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수욜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해서 난 집밖을 안나가고
집에서도 창문 하나 안 열어 놓았었다.
에미는 그날도 애 데리고 디립다 돌아 댕겼다 한다.
게다가 잘난 척 하고 버스 귀경시켜 준다고 버스 투어를 했다 한다.
목욜 아침 올라가니 은초가 가볍게 기침을 한다.
약간 열도 있다.
에미보고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병원에 다녀오라 했더니
툴툴대며 별 것 아니라는 듯 피식댄다.
자기 볼 일 다보고 오후에나 병원에 갔다한다.
금욜 기침이 더 심해져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끼고 있더니 오후 3시 쯤 병원에 가야 겠다고 연락이 온다.
놀래 뛰어 올라가보니
애가 축 늘어져 숨을 제대로 못쉬어 식식대며 컹컹댄다.
아니 ~!
이건 비상사태다.
후두 기침은 아주 위험하다.
에미 어릴적 이웃집 아이가 낮잠자고 일어나
숨을 제대로 못 쉬며 기침 하다가 응급으로 기관지 절개 하는것을 보았다.
언젠가 은범이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애비의 똥꼬집(!!!)으로
응급실로 안가고 애를 있는 대로 힘들게 하곤 9시나 되서야
동네병원 으로 가 의사샘한테 응급실 안갔다고 야단맞고
한참 앓았던 적이 있다.
난 서두른다.
빨리 응급실 가자.
이러다 숨 막힌다.
에미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내 속은 타들어간다.
(ㅆㅂㄹㄴ~! 천천히 옷입고, 천천히 가방 챙기고,거울은 모하러 보냐~?)
아니~?
응급실 가는 에미의 가방이 쥐톨만한 명품 핸드백이라니....!!!(쥐랄이여~~~~)
커다란 내 가방엔 혹시 입원이라도 할까봐
애 기저귀, 물에, 타올에,휴지에,손수건에,옷...등등인데.
내차에 비상등을 켜고 은범이까지 태워 데리고 간다.
사거리고 뭐이고 읎다.(친정엄니 없는 딸들은 워찌 애를 키우냐?.....에고 에고)
은범이가 걱정스레 한마디 한다.
할머니 ~! 은초 죽어?
시간이 오후라 응급실도 널널하고 차대기도 좋다.
가자마자 호흡기 대고 온몸을 벗긴다.
가슴 아프다.
엥엥 소리도 못낸다.
숨을 헐떡이느라
목과 가슴 사이가 움푹움푹 들어간다.
가녀린 몸이 들썩 들썩한다.
그래도 병원에 오니 안심이다.
(에미가 옆에 붙어 있었는데도 이러니 믿을ㄴ 하나도 읎다.)
열내리느라 온몸을 찬수건으로 닦고
호흡기 치료 한시간 하고
엑스레이 엔 이상 없지만 기도가 좁아져 있으니 잘 관찰하라 한다.
급성 후두염이다.
밤에도 이런 상태면 다시 응급실에 오라한다.
할머니가 기분 좋아 한턱쏜다.
아이스크림에 왕사탕 가득 끌어 안고 걸어 나오는 우리 은초
에구~ 내 새깽이 장혀 ~!!!
덕분에 은범이까지 한보따리 얻었다.
이러면서 또 한뼘 씩 자란다.
이젠 나도 초짜 할미가 아니라 덜 놀라긴 해도 후두기침은 겁난다.
컹컹 기침을 하며 숨쉬는 것을 힘들어 하면 아주 위험한 것이다.
순식간에 기도가 좁아져 숨을 못쉴 수가 있다.
그 옛날에 우리 이웃 아이도 아침에 잠깐 기침 좀 하다가 오후에 그런일이 있었단다.
난 매사 느긋한 딸부부 땀시 열 받을 때가 많다.
난 그들을 믿을 수가 읎다.
갸들은 잠들면 애가 숨을 못쉬어도 모를 것 같아 금욜밤에
두어번 오르락 내리락 했다.
은초 숨쉬는 것 보느라......
(내가 오르락거려도 그들은 모르고 잔다.에구~몬 말릴 오지랖이여~~~!!!)
덕분에 아직 기침은 해도 숨은 잘 쉰다.
어젠 우리집에 와서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아가 ~!
아프지 말아.
느이덜이 아프면 할머니는 오만신이 다 아프단다.
사랑한다.
우리공주~~~
???수노의 순발력은 알아줘야해.
느이덜이 아프면 할머니는 오만신이 다 아프단다.
이 대목에선 가슴이 얼얼해 지는구나.
사랑많고 정많은 할미 건강 챙겨라.
할미가 건강해야 그 손주들 두고 두고 챙기지.
애를 키우다 보면
응급실에 두서너번은 뛰어 가야 하고
엄마는 서너번 기절하다시피 놀라야 하는데
은초네는 외할머니가 기절 직전이시네 ㅎㅎㅎㅎㅎ
다행이네요. 그만하기를
지금은 괜찮지요?
잘 있지요?
저런....
컹컹소리 나는 기침이 후두로 하는 기침이군요.
저는 여태 몰랐어요.
언니 덕분에 새로 배우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암튼 은초가 복이 많네요.
오늘 비로 미세먼지도 다 씻겨나갔음 좋겠어요.
참말로 징한 것이 내리사랑이어요.
자식이 뭔지....
수노 온니 ~
날씨 꿀꿀한데 차나 한 잔 하시며 충전하세요.
에고 할미가 또 을매나 놀랐을고!!!
은초에미가 딸이니 망정이지 며느리가 그리 늑장부리면.....................................
참 천만 다행이야 (에미가 딸인 거) ㅎㅎㅎㅎ
저리들 키워 놓으면 지들이 혼자 큰 듯 잘난 척들 할테고 (요건 손주들)
우짜겄어요?
자식사랑도 짝사랑 손주사랑은 그냥 그냥 무조건 사랑이니~~~~~~~~~~~~~~~~
조런 할미 가진 은범이 은초 복이지.
글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아! 응급상황
알아야 면장을 한다던데
덕분에 후두기침의 위험성을 알았습니다.
저도 자식들에게
미리 위험성을 주지시켜야겠습니다.
은초가 벌써 저리 컸군요.
아이들 자라는 것은 콩나물 자라듯 잘도 크누만요
우리 손주들 얼굴이 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지리산에도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며 겨울을 재촉하고있습니다.
수노대장님! 애잔한 마음 읽고 갑니다. 놀란 가슴은 은초의 티 없는 웃음으로 치유될겁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자식키우면서 한두번 이런일을 안겪겠습니까만
미련떨다가 애 고생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언젠가....
은범이 4살때 새벽 5시쯤 전화가 왔어요
은범이가 밤새 기침하고 열난다고,
얼른 뛰어 올라가 보니 애비가 업고 있고
은범이는 컹컹대고 숨도 제대로 못쉬며
얼굴이 벌겋게 닳아 올라 헥헥대고 있는데
응급실 가자하니 애비가 안간다고...
응급실 가면 애 고생한다고....
조금 있다가 병원 문열면 그때 간다고....
몇번 야그하다가 포기하고 내려 왔어요.
그랴 ~! 니새끼지 내새끼냐?
잘해봐라.
애비가 회사 안가고 애데리고 9시에 병원 갔다오더라구요.
담날 나하구 에미하구 그 병원에 갔을때
내가 암만 썰을 풀어도 이것들이 안들으니 의사샘한테 고자질 했지요.
에미에게 야단치더라구요.
담에 그런일이 있을 땐 꼭 응급실 가야지 후두기침은 아주 위험한겁니다.
그후 6살쯤 은초 조산끼로 에미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땐
밤새 은범이가 열났는데 애비가 절대루 응급실을 안데려가니깐
은범이 친할머니도 어쩔수 없이 애를 끌어 안고 쩔쩔매고 계신데
내가 애비 출근할때 쯤 내려가보니 은범이가 날보더니
벌개진 얼굴로 으왕~울며 나오면서
할머니 ~! 나좀 살려 주세요.
응급실에 데려가 주세요
이런~젠장~! 내새끼 잡것네.
업구 뛰었지요.
난 애를 업구 뛰는데 사부인께선 힘이드셔서 제대로 따라 오지도 못하시더라구요.
비상등 켜고 달려 병원에 가 수액 맞으니 금새 열이 내리더라구요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아이스크림 빨며 오던 은범이 모습이 떠오릅니다.
두달후엔 근처 5분거리 옆동네 조금 넓은집으로 이사갑니다.
즈이집에 가서 에미 없으면 내집으로 달려오던 은범이,
제주 가고 없었을땐 은초네 어린이집(은범이도 다녔던곳)으로 가서 에미를 기다렸던 은범이,
두번 갈것 한번 갈것이고
두번 볼것 한번 보게 되겠지요.
내손 안간곳이 없는 내새끼들 떼어보내니
서운하지만 그러면서 커가겠지요.
교사초임시절..
어떤 학부형이 한뼘도 안되는 두잎달린 작은 군자란을 교실에 보냈습니다.
일년동안 요리조리 보살피니 한뼘 반정도 자랐습니다.
애틋한 맘에 집으로 갖고와 생각날 적 마다 물주고 두런두런 해댔더니
두뼘 이상 자라며 덩치가 커졌습니다.
그것을 지금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43년됐습니다.
아무 약도 안칩니다.
이파리 한번 안닦아 줍니다.
기냥 가끔 고루고루 햇볕 받으라고 돌려주고 말을 걸어 줍니다.
에구~ 잘있었쪄?
나 없어 심심했찌?
마~니 묵어라 ~잉 (겨우 쌀뜨물이나 우유팩에 물부었다가 주면서리,...ㅎ)
(왼쪽은 30살된 새끼)(가운데는 43살된 에미) (꽃도 핀 35살된 관음죽)
.
.
.
.
손주들을 군자란 보듯 할껍니다.
불하구 여자는 건드릴수록 안좋다고 했듯이
화초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냥~
내삐둘껍니다.
할머니~!!!
하고 달려오면 꾸악 안아주고
잊어먹고 안오면 난 나대로 때는 이때다 신나게 놀것이고.
니맘대루 하세요~!
할겁니다.
맘 정리 다 끝났습니다.
난 고민도 사흘 즐거움도 사흘인사람이니깐.....
사랑 많이 주셔서 거듭 감사합니다.
5분 거리로 이사 해도 이리 섭섭해 하시는군요~~
고생 끝~~~!!
이젠 활기차게 띵까띵까~~ 놀 궁리를 하시지요~~!!
에구구구 할미 징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