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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봄날 10년을 맞다 -

 

 

고형옥 언니의 나무에 대한 글과 순호 언니의 봄날은 간다 들은 이야기, 광희 언니 만화로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가슴 한 켠을 살짝 열고 한편 어려워하면서도 또 한편 대담하게

참말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신없이 홈피를 들여다 보다가 태워버린 냄비가 도대체 몇 개였을까요?

봄날 초창기, 이런 낯설고도 이상한 사정은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있었을 것입니다.

얼마 안 있어 순호언니가 타이머를 샀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했고,

저 또한 냄비 세트를 샀지요.

뻥뻥 냄비가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미친듯 홈피를 들여다 보던 시절이었어요.

 

속곳 이야기 한다고 정말로 그 많은 속곳을 만들어 오신 미선이 언니며,

많은 식구들에게 그렇게 푸짐하게 손수 담근 간장게장을 먹이셨던 은희 언니,

꽃드레(?)라는 찻집으로 불러 차 뿐  아니라 부페식으로 음식까지 정성껏 대접해 주신 형옥이 언니,

양평 강가 아름다운 집에서 정통 음식을 맛보게 해 주신 인순이 언니.....

 

그때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시간 컴퓨터 화면에 빠져 웃으며 지냈어요.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던 적도 여러 번이었고, 싱숭생숭 마음이 심란한 적은 또 얼마나 많았게요.

 

장군이요 멍군이요 하는 댓글 속에서 정말 뜻밖의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이어지는 댓글 속에서 봄날이 아니면서도 사이 사이 들어와 장단을 맞추고

깨알재미를 주셨던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건넛마을에 사는 초등학교 동창의 댓글도 즐거웠지요.

 

시기적절한 사진이나 동영상도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그때는요.

술 이야기가 나오면 술이 가득 들어있는 냉장고 사진을 올린다거나,

우스운 댓글 장면에 참지 못하고 웃어대는 친구를 보고 '너무 웃지 마 틀니 빠져' 라고 썼는데

금방 누군가가 정말로 틀니가 빠지는 동영상을 올려 놓았더군요.

죽는 줄 알고 웃었어요.

우울하기만 하면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웃었어요.

 

또 먼 곳에 사시면서도 우리를 묶어주신 분도 있지요.

우리는 또 얼마나 설레는 계획을 세웠던지요.

 

 

웃었던 일이 주로 많았지만

그것뿐은..........  아니었지요.

 

그야말로 50을 넘어선 만만치 않은 인생 노장들의 뭉클한 만남이었으니까요.

많은 이야기를 글로 나누었어요.

나 자신조차 건드리지 못한 그런 일들,  그런 게 있었는지도 몰랐던 그런 일들.

그런 <건드림>에 뭐랄까 우리의 어떤 부분이 감응하며 떨렸던 것일까요?

인간의 영혼은 하나의 파장이라더니 그 파장이 맞는 시간이었나 봐요.

참 놀라운 일이에요.

 

뭐든지 시키는 일은 하기가 싫지요?

처음에 난장을 벌이며 모였던 봄님들 특히 더 그러하지요?

5기 언니들의 기상이 만만치 않음에도 정말 후배들을 예뻐해 주셨어요.

특히 대거포진했던 우리 12기들의 방자한(특히 나!;;;) 모습도 잘 감싸주시고 아끼고 위해 주셨죠.

그런 사랑을 감사의 마음 없이는 기억할 수 없어요.

 

 

위로 아래로 무작정 사랑하기.....

 

그게 봄날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순호 언니가 대장을 맡아 유능하고 힘차게, 그렇게 마음쓰며 애쓰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봄날,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근데 말이에요, 그런 것들이 다 좋아서 한 일들이었으니까 그렇게 될 수 있었나 봐요.

그래서 오래 그렇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나 봐요.

엄청난 인연이지요.

 

나중에 합류하셨지만 결국 기둥이 된 순영이 언니며 영분이 언니며

불이 꺼질세라 분주한 거제댁까지 모두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낸 힘이었어요.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그리움에 밖에서 만나고 이제 그것이 정례화 되다 보니,

이제는 이 방에서보다 카톡으로  소식들을 전하고,

밖에서 만나는 정기모임에서나 겨우 봄님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전 그게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워요.

하지만 이런 것도 자연스런 우리의 흐름이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가면서 또 다른 어떤 식으로 우리의 색깔이 만들어질 거예요.

뭐든지 억지로 하는 일은 재미없잖아요.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대로 그렇게....

 

고마운 봄님들~

다음 주 봄날 10주년 자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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