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1년 7월20일 오후 4시

 

내강아지 은범이가 처음으로 이를 뽑았다.

 

이번주부터 에미가 방학을 해서 데리고 있는데

아침에 내려가보니 

할머니 나 입속 아퍼 ~ 한다.

에미왈~쟤 또 입속이 헤졌나봐 뭬가 허얘~!

 

난 디려다 봐도 잘안보이고 며칠전부터 아팠다고 했다니

에미가 얼마나 잘알까 싶어

피곤해서 그런가부다. 유치원 다녀와 쉬게해라 ~ 하곤 올라왔다.

 

근데 웬지 8시50분쯤 되니 유치원버스 타고 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일부러 버스 정류장에 나가 기둘렸다.

9시에 버스가 오는데 세상 급할것이 없는 에미는

58분에 배를 쑥~내밀고 실실 애데리고 나타난다.

 

2분이라도 같이 있으려고 내가 탈버스가 지나가는데도 안타고

같이 유치원버스를 기둘렸다.

 

갑자기 에미가 한마디 한다.

엄마 ~! 얘 입속 좀 봐

입병이  또 났나봐.하곤 입을 딱벌리게 한다.

 

환한데서 입을 딱 벌린것을 디려다 보니...

에그머니 아랫니 안쪽으로 이가 쑥 나오고 있었다.

약 1mm정도 솟았다

 

야 ~~~!

이빨 나는거야~나도 모르게 소리질렀다.

이도 건덩 거리지 않는데 이빨이 올라오고 있었다

 

엄마야~! 어쩌냐?

이가 벌써 저렇게 솟으니 안쪽으로 덧니 생기것네.

갑자기 은범이 입속으로 덧니들이 내눈에 환상으로 슝슝 보인다.

 

핼미 호들갑때문에

애가 놀라서 눈이 갑자기 빨개진다.

울고 싶은것이다.

 

애를 달래 유치원 보내놓고 병원에 예약하라 했다.

 

에구에구 저덧니를 파내야하나....?

에구에구 아랫니를 뽑아도 새로나는이가 그자릴 메꾸게 생기질 않았는데...

에구에구 내새끼 덧니 날까봐 쪼끔만 흔들린듯 하면 냅다 병원에가 뽑아 1년동안 이도 안난적이 있는데....

에구에구 이빨도 한인물 챙기는데 가뜩이나 할매닮아 떡깔장군이라 주위에서 놀리는데 뻐드렁니되믄 워쪄....?

에구에구 교정할래믄 무지 힘들텐데 워쩌까잉....!

 

죙일 나혼자 소설을 쓴다.

 

에미가 유치원에 가서 애를 미리 데려다 치과를 간단다.

니맘대루 하세요.

혼자 괜히 방구석에서 애꿎은 선풍기 대가리만 꺾어대며 애를 태운다.

 

4시10분 쯤 전화가 왔다.

 

엄마 ~! 아랫니 두개뽑았어.

뽑으면 제자리로 올라온대 

어금니도 나올라구 다 자리잡고 있대.

 

다행이었다.

덧니 안생기게 생겼으니....

 

안울었냐?

아니 눈 꽉감고 씩씩하게 잘참던데.ㅎㅎㅎ

 

조금전에 삐삐 거리더니 은범이가 올라왔다.

 

할머니 나이빨 뽑았어~하며 자랑스레 입을 벌린다.

앞니 두개가 쏙 빠져있었다.

수고 했다고 뺨에 뽀뽀 해주었다.

 

목에 뭘 걸고 왔다

이빨모양의 조그만 주머니가 매달려있다.

열어보니 피묻은 이빨 두개가 들어있다.

뿌리가 두배나 되어 길이가 2cm 는 되었다.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며 다릿심이 쑥 빠지며 눈물이 날락한다.

 

세상에~! 내강아지가 벌써 이를 갈때가 되었구나.... 

얼마나 아팠을까?

 

조그만 이빨을 보니 인체의 신비로움과 그걸 이겨내는 내 강아지가 기특대견하고,

머릿털 나고 첨 이빨 뽑은것을 깨끗히 흐르는 물에 벌벌떨며 .닦으면서 기도한다.

 

앞으로 계속 나오는 영구치들이 모두 예쁘게 자리잡게 해주시고

우리은범이가 평생 쓸수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이를 주시옵소서.

 

이뽑는것 무서워하지 않게 하느라

배춧잎 두장을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담에 한개 뽑으면 한장 또줄께...

응 그럼 두개 뽑으면 두장 또 줄꺼야~? 그러~~ㅁ~!

 

목에다 이빨을 매달고

배춧잎 들어있는 바지주머니를 꼭쥐고 신이 나서 엘리베이터를 탄다.

 

에고 내 가심이야 ~~~~(에리다 에려...)

 

DSCN2966  이빨빠진 은범.JPG  DSCN2968  이빨 2.JPG