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욜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해서 난 집밖을 안나가고

집에서도 창문 하나 안 열어 놓았었다.

 

에미는 그날도 애 데리고 디립다 돌아 댕겼다 한다.

게다가 잘난 척 하고 버스 귀경시켜 준다고 버스 투어를 했다 한다.

 

목욜 아침 올라가니 은초가 가볍게 기침을 한다.

약간 열도 있다.

 

에미보고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병원에 다녀오라 했더니

툴툴대며 별 것 아니라는 듯 피식댄다.

자기 볼 일 다보고 오후에나 병원에 갔다한다.

 

금욜 기침이 더 심해져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끼고 있더니 오후 3시 쯤 병원에 가야 겠다고 연락이 온다.

 

놀래 뛰어 올라가보니

애가 축 늘어져 숨을 제대로 못쉬어  식식대며 컹컹댄다.

 아니 ~!emoticon

 

이건 비상사태다.

후두 기침은 아주 위험하다.

에미 어릴적 이웃집 아이가 낮잠자고 일어나

숨을 제대로 못 쉬며 기침 하다가 응급으로 기관지 절개 하는것을 보았다.

 

언젠가 은범이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애비의 똥꼬집(!!!)으로

응급실로 안가고 애를 있는 대로 힘들게 하곤 9시나 되서야

동네병원 으로 가 의사샘한테 응급실 안갔다고 야단맞고

한참 앓았던 적이  있다.

 

난 서두른다.

 

빨리 응급실 가자.

이러다 숨 막힌다.

 

에미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내 속은 타들어간다.

(ㅆㅂㄹㄴ~! 천천히 옷입고, 천천히 가방 챙기고,거울은 모하러 보냐~?)

 

아니~?

응급실 가는 에미의 가방이 쥐톨만한 명품 핸드백이라니....!!!(쥐랄이여~~~~)emoticon

 

커다란 내 가방엔 혹시 입원이라도 할까봐

애 기저귀, 물에, 타올에,휴지에,손수건에,옷...등등인데. 

 

내차에 비상등을 켜고 은범이까지 태워 데리고 간다.

사거리고 뭐이고 읎다.(친정엄니 없는 딸들은 워찌 애를 키우냐?.....에고 에고)

은범이가 걱정스레 한마디 한다.

 

할머니 ~! 은초 죽어?

 

시간이 오후라 응급실도 널널하고 차대기도 좋다.

 

가자마자 호흡기 대고 온몸을 벗긴다.

 

가슴 아프다.

엥엥 소리도 못낸다.

숨을 헐떡이느라

목과 가슴 사이가 움푹움푹 들어간다.

가녀린 몸이 들썩 들썩한다.

그래도 병원에 오니 안심이다.

(에미가 옆에 붙어 있었는데도 이러니 믿을ㄴ 하나도 읎다.)

 

열내리느라 온몸을 찬수건으로 닦고

호흡기 치료 한시간 하고

 

엑스레이 엔 이상 없지만 기도가 좁아져 있으니 잘 관찰하라 한다.

 

급성 후두염이다.

밤에도 이런 상태면 다시 응급실에 오라한다. 

 

할머니가 기분 좋아 한턱쏜다.

아이스크림에 왕사탕 가득 끌어 안고 걸어 나오는 우리 은초

에구~ 내 새깽이 장혀 ~!!!

 

덕분에 은범이까지 한보따리 얻었다.

 

이러면서 또 한뼘 씩 자란다.

이젠 나도 초짜 할미가 아니라 덜 놀라긴 해도 후두기침은 겁난다.

 

컹컹 기침을 하며 숨쉬는 것을 힘들어 하면 아주 위험한 것이다.

순식간에 기도가 좁아져 숨을 못쉴 수가 있다.

 

그 옛날에 우리 이웃 아이도 아침에 잠깐 기침 좀 하다가 오후에 그런일이 있었단다.

 

난 매사 느긋한 딸부부 땀시 열 받을 때가 많다.

난 그들을 믿을 수가 읎다.

갸들은 잠들면 애가 숨을 못쉬어도 모를 것 같아 금욜밤에

두어번 오르락 내리락 했다.

 

 은초 숨쉬는 것 보느라......

(내가 오르락거려도 그들은 모르고 잔다.에구~몬 말릴 오지랖이여~~~!!!)

 

덕분에 아직 기침은 해도 숨은 잘 쉰다.

어젠 우리집에 와서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아가 ~!

아프지 말아.

느이덜이 아프면 할머니는 오만신이 다 아프단다.

 

사랑한다.

우리공주~~~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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