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가입 인사도 드렸고 송년 모임에도 참석 했었지만 봄날 글방에 들어 올 엄두를 못내고 있었습니다.

글방이라지만 글만 올리시는게 아니더라고요  근사한 사진에 노래에  쩝~~

제가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작 자판 두드리는것 뿐이니까요.

저는 17기 강정원 입니다.

그런데 지난 1월에 10기 선배들 환갑 여행 가시는데 동기 이주향과 함께 따라 갔었습니다.

그리고 구정 전날 돌아 와서 생전 모르던 시차 적응 하느라 일주일이 다 되가는 아직까지

낮밤 뒤집어서 지내다 보니 이렇게 새벽마다 눈뜨고 멍하니 천장보고 누워 있기가 너무

지겨워 지네요.

맥시코 크루즈 여행이라고 해서 큰 기대했었는데 멕시코땅은 딱 하루 밟는거로 떼워 버려서

못내 아쉬웠고 미 서부 여행이라야 애들 어릴때 몇번 해본 코스라 그닥 감흥은 없었지만요

두고 두고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 이번 여행의 묘미는

나이듦에 대한 기대라고나 할까요?

아무런 목표 없이 그냥 끄는대로 여기까지 달려온 인생이지요

기쁨이라고 해 봐야 애들 무탈하게 잘 자라고 내 몸에 걸쳐지는 예쁜 옷 고르는게

다였던듯 한데  남들은 복도 많다 잘산다 하며 시기어린 부러움으로 눈흘기며 바라보고

저는 저대로 깊이 패이는 눈가 주름 보며 짜증 섞인 한숨 내쉬며 하루하루 흘려 버리는 삶을

살았네요.

그런데 환갑을 맞으신 선배들은 일곱살이나 어린 저보다 훨씬 활기차고  통통 튄다고 해야하나요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모든 시름 다 뒤로 하고 여고시절 친구들과 수십년만의 수학여행을

다시 하는 설레임까지 더해져서 잊고 지냈던 그 옛날의 끼가 되살아나기도 했겠죠. 하지만

끝도 없이 달리는 버스 안에서 한사람씩 내뱉던 그분들의 지난 삻 얘기를 들으면서

나이를 먹는다는것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 낸다는 것 그리고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가장 어렵고 아픈 상처를 갖고 계신 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풀어 내는 그 처연함에

존경의 인사가 절로 터지더군요.

누구나 아픔은 있게 마련이지요. 내것만 가장 크고 심하게 아프다고 늘 짜증을 냅니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돌아 보면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워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호들갑 떨지 않고 인내하다 보면 시간은 조금씩 위로의 실타래를 풀어 주지요.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 큰 아픔 없이 여기까지 왔기에 쉽게 말하고 있다고 하실런지도요.감사할 일이지요.

그래도 이젠 한박자 느리게 뒤로 물러서서 주위를 둘러 보며 시간을 맞으렵니다.

아름답고 가슴시린 환갑 소녀가 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