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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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볕, 그 따사로움에 놀랐다.
1월 초순, 소한에서 대한으로 넘어가는 중턱이면 추워서 움츠리는 것이 당연한데
이번 여행길에 만난 햇살은 그렇지 않았다.
분명 절기상으로는 한겨울인데 겨울 볕이 아니었다.
지독한 독감 끝에 남은 기침을 달고다닌 내게 따스한 그 햇살은 더 반갑고 고마웠다.
이번 여행은 아무런 계획도 하지 않고 무작정 떠난 길이었다.
관광 일정을 짜지도 않았고, 무엇을 어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의논도 없었다.
그저 시간이 맞은 사람들과 함께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동차 핸들을 꺾는 자유로움은 보너스로 받았다.
의기(義妓) 논개가 왜장을 끌어 안고 투신했다는 촉석루를 찾아 무작정 진주로 향했다.
진주 시내에 있는 진주성은 정갈하게 잘 다듬어져 있었다.
인적도 드문 진주성 앞으로 흐르는 남강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요했다.
강물 위에 유등을 환히 밝히고 관광객을 끌어들였던 흔적조차 없다.
논개가 떨어졌던 의암만이 여전히 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을 뿐이다.
내가 논개였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의연한 결기에 다시금 옷깃을 여몄다.
거제 장은 반나절만 서는 장이라 오전에만 열린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물메기가 미끄덩한 허연 진액을 온몸에 바르며 퍼덕거리고 있었다.
제철 맞아 알을 잔뜩 품은 대구는 두말 필요없이 싱싱하고,
반 건조한 가자미, 서대, 민어, 능성어 등도 물이 좋았다.
마른 가루를 조금 묻혀서 기름 살짝 두르고 프라이팬에 구워 먹으면 맛있는 반 건조 생선을
종류대로 잔뜩 사가지고 숙소에서 구워 먹었다.
슴슴하고 담백한 것이 얼마나 맛있는지 다들 정신없이 먹었다.
집에 있는 식구들 줄 것은 각자 따로 사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었다.
지심도는 동백섬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로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그 섬엔 동백나무가 가득했다.
12월도 되기 전에 이미 꽃잎이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흰동백꽃을 이번에 처음 보았다.
홑동백도 있고 겹동백도 있었다.
동백나무 이파리는 해풍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 모양이다.
짙은 초록색에 윤기를 더한 것이 아주 실하게 보인다.
동백꽃이 피를 토하듯이 붉은 색으로 만발하고 있을 때에도
먼발치에서 보면 초록색만 보일만큼 잎사귀가 실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뿌리는 얼마나 튼실할까.
문득, 꽃은 잠시 머물렀다 가는 손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맹종죽 테마파크는 처음 가 본 곳이다.
울창한 대나무숲이다.
산을 휘감아 오르며 걷기 좋게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대숲에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는 얼핏 들으면 두런거리는 사람소리 같다.
어느 소설 속에 나오는 장면이었는지 금방 떠오르진 않지만
내가 그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대나무 사이로 다도해가 보인다.
크고 작은 섬이 점점이 박힌 그 바다엔 사람들의 일터가 있다.
양식장에 가지런히 놓인 부표에서 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느껴진다.
공곶이는 최근에 조성된 수선화 동산이다.
아직 수선화 철이 아니라 비어있지만 머잖아 이 동산에 노란색이 가득할 게다.
좁은 산책로에 대나무도 많고,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돌이 많은 이 언덕을 일군 강씨 할아버지 내외분의 수고가 느껴지는 산책로가 가파르다.
지금도 끊임없이 수선화 뿌리를 캐고 심으며 동산을 다듬는 중인데,
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걸어가기도 힘든 가파른 길에 계단을 만들고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애쓴 그 분은 선구자다.
동백터널 계단을 따라 내려간 바닷가엔 항아리 누름돌로 쓰면 딱 좋은 돌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맨들맨들한 돌멩이 사이로 파도가 스며든다.
느낌표 모양의 섬과 마침표 같은 섬을 지나 온 물결이 바닷가 돌멩이를 다듬는다.
오목한 해변까지 따라온 따스한 겨울 햇살은 우리를 무장해제 시켰다.
와글다글한 돌맹이 위에 철퍼덕 주저앉아 사진을 찍는다.
따사로움이 온 얼굴에 번진다.
거제 방앗간에다 호박고지를 갖다 주기만 하면
찹쌀과 팥고물은 알아서 넣고 떡을 해 준다.
거제댁이 직접 기르고 토방 햇살에 정성껏 말린 늙은 호박고지를 갖다 주고 떡을 맞췄다.
여정을 끝내고 돌아갈 때 싸가지고 가라는 속 깊은 배려까지 담긴 떡이다.
따끈하고 말랑한 시루 팥찰떡에 노란 호박이 숭숭 박혀 있다.
늙은 호박 말린 것이 달큰하고 유난히 쫀득하다.
햇살 같은 따사로움이 마음까지 다 채운다.
이런 추억을 간직하게 해 준 모든 정성이 다 고맙다.
구례 사성암은 화엄사의 말사란다.
기암 절벽 위에 세워진 조그마한 암자를 찾아 허위허위 달려갔다.
섬진강이 어찌 흐르는지 환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사람들은 소원을 빈다.
천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접어서 바위에 묶어 놓으며 빈다.
돌 틈에 백원 짜리 동전을 평평히 꽂아 놓고 그 위에 잔돌을 쌓으며 빈다.
불전함에 돈을 넣고 소원지에 소원을 써서 매달아 놓으며 빈다.
적어도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주는 영험한 곳이라는 안내문을 읽은 터라 나도 잠시 고민한다.
한 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무엇을 빌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작품 하나 건지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스친다.
내 소원을 이루어 주실 이를 찾아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 한 점 없이 짙푸른 색에 눈이 시리다.
멀리 보이는 지리산의 완만한 능선이 오늘 따라 유난히 평안해 보인다.
기왕 내친 김에 화엄사로 길을 집았다.
오래된 큰 절의 풍모가 의젓하고 당당하다.
요란한 칠을 입히지 않은 각황전의 지붕에 위엄이 서려있다.
채색되지 않은 나무색이 담담하면서도 어디다 비길 수 없이 아름답다.
오랜 시간을 견디고 버텨낸 후에야 얻을 수 있는 색감이다.
각황전 옆 겨울 나무 끝에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앙상한 가지 끝에 꽃눈이 달린 것이다.
색이 너무 붉어서 흑매라고도 보르는 홍매화가 조만간 피어날 것이다.
내 목덜미에 감기는 겨울볕이 유난히 따사롭다.
나도 두툼한 외투를 벗어 손에 들고 나무 흉내를 내 본다.
일기예보에서는 다음 주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했지만 겁나지 않는다.
화엄사 경내에 있는 정갈한 찻집에서 따끈한 차를 마시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절기상으로는 엄동설한이 분명한데 우리들 마음 속에는 이미 봄기운이 돈다.
?역시 작가는 달라~
?나도 따사로운 볕을 받으며 같이 다닌 기분이 드네.
남도의 동백꽃~ 아~ 보고 싶다.
오동도의 타는듯이 붉은 동백꽃과 윤기 자르르 흐르는 진초록 나뭇잎~그립다 말을 하니 더욱 그리워.
무사히 잘 다녀와 다행.
이젠 완전 할매가 되서 그런가?
그저 별일 없음 감사~또 감사.
?
?
화림 언니 ~
우리가 도착하던 날은 회무침 파티를 푸짐히 했어요.
찬정이 신랑이 낚시로 잡은 학꽁치를 깨끗하게 손질까지 다 해 줬어요.
제가 죽변에서 살 때에도 학꽁치는 먹어보질 못했어요.
워낙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생선이라
잡히는 족족 수출을 해서 국내에선 거의 유통이 안 되었거든요.
그런 학꽁치를 이번에 실컷 먹은 거에요 ~
투명하게 보이는 학꽁치는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죠.
밥이 들어갈 자리도 없이 회로 배를 채웠어요.
게다가 찬정이가 손수 만든 늙은 호박으로 만든 호박죽까지 ~
밭에서 금방 뽑아 온 노란 배춧속으로 쌈을 싸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죠.
약이라곤 쳐 본적이 없는 무공해 유기농 배추라 맛이 달랐어요.
아작아작 달큰한 맛이 최고였죠.
우리는 그 배추로 배추전도 부치고,
학꽁치 남은 것으로 생선전도 부쳐서 먹었어요.
명절음식. 아니 잔치 음식을 장만하는 기분이었다니까요. ㅎ
엽렵한 찬정이 덕분에 잘 먹고 잘 쉬다 왔어요.
저는 독감 끝에 기침이 남아있던 차에 섭생을 잘 했답니다.
여행지에 반겨줄 지인이 있다는 게 얼마나 맘을 따숩게 했을까요?
아마도 춘선선배님 목덜미가 따사롭게 느껴진건 이상기후 탓만은 아닐듯 싶어요~~
마치 죽변기행을 읽었을때 같은 감성이 올라오네요.
갑자기 핫콩치 생각을 하니 침이 꼴깍^^
우리의 간구보다 넘치게 이루실 그분께서 좋은 작품 안겨주실 줄로 믿습니다.
앞당겨 봄소식을 전해주는 남도의 풍광을 소소하게 적어주셔서
함께 댕겨온듯 합니다.
날씨가 한 부조를 했습니다.
윗녘보다 기온은 높아도 바다 바람이 불면 참 춥거든요.
햇볕은 따듯하고,
바람은 잔잔하고,
붐비지 않는 계절
가만히 앉아서 맞이하기만한 저더러 고맙다고 하시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제겐 먼 길을 오신 님들이 큰 선물이었습니다.
바다에는 학꽁치(입이 학의 입처럼 생겼다고 해서)가 아직 가득하고,
우리 밭에 배추도 아직 많이 서 있고,
동백꽃도 점점 더 많이 필테고요.
토깽이는 언제나 두 팔 벌려 맞이할 채비가 되어 있습니다.
참참
이번에는 맛을 못 뵈드렸지요.
해녀가 며칠 있으면 자연산 물미역을 따기 시작한다네요..
그 보드랍고 상큼한 맛을 같이 먹었어야 하는데.
미치도록 아름다운 거제의 풍경을 보며
자유로운 영혼들인 우리의 < 봄날>은 영원하다는것을
다시한번 느낀여행~!!!
그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는 이 자유로움은
어디서 오는것인가....!
늘 한박자 늦게 정신이 돌아오는 수노는
아직도 남쪽 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슴~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워졌구먼.
?남도의 정취 올려주니 기분이라도 따듯해지네.
대나무 숲~와~ 저 길 걷고 싶다.
어릴때 시골 큰아버지네 가면 뒷산 대나무 숲에서 바람에 사그락거리던 소리가 났었어.
어린 맘에도 그 소리를 즐겼던 기억이 새롭다.
앞 개울엔 물오리가 놀았었는데~
우린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들어 버렸네.
?화림언니 잘 지내셨어요?
이번 여행은 제게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수노언니 따라 겨울에 여행을 떠난지도 세번째 인것으로 기억해요
매번 그랬듯이 수노언니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향하며
미안함과 고마움과 기대감으로 설레는 맘입니다.
이번엔 특히 제가 약간의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던 관계로
한편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훌훌 떨치고 일어서고 싶은 맘이 컸어요
그래서 인지 3박4일의 여행은 순간순간 그리 고맙고 아름다울 수 없었어요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어제 저녁 간만에 책방에 들러 이것저것 둘러보다
명법스님의 '은유와 마음' 을 읽기시작했습니다.
스님은 과거는 현재의 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재구성 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다 라고 합니다
예를들어 김연아 선수가 동계올림핀 금매달을 딴 후
한동안 휴식 한 때가 있었는데
그 다음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매달을 획득하자
오히려 훈련을 하지않은 것이 게으름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휴식이었다고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만약 실패했다면?
'훈련하지않음'은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될 수 있는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현재라는 말이지요
이 글을 읽으며 새삼 오늘의 중요함을 생각케 됩니다.
우리 봄날은 그동안 자유로운 영혼들이
인일 홈피에서 수많은 우여곡절들을 격으며
희노애락을 같이 한 것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귀한 시간들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오늘 우리의 현재로 결정 될 수도 있다 생각하니
참으로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봄날 자유로운 영혼들
그 동안 너무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 왔듯이
앞으로도 주~~~~욱
그런 귀한 만남의 장으로 이어갈 수 있길 마음 모아봅니다
역시 여행은 참 귀한 시간입니다 감사^^
?신영이도 용케 시간이 됬었구나.
방학엔 휴식이 필요한데 힐링 많이 하고 왔다니 다행이네.
스님들이 쓰신 책도 좋은 책이 많더라구~
마음 공부가 많이 되는거 같아 나도 가끔 읽어.
봄날 처럼 귀한 모임이 또 있을까?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봄날 ~화이팅.
?
?
이번엔 정말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이웃집 마실 가는 기분으로 훌쩍 떠난 여행이었어요.
거제도에 찬정이가 있기 때문에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서 그랬을 거에요.
오랜만에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도 즐거웠고
서울에서 내려 온 수노 온니 차를 졸졸 따라가는 것도 좋았어요.
낼모레면 인생 7호선으로 갈아타실 언니들인데 ㅎ
여전히 씩씩하게 장거리 운전을 거뜬히 하시는 것도 자랑스러웠죠.
어디에도 우리 언니들 같으신 분들 없으십니다 ~
우리가 함께 지내온 세월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꼈어요.
남은 시간들은 더 알차게 사랑하며 보내고 싶습니다.
신영~!
우리 언젠가 남해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나와
별 보았던 적 있잖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떠난 이번 여행 하면서....
자꾸만 그때 생각이 나서 눈이 시큼해지더라.
그때 우린 참 젊었는데 ㅎㅎ
이번에 사성암을 들러서 신영에게 보여주고
싶었던것을 보여주어서 아주 기뻤단다.
올라가는길도 예전 처럼 운치 있지 않고
너무 길이 잘닦여 있어 스릴도 없었지만
숙제를 한듯이 맘은 한가로웠어.
춘서니가 쑝 달리고 싶었을텐데
ㅎㅎ 졸졸 따라 오더구먼.
고것두 되게 재밌더라 ㅋㅋ
더 힘들어지기 전에 여건이 허락하면
자꾸만 싸댕기고 싶다.
에미가 내년에 휴직한다니까
그때나 기다려야쥐.
모두 건강하게 잘들 다녀와 고맙다.
?
?거제 장승포항에는 아주 오래 된 중국집이 있어요.
1951년 10월에 개업을 한 천화원(天和園)이란 곳이죠.
대우 김우중 회장이 즐겨 찾던 곳이기도 한 집이래요.
우리들 나이보다 더 오래된 음식점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 일이냐고요.
정말 횡재하는 기분으로 거길 찾아갔답니다.
우리는 찹쌀 탕수육과 팔보채, 하얀 짬뽕, 짜장면 등을 먹었어요.
쫀득하고 아삭한 탕수육에 과하지 않은 소스도 맛있고
참기름을 넣은 하얀 짬뽕은 담백하고 특이했어요.
고춧가루는 근처도 얼씬 못했는데 맛있어요.
갖가지 해물이 큼직하게 골고루 들어 간 팔보채는 보기엔 소박한데 맛은 세련되었죠.
60년 넘는 세월 동안 갈고 닦은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게 가격이 좀 만만치 않았지요.
전반적으로 평을 하자면
그릇이나 테이블은 아주 시골스러웠는데
음식 맛은 도회지의 일류 식당 뺨을 여러 차례 치고도 남았어요.
우리 일행 중에 그 집 음식 맛을 꼭 보고 싶었던 미식가가 있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벼르기만 하고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이렇게 동행이 생겨서 음식을 맛보게 해 준 것이 감사하다며 슬그머니 계산을 뚝딱 ~
얼결에 맛있는 걸 얻어먹은 데다가
유명한 맛집을 알게 되어 우리는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저는 다음에 거길 또 가게 되면 꼭 찾아 갈거에요.
혹시 가실 분을 위해 정보 공유 차원으로 몇 자 적어 놓습니다.
생각할수록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요즘 며칠 햇살은 쨍해도 바람이 얼마나 차고 센지 모릅니다.
이런 날 같았으면 지심도도 못 갔을테고
공곶이 자갈해변에서 유유자적 노닐지도 못 했겠지요.
우리 어머니적부터 단골인 해녀에게 물미역 주문해놓은지 며칠 되었는데
바람이 세서 파도땜에 바다에 들어가질 못 한다네요.
겨울 섬 여행은 날씨가 받쳐줘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데
3박4일 기가 막히게 좋았던 날씨는 어느 님의 삼대에 걸칠 적덕으로
받은 선물인지. 감사. 또 감사
?
?
본문에 쓴 글을 다듬어서 수필로 만들었어요.
이번 여행은 제게 작품도 하나 건지게 해줬네요.
오늘 탈고해서 원고를 넘겼답니다.
<계간 수필> 봄 호에 실릴거에요.
나중에 책이 나오면 관심 있는 분들께 보여드릴게요.
이 모든 것이 날짜를 잘 고르신 대장님 덕분이여유.
따스한 햇살이 함께 하는 겨울 날이 어디 쉬운 일이냐고요 ~
김포공항에서 9호선 갈아타려고
줄에 서있는데 웬 할부지
쓱 제 곁에 서시네요, 줄밖인디.
줄은 줄인데
질서까지 안 가도
줄엔 경로줄
없는데...
U~~C
가고프다 마음 정하면
오만가지 핑게와 준비를 해야하고
그런 과정속에 지레 지치고
또 찰떡처럼 들러붙는 갖가지
사정들로 떠나도 마음 한구석이
구리고
결국 못 떠나니 승질나는 게
식구들 떼놓고 나서는 여행길이
아직은 제 형편이라
읽고 읽으니 자꾸만 배가
살살 아프네요.
ㅠ ㅠ
?
?
그냥 형편 되는대로 ~
수노 온니가 거제도 가신 것이 어디 한두번이더냐?
거의 해마다 갔을 거야.
그 때마다 형편이 맞으면 합류해서 같이 다니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면 잘 다녀온 이야기 들으면서 대리만족 하고 ~
따져보니 나도 이번이 겨우 세번째 가는 거였어.
수노 온니는 방학만 기다렸다 무조건 떠나는 분이시니
매번 따라 나설 수는 없더란 말이지.
이번 여행은 나도 가기 직전에 독감이 와서 모든 상황이 불확실했지.
다행히 타미플루 먹고 조신하게 섭생을 잘 해서 떠날 수 있었고 ~
주향아 ~
시간이 지나면 상황도 바뀌더라.
내 몸이 골골해서 따라나서지 못한 적도 있고
발목 잡고 늘어지는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엄두를 못 낸 적도 많아.
그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셔 ~
훌훌 다 털고 날아다닐 날이 금방 올테니까 말유.
여하튼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같이 가자 ~~
오늘 저녁에 폭설이 온다는 예보가 있던데 별로 반갑지 않구먼.
눈 오는 것이 더 이상 낭만이 아녀.
이런 내가 슬프다. 흐흐흑 ~
괜한 소리만 하다 가기엔
여기서나 막내지
나이값 해야하는지라...
어른들이 여행 다녀온 젊은이들에게
탈 나지 않고 건강히 돌아와
고맙다시던 말씀이 무슨 연윤지를
이번 여행들 다녀오신 뒤에
느꼈네요.
고.맙.습.니.다!
?지난날 아버님 모실때 ~ 모임에서 1년에 한번 가는 해외 여행이 좋기만 한것이 아니라 어찌 빠져 나가나~궁리 끝에 며칠전부터 남편에게 잘해서 일단 내편을 만들고~가는날 아침에 신발 신으며 "아버님 다녀올께요"를 외치고는 냅다 나와버리는 못된 며느리~ 뒷수습은 남편에게~
?올때 아버님 좋아하시는 간식을 한아름 사와서 갑자기 가게 됬다며 죄송하다며 오자마자 안겨 드리면 ~
다 잊고 아기처럼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이다 .수고했다"시던 우리 아버님.
주향이 말에 갑자기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난 도무지 힘들어서 오래 운전 못하겠던데 순호 언니는 산삼을 드셨나 우째 그리 먼 길을 운전해 가실 수 있을까요;;
힘들기야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그저 함께 하는 여행이 즐거워서 없는 힘까지 내신 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그저 멀리서 생각만 해도 흐뭇하기 짝이 없는 여행입니다.
편안하고 따뜻하게 맞아 준 찬정이의 대견함은 뭐 말 할 것도 없겠지만요.
눈이 오고 바람이 불며 얼어붙은 날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하시고, 건강한 겨울 지내세요 봄님들~~
ㅋㅋ 운전은 나으 인생에 최고의 희락,
4일째 되는 마지막날 광숙이가 교대해 주었쥐.
아닌게 아니라 어렸을때 4.2K 로 태어나 만 세돌까지 젖을 먹었고
우량아 대회까지 나갔던 몸이여 ㅎㅎ
그대만큼 씩씩하고 용감한 이가 어딨다고.
알프스까지 다녀오시지 않았남?
고것이 진짜루 건강한거쥐,
보구싶다.
고마워 걱정해줘서...
담에 옥규도 함께 해보자.
?
?
우리 대장님은 지금 또 거제도를 누비고 계신다죠?
좌우지당간 못 말리는 에너자이저 ~
울트라 썬 파워시라니께요 ~ ㅎ
수노 온니가 참으로 복이 많으신 양반이여요.
길만 떠나시믄 이렇게 날이 좋으니 ~~
장승포항에서 게장 백반은 실컷 잡수셨을라나...
지난 여행에서 지심도 갔다 나오는 길에
간장 게장을 무한 리필로 실컷 잘 먹었답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하셨음 또 찾아 가셨을 것이 분명합니다. ㅎ
아참참 ~
거제장에서 사 온 반건조 생선 정말 맛있었어요.
명절 쇠러 온 아이들에게 구워 줬더니 맛있게 냠냠냠 ~
이제 다 먹고 읎네유.
거제장에서 파는 생선이 간이 슴슴하니 제 입엔 딱이여요.
그거 사러 언제 또 슝 ~~ 갔다오고 싶네요.
3월에 수선화 필 무렵 쯤에 꽃도 보고 생선도 사러 가야징 ~ 오예 ~~
?
?
찬정이가 사는 거제도에 다녀왔어요.
이번 여정이 친정에 가는 기분이 든 건 순전히 찬정이가 거기 있기 때문이었죠.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그냥 떠났는데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함께 동행해 준 사랑하는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같이 못 간 우리님들도 제 마음 주머니 속에 모시고 다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