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오늘이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내일이 온다는 희망이 없으면 살 수가 없겠지요.
새벽이면 여전히 동이 트고
밤이면 어둠이 모든걸 덮고 내려 앉지요.
아직도 신록은 푸르르고
해질녘 노을은 너무나 아름다워요.
보고싶은 친구도 친지도 마음놓고 만날수는 없지만
우리들의 마음까지 주저 앉으면 안되겠지요.
우리들의 마음이 언제나
저 풀잎의 이슬처럼 영롱하기를 바라며
희망찬 내일을 향하여~
인선이글보다가 한줄쓰고
차한잔 마시고 다시 올렸더니
그사이에 찬정이가 들왔었구나.
지난 바람은 강화쪽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태풍엔 거제도가 많이 걱정된다.
무사히 지나기를 바래야지.
아침7시경 잠깐 비가 쏟아지더니 지금은 비도 바람도 조용합니다.
사납게 덤벼들려고 숨 고르기를 하는건지.
암튼 오늘밤 잠 안 오게 생겼어요.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거제도 피해가 컸다고 하데요.
우리는 일본에 살 때라서 여기 없었는데
거제도내 전역이 나흘에서 일주일간 단전되었었대요.
그때 우리 시아버지는 휠체어타고 길 건너 병원으로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실 때였지요.
엘리베이터가 스톱되는 바람에 일주일간 병원에 못 가시게 되자 그대로 다리가 굳어져서
돌아가실 때까지 일년간 두 다리로 서지도 걷지도 못 하셨어요.
거제도 사람들이 무섭다고 기억하는 태풍은 사라(1959년)와 매미인데
그만큼 센 태풍이 오는가봐요.
코로다다 홍수다 곪은 상처도 죽을 지경인데 거기다 소금을 뿌리겠다니
하느님도 승질이 엥간히 드러워졌나봐요.
이번 바람도 무사해야 할 텐데,
뉴스에서 거제얘기가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으니
찬정이 역시 밤잠 설치게생겼어.
서해상으로 올라왔던 지난 태풍때
티비만 보다가 밤을 꼬딱 새고
이튿날 비몽사몽 지냈었지.
우리 봄님들이 머물고있는
제주, 부산 ,거제 역시
주변에 큰 사고 없이
무사하기를...
바비가 가니
마이삭이 오고,
마이삭이 가면서
하이선이 온다하고...
뭐 도대체 끝이 안보이게 줄을지어 섰네요.
갑자기, 어서빨리 2020년이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마리 쥐새끼가 이리도 요동을 치며 온세상을 뒤흔들다니 원 ~~
2021년 소가 와서 얼른 뒷걸음질 치면서
쥐새끼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ㅎㅎ
거제, 제주, 부산 모두 별일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네. 하늘은 언제 그랬냐 싶게 맑게 개어있구먼. 정말 어서 2020년이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어.
멀리 있든 가깝게 살든 때때로 만나 웃고 떠들고 묵은 마음을 털어내면서
나이 먹어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남편은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비결이 거기에도 있다고 합니다.
암튼 . 올해는 서로 만나지 못 하니 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
<만나면 할 말이 많다.>
<그래. 나도 만나면 할 말이 태산이다.>
돌아 오는 답은 다 그렇습니다.
유난히 힘든 여름도 이제 끝자락인가 했더니 연이은 태풍
이렇게 세상 어지러운 때에 큰 일을 치루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 아닌 두 가지나.
지난 4월초 작은 딸 결혼식 예정이었는데 코로나때문에
멀찌감치로 연기해 놓은 날이 9월5일 (내일)입니다.
근데 결혼식 날짜를 코앞에 두고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여 마음 졸이고 있지요.
그런 와중에 그저께(태풍이 오던 날) 고향 순천에서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네요.
요즘은 친구사이라도 사람 모이는 일은
알리지 않고 마치고 나서 얘기하는 걸 미덕처럼 여기지요.
혼사가 가까워 어젯밤 문자를 보내니
고향에서 시어머니 장례를 치루고 있다 하더군요.
시어머니가 연세도 있고 폐암을 앓고 계셨거든요.
오늘 순천에서 장례 마치고 올라와 내일 서울에서 작은 딸 결혼식하고
모레 삼우제 지내러 내려가야 한대요.
슬픈 자리도 기쁜 자리도 코로나로 마음 졸이며 전전긍긍하겠지요
그래도 장례식 결혼식 같은 날 겹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래요.
<불행중 다행이란 말이 이럴때 쓰라고 생긴 말인가부다
사람의 일이 울 일, 웃을 일 섞어가며 온다지만 숨 돌릴 틈이 없으니
몸이 고단해서 어쩐다냐.>
<세월 좋아지면 만나자. 할 말이 많다.>
<그래. 나도>
요며칠 먹기만하면 가운데 배가 아퍼와서 오늘은 드디어
가정의를 몇 달만에 만났지요.
인사도 팔꿈치로 하구요.ㅎㅎ
간김에 이번엔 폐렴주사액이 있다하여
거금 $125 을 내고 주사맞고 왔어요.
두 달후에 다시가서 폐렴주사를 한대 더 맞으면 끝!
오늘밤에 아프면 타이레놀 한알 먹으라네요.
주사를 맞아도 아픈 허리를 호소했더니,
통증클리닉으로 연결하겠다고..
피검사도 코비드로 못했으니 피검사도 받게하고...
지난번에 박테리아 검사했는데 소식이 없는거보니 괜찮은가보다? 했더니
의사가 체크하더니 안괜찮다고 핼리코박터 약을 이번에 두 번을 계속 복용하라네요.
폐렴주사 맞고는 멀쩡하게 나돌아다니다
ㅎㅎ이제 슬슬 아퍼오는것 같아요.
손에 열이 올라오는것 같네요.
옆방에서 (의사사무실)기둘던 남자가 하는 말이
폐렴주사 맞으라는거 무시하다가 폐렴에 걸렸는데 심정지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갔었다나요. 날더러 꼭 맞으라고 ~~
해서...
"그렇지않아도 주사값 벌써 지불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했더니
엄지 척!!!
연세드신 선배님들 꼭 폐렴주사 맞으세요 ~~
어느 팔로 글을 쓰냐고 하길래 오른쪽이라 했더니,
왼팔에 주사를 놓더니만 그 이유를 알것만 같아요.
팔이 들기도 힘들게 아퍼오는데요 ~~
하이공~!
안뇽하십니까?
이곳을 방문하진 못해도 이곳은 여전히 그리운 분들이 지키고 계셨군요.
컴을 멀리하고 카톡으로만 들여다보니 글은 안써지고....
드디어 애들과 합가를 하고 이제야 내방에 컴을 마주하게 되었군요.
카톡은 슬슬 지워지고 밀려서 없어지니 허망하기도 하고요.
뭐니뭐니 해도 컴이 최고에요.
우찌우찌 헤메이다가 궁리끝에 합가를 하니
정신이 왔다리갔다리~더이상 우찌됐든 누가 뭐래든
안방차지는 하고 있네요.ㅎㅎ
애들 집은 세를 주고 내집을 옮긴것이지요.
단지는 그대로 그단지 이지만 한곳에서 20년 살다가
옮기니 괜시리 낯설고 물 설은 것 같고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요.
이제 정신좀 나니 자금자금 들어올께요.
쓰는법도 다잊어먹었어요! ㅎㅎ
아이고~ 순호야 반가워. 이사하느라 애썼어. 정신 차리고 어쩌구 저쩌구 수다 떨면 뭘 더잊어버리는 일은 없을꺼 같네. 매일 들어와라. 알았지?
어드메 긴 해외여행을 가셔서 오시지를 못하고 계신가?
아니면 제가 하도 들락거리니까 그 꼬라지가 보기싫으셨나?
여러가지로 생각했었지요.ㅎㅎ
이렇게 오실 줄을 미리 눈치채곤 불 안꺼뜨릴려고
무쟈~~게 애쓴것 눈치채셨쮸? ㅋㅋ
수노언니가 봄날에 들어오시니 국내외에서 환영의 소리가 들썩들썩합니다. ^^
ㅎㅎ 이사까지 잘 하셨다니 기쁩니다.
언니가 봄날에 글을 쓰지 않으시고 썰렁할 때 꾸준히 봄날방에 군불 지핀 따뜻한
봄님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곁불을 쬐고 있습니다.
언니 새로 이사한 아파트 창쪽으로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던데요,
언니 표현대로 커피를 쪽 마시며 기분 좋을 때 여기에 글 써 주세요.
은범이의 사춘기 일기는 어떨까요?ㅎㅎ
보라색 꽃에 끌려 누르니 옥규 글이 있어 한마디 써 놓고는 봄날 방에 오니 옥규가 또 있네~ㅋ 볼때 마다 반가워~ㅎ 순호 매일 들어오라 했는데 말 안듣네. 난 그냥 일어나면 커피 한잔 타가지고 컴 앞에 앉는구먼. 어여 들어와라 ~
깻잎이 씨를 맺느라 깨꽃송이도 피어내고...
가을로 짙어가는 길목에서 비도 내리고,
특히 오늘은 안개비가 내리고 있어요.
다소 억세지만 잔뜩 매달린 깻잎이 아까워서
간장물도 다리고 따온 잎도 씻어서,
10 장씩 채곡채곡 예쁘게(? ㅎㅎ) 병에다 쟁여놓고 있어요.
지난번 문득 된장깻잎장아찌가 먹고싶어서 담궜더니만
간장에 안짜게 만든것이 제일 낫다네요.ㅎㅎ
그래서 오랫동안 삭힘이 필요할것 같은
억센 깻잎 장아찌를 담그는 중이라고 은근 자랑질을~ ~ ~ㅋㅋ
불꺼진 삽작문에 호롱불 밝히고
또다시 깻잎작업을 하러 갑니다요 ~~~
깻잎이 때가 지나서 억세지면 맛이 없는데~
나도 이거 저거 해봤는데 간장에 한것이 젤 편하고 맛도 괜찮더라구~
맛있게 해먹어.
그리고 깨열리면 털지말고 전분가루 입혀서 튀김 해먹어봐.
우리 손녀딸은 그게 제일 맛있는 음식이래~ㅎ
일명 깨보숭이 튀김.
직접 심어서 해먹으니 기특하구먼.
화림 언니~
저두요
보라색꽃 옥규 이름에 반가워 들어가서
글에 폭 빠져 읽다가 시험 공부하듯
능이며 원이며 왕 왕비 이름 메모해 놓으며
조상님들이 나쁜놈들이 많아
어린것들이 눈물 흘리며 생을 마침에
마음이 아팠어요
언젠가 언니 만나면
언니 쌈짓 돈 따서 맛난거 사 먹으려고
화투 사와서 유투브로 고스톱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ㅎㅎㅎ
착하고 부지런하기까지한 인선아~
며칠전 네가 좋아하는 영숙씨 만나서
이른 점심먹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어
잘 했지?
인천공항에서
아들이 알선해준 낯선 남자 차 타고 빈 아파트에
들어와 조카가 미리 채워 놓은 먹거리로 입맛대로 해 먹고
여기 저기서 배민으로 보내주는 맛난 점심 골고루 잘 먹으며
4주 격리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버스마다 카드 대는곳이 달라서 가슴 두근 거리고
올라탈때는 왼쪽 발 부터
내릴때는 오른쪽 발 부터를 잊지 말아야 했고 - 헷갈리면 무릎이 살짝 아프니까
5개월 열흘 한국 살이에
이젠 버스타고 전철타는 선수가 되었어요
참으로 망설이다 온 서울인데
안 왔으면 어쩔뻔했나 싶어요
막둥이 솜씨도
농사지은 감자맛도 못 볼뻔했잖아요
순희야 안녕 ~~
영숙이랑 정동진에 가서 회포도 풀고 잘 지내다왔지?
사진으로 보는 순희는 그대로에다
미소는 여전히 귀여운 소녀? ㅎㅎㅎ
흠! 부지런히 고스톱 배워서 이겨서
화림언니의 쌈짓돈도 빼앗아 맛난것도 먹고 또
네 주머닛돈으로 더 맛난것도 사드리고...ㅋㅋㅋ
헌데 2차 감염으로 어디 함부로 나다닐 수도 없고
모이는 것도 쉬비가 않을둣 싶은것이 탈이라면 탈?
열심히 돌아다니되 감염되지말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카나다로 또 돌아와야겠지?
오면 또다시 2 주 자가격리...
언제나 끝이 날꼬?
순희야~ 요즘 부천에 확진자가 많아져서 꼼짝도 못하고 똘똘이 신책이나 시키고 있다. 별르다 고국에 나왔을텐데 시국이 이러니 다니면서도 조마조마 할것 같네. 그래도 야외는 좀 나으니 구경 잘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너 가기전에 꼭 맛난거 사주고 싶은데 말야. 고스톱 너무 재미있지 않니? 난 누가 만들었는지 천재야 하면서 동생들하고 깔깔거리며 쳤는대 요즘 동생들도 못만나. 여동생이 그 동네에 사는 손녀딸이 갈데 없다고 (유치원생) 매일 온대. 유치원도 문닫고 정말 갈데가 없다네. 우리야 그냥 저냥 견딘다지만 어린 아이들이 가엾어 죽겠어. 신나게 뛰어놀아야 하는데 ~ 내 손녀딸 축구소녀 예은이도 여왕기 쟁탈전인가 뭔가 하는데 관중이 없으니 넘 이상하더래. 뽈을 넣으면 와~ 하는 함성이 있어야 하는데 말야. 아~ 힘든 세월이여~
그러게요, 아이들이 힘들겠어요.
친구와 놀이가 최고일 때인데...
그러니, 모임 못간다고 나들이
못간다고 투정하면 아니될듯요.
그저 요만큼의 호사를 감사해야할듯요.
근데
수노대장님이 빼꼼히 구수한 글냄새만
풍기시고는 감질나게스리
왜 어째서?
글치, 맞아요!
하며 읽을것을 툭
던지질 아니하시는지요?
ㅋ
화리미 언니 ~
제가 수지에서 서울 아파트로 돌아간 다음에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딱 중간에서 만나서 맛난거 같이 먹어요
어젯밤 (10일) 10 시에 결국은
우리 사랑하는 개냥이 돌쇠를 안락사 시켰어요.
남편이 병원에 같이 가자는것을 싫다고...
남편이 떠나자마자 집안이 떠나가라 엉엉 울어댓지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울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서럽게 운것 같아요.아 ~~지금 또다시 걷잡을수없는 눈물이...
저녁에 노바스코샤에 사시는 이종사촌오빠가 지난 일요일에 돌아가셨다고
어제 저녁에 연락을 받았는데(코로나로 갈수도 없고),
그 슬픔보다 우리 돌쇠를 슬립시키러 보낸것이 더 슬프더라구요.
병원에서 남편더러 주사를 놓아 잠재우는데 참관할거냐? No.
(잠에 빠져들며 죽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화장후에 재를 갖고 갈거냐? No.
(재를 묻기보단 맘대로 쫄랑거리며 돌아다니라고...)
그럼 죽기전에 몇 분간 함께하며 마지막을 보낼거냐? No.
(큰단추같이 똘망한 눈을 차마 마주하기 힘들어서...)
집에서 이미 충분히 작별인사 하고왔다 하고는,
어서빨리 난 여기서 나가고 싶다... 했다네요.
집에오니 두 눈이 빨개서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면서
오히려 고통스러웠던 돌쇠가 고마워할거라고 ~~~
동물병원에서 보니까 그렇게 오는 동물들이
완전히 파리목숨 같다고...
주사를 놓으면 2분이내로 잠자듯이 하늘나라로 간다네요.
아마 돌쇠는 다음 생애에 한국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을까???
제가 돌쇠에게 그랬어요.
"돌쇠야 다음 생애엔 니엄마 (내 딸) 아들로 태어나라 ~~"
딸이 독립할 때 두 고양이(지니와 돌쇠) 놔두고가서
우리가 딸처럼 아들처럼 키우고 있었거든요.ㅎㅎ
인선아~
마음이 많이 아프겠다
이래서 반려 동물 키우는거 난 반대야
울 딸이 고등때 자기가 다 하겠다고 해서 강쥐 쫑구가 왔는데
식구들이 예뻐만 하고
결국 온갖 일은 내 몫이더라
교육을 안 시켜 똥 오줌 못 가리고...
아침에 일하러 갔다가 밤 늦게 집에 오면
뭐 부터 치워야하나 눈물이났지
딸이 대학 졸업 하자마자 서울로 가버리고
내가 몇년을 더 키우다가 섬에 델꾸갈수없어
서울로 보냈는데 딸하고 16살까지 잘 지내고 갔어
딸이 쫑구 재를 서울에서 밴쿠버 섬 집에 가져다줘서
뒷마당 소나무 밑에 묻어 주고 내가 또 보살피다가
섬 생활 정리하고 뭍으로 나올때 같이와서
지금은 13년 서울 생활 정리하고 밴쿠버로
돌아와 정착한 딸 집 마당에 아주 잘 있어
새벽에 뉴욕 신애랑 통화했는데
올 가을 서울에서 만나기로 한것은
코로나 때매 물거품 됐고
세월 편해지면 내가 뉴욕에 가기로 했어
언제가 될찌 모르지만
그때
인선아~~~
토론토에서 만나자
인선이 맘이 이젠 좀 가라앉았을라나~ 정이란게 그리 쉽게 끊어지진 않지만 모든것이 시간이 약인게 많아. 나도 동물 싫어했는데 어찌 어찌 키우다 보니 정이 들어서 우리 똘똘이 죽으면 많이 슬플꺼 같네. 말 못하는게 제일 불쌍하고 아무리 구박해도 외출하고 들어오면 또 반갑다고 꼬랑지 흔들고~ 계속 울지 말고 눈물 날때마다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도해주면 되지. 내 친구 오빠도 애완동물 죽고나서 우울증이 걸렸더래. 인선이야 남편분이 계시니 그럴리는 없겠지만 어여 슬픔에서 헤어나기를~
우리가 엄지 데리고 아침마다 가는 뒷산이 있는데, 오르다 보면 중턱에 마을 공동묘지가 있어요.
공동묘지라는 어감이 좀 그럴 뿐이지 음산하거나 무섭거나 그렇지않아요.
동네가 다 내려다 보이는 양지 바른 곳인데다가 차 한대 서로 비켜다닐 만큼 포장이 되어 있어
걷기에도 좋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거기를 지나 한참을 더 가서 새로 생긴 산길을 돌아 내려옵니다.
한 여름 지나고 추석이 돌아오는 요즘 벌초를 하러 옵니다.
마을 노인이 낫을 들고 올라와 손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이 예초기로
빨리 말끔하게 하지요. 마치 바리깡으로 빡빡머리 깎는 거맹키
하지만 이런 벌초 풍경도 대대손손 길게 이어갈 것 같진 않습니다.
지금도 벌초 대행에 맡기는 집 많거든요.
우리가 이 동네 이사 오던 팔년전, 추석에 성묘하러 오는 사람들로 길이 꽉 막혔었는데
요즘은 추석날 성묘 오는 사람 많지않아요.
벌초 끝내고 나서 술 한잔 부어놓고 절 한번 하고 가면 추석 성묘는 안 온다고 하네요.
저희도 그렇습니다. 어머니 계실 때 명절에 내려오면 차례 지낸 것 몇가지 싸들고
가까운 시할머니 산소 성묘갔었지요.
요즘은 우리가 벌초하고나서 술 한잔 드리고 절 한번 하고 오면 그 다음해 벌초하러나 갑니다.
다음주 남편과 둘이 벌초하러 갈 예정이지요.
재작년까지는 제가 안 따라 갔어요.
일가의 남자들만 모여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상님 묘소를 분담하여 벌초하고
저녁에 다시 모여 목욕하고 술 한잔 곁들인 저녁식사하는 것이 연례행사였는데
요즘 모일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객지에 있거나 제 식구 일이 우선이다 보니.
그래서 나온 대책이 조상님 묘를 배정하여 각자 시간사정에 맞춰 벌초하고
사진 찍어 공유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우리집에 배정된 산소는 2기지요
벌초
박찬정
덕포 강망산 오솔길
한사람은 예초기를 메고 앞서 걷고
소줏병 든 배낭을 메고
뒤따르는 또 한 사람
도중에 두 번이나 숨 고르고 닿은
시증조부 산소
길길이 자란 잡초 속
바람에 깎이고
비에 씻긴 민밋한 봉분 하나
살아 생전 뵈온 적도 없는 증손자가
벌초를 한다.
한 해 묵은
누추를 벗긴다.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한테
무슨 큰 음덕 바라리까
증손부 따라드리는
소주 한 잔 목 축이시고
다음해에도
이 먼 산 중턱까지
벌초하러 오도록
영육이나 살펴주시기를
서울을, 아니 지들이 사는
관악구, 용산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대민업무를 하는
두녀석들을 마스크 쓰고
30분이내로 먹을거랑
기호품을 들고 잠깐
보려가는 길
보고픔이 행여라도
코로나의 심술에라도
걸리까
노심초사하는 지금도
그리울까요,
지나가면?
그전 일본 살 때
아들 대학 4학년부터인가 기억이 잘 안나는데 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독립을 시켰어.
부모는 한국으로 돌아 올 예정이었으니까 부모가 가까이 있을 때
혼자 사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우리도 안심될 것 같아서.
아들은 더 좋아했지.
가끔 밑반찬이나 별식을 해서 학교 갔다 올 시간에 맞추어 전차타고 간다.
역에서아들을 만나 혼자 사는 아파트로 가는 도중 마트에 들른다.
물론 돈은 내가 낸다.
얼른 밥을 해서 가지고 간 반찬을 차려놓고 아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는 재미.
마트에 들러 소용되는 이런 저런 것들을 사주는 재미.
지금 생각해도 좋은 추억이야.
그때 빚 갚음인지 보답인지 요즘은 일본에 가서 내가 물건을 사면 아들이 돈을 낸다.
근데 가슴이 쓰리다. 아들이 뼈 빠지게 버는 돈.
아이도 그전에 부모가 주는 돈을 부모의 피땀이라고 생각했을까?
내리사랑이야. 절대로 모르지. 예진이가 커갈수록 부모의 사랑이 이런거구나 점점 느끼겠지. 요즘에야 왜 그때 엄마를 위로해 드리지 못했을까? 아버님께 좀 더 살갑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하곤 죄송해요~ 하고 중얼거려.
100고지가 다섯 발짝앞입니다.
맨질맨질 보드라븐 ㅃ ㅅ가
눈 앞에 아른아른.
임자 따로 읎어요
얼른 집어서 다리 끼는 사람이 임자여요.
방한중인 수니 언니! 기념으루다 워뗘요?
화림이 언니는 한 죽 재 놓고 입으시남요?
연금생활자 되신 옥규 언니는 아숩지 않으신가요?
회장님은 그냥 가만 계셔요. 싸이주가 얼추 비슷허니께 제가 전에 여투어 둔 걸루 드릴게요.
주향이는 이미 받어농게 억수로 많다아이가.
캐나다 현지의 인선 언니! 빨리 찜 하세요. 내가 잘 돗다가 드릴게요.
원래 못생긴 과일이 영양은 만점이라지?
뭐든 사먹는 시대에
인선이는 배추사다 김치를 담궜다니 칭찬 할만 해.
요즘엔 주로 집에서 식사를 하니까 김치도 많이 먹어요.
오늘은 부추 잘라다가 식초 듬뿍넣고 겉절이했더니
그런대로 한끼 잘 해결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