가  태워보내고

화,목은 내가 태워 보낸다.


아줌마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교육시켰다.

애 있을 땐 암것도 하지말고 애만 잘챙겨라.

애보내고 정리를 하던지....

안해도 되니 애신경만 써라... 그런대로 잘 적응하는것 같다.


(그래도 어젠 내가 나가야하는 시간과 맞물려 슬며시 차안에서 지켜보았다.

나하고 나가면 쫑알쫑알 생글대는데 아줌마하고 나갈 땐

둘다 입을 꾹다물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좀 안좋았다.

에구... 그래두 워쩌랴? ㅉㅉ)

 

애 데리러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찍고싶어 원장한테

허락을 얻어  유치원을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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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것은 별로 없겠지만 나중에 커서

보면 내가 이럴때도 있었어? 하며 즐거워할 모습도 상상되고,


나 또한 유치원 갈 손주는 은초로써 끝일테니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한장한장 감사히 생각하며 찍는다.


2주가 지나니 친구들도 사귀고 4시30분에 데리고 나와

유치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땀을 뻘뻘 흘리며 놀다온다.


아 ~~~~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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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로 잘 적응하고 재밌어 하니 맘이 놓인다.

또래 중에서 키도 젤크고 오빠가 있으니 사내아이들도

주물러가며 조금씩 대장 기질도 보인다.ㅎㅎㅎ


집에 돌아와서도 재롱잔치는 계속된다.


지가 머릿고무줄을 머리에 두르고

인디언 추장 딸처럼 포즈를 취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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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

내새깽이 은초야 ~~~~!!!


할매는 아 ~~~~~무것도 안바란다.


고저 ~!


말괄량이라도 좋으니 씩씩하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23.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